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용 "현장 가봤나" vs 위성곤 "농업 전문가 맞나"
2016-03-30 이승록 기자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 서귀포시 후보 초청 토론회...감귤자조금 쟁점
4.13총선 제주지역 3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는 서귀포시 선거구의 핵심 이슈는 역시 감귤이었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는 현장을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에게 구체적인 수치를 물으며 "현장에 가봤느냐"고 공세를 폈고, 위 후보는 감귤 전문가인 강 후보가 감귤 자조금 정책과 관련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전문가 맞느냐"고 맞받았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등 언론6사(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도민일보, 헤드라인제주)는 30일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서귀포시 선거구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두 후보는 감귤 최대 산지 답게 감귤 문제를 놓고 서로 말을 자르는 등 날카롭게 신경전을 펼쳤다.
첫 공통질문인 4.3 희생자 재심사 논란과 과제에 대해 두 후보는 엇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먼저 위성곤 후보는 "제68주년 4.3추념식을 맞아 영령들과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시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4.3특별법을 제정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위령제에 참석해서 사과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희생자 재심사를 수용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위 후보는 "4.3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며 "국가단위 배상과 보상, 희생자 심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체계적인 역사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지용 후보는 "4.3평화공원에 계신 1만4000여 4.3희생자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4.3 완전해결을 위해 국가추념일 지정, 제주도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고 그간의 역할을 소개했다.
강 후보는 "앞으로 유족들의 배상과 보상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형인들의 명예회복 등 4.3유족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첫 주도권 토론에서부터 강 후보와 위 후보의 공방은 불꽃을 튀겼다.
위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강 후보가 감귤자조금 조성 공약을 내놓았는데 처음에는 농민과 정부가 5대 5, 중간에는 농민 3분의 1, 정부 3분의 2, 나중에는 국가 50-지방정부 25-농민 25%로 다 다르게 말했다"며 "어떤 게 진짜 공약이냐"고 따졌다.
강 후보는 "자조금은 농가 50%와 정부가 50%가 맞다"며 "그런데 농가부담 50%에는 지방정부가 25% 부담한다는 게 포함돼 있다"고 답변했다.
위 후보는 "농업전문가라고 하는 데 의무자조금 지출한도는 1%로 정해져 있다"며 "감귤 10kg 기준으로 1만원이라면 100원 밖에 안되는데, 강 후보는 어제는 300원, 200원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강 후보는 "자조금법 규정을 바꾸면 가능하다. 어떤 것이 감귤농가에 혜택이 갈 것인지 협의하고, 법 개정을 통해 자조금 비율을 높이면 된다"고 맞받았다.
위 후보는 "강 후보의 감귤자조금 2000억원 조성(공약)은 4년전 총선에서 내놓았던 공약의 재탕"이라며 "지금까지 연구를 많이 했을 텐데 너무 선심성이자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강 후보는 "위 후보에게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일 지 모르지만 저 강지용은 실현가능한 공약"이라고 자신했다.
강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서는 위 후보가 지론처럼 얘기하는 '현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강 후보는 "위 후보는 현장 목소리를 대변해서 법과 제도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발언했다"며 "지난해 연말 감귤파동 당시 가공공장을 방문해 봤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이 얼마냐, 제주도가 얼마나 지원하느냐 등 구체적인 수치를 대라고 요구했다.
강 후보는 "농가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농민단체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했는데 얼마나 속이 타면 그랬겠느냐. 그런데 위 후보는 (나에게)농업전문가 맞느냐고 비아냥거렸다"고 타박했다.
이에 위 후보는 "특별재난구역이 아니라 특별재해지역이 맞다"고 바로잡은 뒤 "가공용 감귤 수매 확대를 의회에서 주장했지만, 도 당국이 물러서지 않았다"며 "나중에 긴급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미 소비시장이 위축돼 출하물량 조절 실패가 더 큰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위 후보는 새누리당이 4.3 왜곡 인사를 비례대표 9번에 올려놓은 것을 문제삼았다.
위 후보는 "새누리당은 제주4.3을 부정하는 인사를 당선권인 비례대표 9번에 공천했다"며 "그 분은 수많은 제주도민의 학살에 대해 국가공권력의 정당한 집행이라고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는 "그 분이 왜 비례대표로 들어갔는 지 제가 국회의원도 아니고, 서귀포 원외 당협위원장일 뿐"이라며 "그분의 잘못된 생각이나 왜곡된 편견은 제가 국회에 들어가서 설득하고,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 후보가 "새누리당이 그런 분을 당선권인 9번에 배치한 게 설득되지도 않고, 이해가 안된다"고 다시 언급하자 강 후보는 "위 후보는 설득하지 못하겠지만 저는 설득할 자신이 있다"며 "제가 국회의원이 되는 데 도와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 후보 주도권 토론에서는 위 후보가 언급한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의 의혹제기를 물고 늘어졌다.
강 후보는 "위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제2공항 입지선정에 대해 의혹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무슨 의혹이 있느냐"고 따졌다.
위 후보는 "의혹이라는 것은 대책위나 주민들이 얘기했던 수산동굴계 문제나 대한항공 특혜 문제 등이 있다"며 "이에 대한 해명과 답변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강 후보는 "국토부 산하 연구진과 한국항공대학 등 전문가들이 경제성과 공항 안전성을 분석해서 최적 입지로 선정했는데 무슨 의혹이 있느냐"고 공격했고, 위 후보는 "전문가가 얘기하면 모두 진실이냐"며 "전문가도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KCTV제주방송을 통해 이날 오후 3시와 밤 10시에 재방송된다. 또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 (http://www.jejusori.net/?mod=main&act=index§ion=SORITV)를 통해 다시보기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