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있어 내 가을은 더 아름답습니다
2015-11-30 김수열
[김수열 시인의 도시락(島詩樂) 산책](40) 나의 뜰 나의 감나무 / 이재봉
바싹 마른 콩크리트 틈새에 서서
계절을 싱싱하게 걸어놓고 간다
탄생이라 적어주고 간 봄 가지에
유년의 때 묻은 바지와 터진 고무신이 걸리고
성숙이란 노래를 들려주고 떠난 여름 넓은 잎에
가출한 민달팽이 애처로운 더듬이
파란 하늘에 빵빵 주황색으로 마침표를 찍은 가을이
세상에 올 때 받은 편지 한 장 찢는 소리
덮으며 하얗게 웃는 겨울
당신의 소리가 있어
빌딩 숲이 휘갈기는 바람을
정연하게 읽는다
이재봉 :『문예사조』로 등단. 시집으로 『빈들에 서다』,『파랗게 웃다』, 『껍질에 묻다』등이 있음.
얼마 전 지인의 과수원을 찾았다가 창고 옆에 서 있는 주렁주렁 감나무와 마주 선 적 있었지요. 저 달덩어리 속에는 봄길에서 만난 촉촉한 이슬 몇 점이 있고 김수열: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어디에 선들 어떠랴』, 『생각을 훔치다』, 『빙의』 등이 있음. 제4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
* 시·시낭송 / 이재봉 시인
* 도시락(島詩樂) 배달 / 김수열 시인
* 영상 제작 / <제주의소리> 박재홍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