제주지역 대학교수 71명 공사중단 촉구 연판장에 서명
“그 어떤 정책 주장도 인간생명보다 귀중하지 않아”

 

이번엔 시대의 양심으로 일컬어지는 대학교수들이다.

해군기지 강행추진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린 대학교수들이 침묵을 깨고 학교 밖으로 나섰다. 해군의 ‘막가파 식’ 기지건설 강행에 맞서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대열에 함께 했다.

강정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을 요청하는 제주지역 대학교수들은 26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을 공식 촉구한다”고 밝혔다.

▲ 제주지역 대학교수 71명이 26일 강정 해군기지 공사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주의소리

 

71명 공동명의로 발표된 이날 성명서에서 대학교수들은 △우근민 도지사의 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 재요청 △강정 해군기지 예정지 최적지 여부에 대한 해군의 재검토 △인간생명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도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 등 제주도정과 해군, 도민사회를 향한 절박한 요구들을 쏟아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 갈등해소를 위한 도내 대학교수들 간 네트워킹 작업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 왼쪽부터 제주대 강봉수, 조영배, 김현돈, 윤용택 교수  ⓒ제주의소리
▲ 이날 교수들은 제주해군기지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고 해군기지 강행으로 인한 갈등해소를 위한 도내 교수들의 네트워킹 작업을 조만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교수들은 성명에서 “지금 서귀포 강정마을에는 해군기지 건설강행에 맞서 강정주민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이 목숨을 건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 5월19일 공사현장에서 우리 국민들이 연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매우 큰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고 말문을 뗐다.

교수들은 이어 “강정마을은 지금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되면서 인간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우리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그 어떤 정책이나 주장도 인간의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 인간생명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매우 신성한 것”이라며 옥중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위태로운 건강악화를 크게 우려했다.

교수들은 특히 제주해군기지의 법적, 혹은 절차적 정당성에도 의문을 던졌다.

이들은 “우리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법적으로나 절차적으로 그리고 윤리 도덕적으로 과연 정당한가, 그리고 해군기지를 건설하더라도 강정 앞바다에 건설하는 것이 과연 최적의 선택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다시 교수들은 “해군과 제주도정, 제주도민에게 간곡히 호소한다”며 “이제 인간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리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한 후, “그러기 위해선 먼저 해군과 건설사 측이 제주도지사의 공사 일시중단 요청을 받아들여 서로 간의 극한적 감정상태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우근민 지사가 제안한 ‘해군기지 건설 일시중단’ 요청은 매우 합리적이고 대다수의 제주도민과 국민들의 호응을 받을 만한 제안”이라면서 “해군과 건설사 측은 이러한 제주도지사의 제안을 결코 무시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수들은 “앞으로 우리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법적, 절차적 정당성이 있는지, 윤리 도덕적으로 정당성을 갖는지를 따져 나갈 것”이라며 “그리고 강정 해군기지 건설이 인간생명을 무시하는 사태를 유발하지 않게 되길 바라고 인간생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적극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교수들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주해군기지 갈등해소를 위한 도내 대학교수들 간 네트워킹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51일째 옥중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정해군기지 공사 일시중단을 요청하는 제주지역 대학교수 명단.

김동윤, 김종훈, 강봉수, 김옥수, 김맹하, 조성식, 김현돈, 조성윤, 유철인, 양석완, 윤용택, 김태일, 강동일, 고봉진, 박순관, 부홍식, 강영훈, 김민호, 김은희, 김치완, 고호성, 박남제, 안재철, 심규호, 송재호, 김희필, 송석언, 박형근, 홍경선, 강명수, 양상호, 양길현, 김정섭, 김영순, 정구철, 강사윤, 오상학, 강주영, 김은주, 박선아, 조영배, 신애경, 김현수, 이규배, 신용인, 정광중, 이상이, 조치노, 허정훈, 임춘배, 최 현, 허남춘, 김대영, 양경식, 홍주희, 김덕희, 김종우, 강영봉, 이성화, 한석지, 이경원, 강동식, 이윤석, 서명석, 조은희, 오수용, 박순방, 허대식, 김영진, 김정희, 정진현(이상 71명. 무순)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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