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대권 도전’ 발언...“중도·보수 단일후보 경선참여”

<조선일보> 인터뷰서 "경선 이기면 중요한 선택"...문재인 정부에 "이념세력 한계" 비판

2020-05-28     이승록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을 밝혔다. 최근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나온 입장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원희룡 지사는 27일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4.15 총선 보수 참패에 대해 원 지사는 "코로나 사태로 정부가 합법적 현금 살포의 기회를 갖게 됐는데 통합당은 대책이 없었다"며 "나도 반성하는 부분이지만 당 지도부와 상당수 후보들이 공감 능력이 떨어졌다. 일부 인사는 세월호, n번방 등과 관련해 상식에 어긋나는 발언을 하면서 선거판 전체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나로서는 야권 통합을 위해 힘을 보탰지만 혁신없는 통합은 의미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통합당에 대해 원 지사는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지키자는 말만해서는 약자 보호를 외면하고 기득권을 편드는 정당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정강정책부터 실용.포용적으로 바꿔야 하고, 청년지도자를 포함해 인물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도전과 관련해서 원 지사는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이 있을 것"이라며 "만약 내가 거기 참여해도 제주지사직에서 물러날 필요는 없다"고 참여가능성을 열어뒀다.

원 지사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은 현직 자치단체장 신분이었다"며 "물론 경선에서 이기게 되면 그 때는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제주지사도 사퇴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구속돼 있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원 지사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단절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억울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역사적 평가는 훗날 균형을 잡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원 지사는 "적폐청산을 내걸고 집권했지만 이념세력으로 본질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상식적 비판을 거부하고 편가르기와 여론몰이로 정치.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낡은 가짜 진보의 모습이 속속 드러날 것"이라며 "치열하게 혁신하면 2년 후 대선이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