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재생에너지, 수열로 제2의 스톡홀름을 꿈꾸자”

제27차 이밸리포럼서 현명택 교수 '제주도의 천혜 에너지자원인 수열에너지' 발표

2020-11-20     이동건 기자

수열에너지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제주 신재생에너지 정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명택 제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20일 오전 7시 제주시 호텔난타에서 열린 ‘제27차 Smart e-Valley 포럼(이밸리포럼)’에서 ‘제주도의 천혜 에너지자원인 수열에너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공포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하나로 지정된 수열에너지(Hydrothermal energy)는 해수 표층이나 하천수 등에 저장된 열 에너지를 의미하는데, 보존량이 무한한 자연 에너지 중 하나다. 

만약 해수의 물, 지하수, 지하의 열 등 온도차를 변환시키면 지열에너지가 되고, 물의 움직임을 이용하면 수력에너지가 된다. 

현명택 교수가 20일 이밸리포럼에서 수열에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열(水熱)에너지는 말 그대로 물의 열을 이용한 에너지다. 해수 등 물의 온도는 4계절 내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수열은 여름철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 대기보다 높은 성질을 갖는다. 

이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냉·난방을 최소화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명택 교수는 연평균 강수량이 많고,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풍부한 해수 열원을 갖고 있는 제주가 수열에너지 이용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명택 교수가 20일 이밸리포럼에서 수열에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 교수는 “탄소 없는 섬 정책 실현을 위해 제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풍력과 태양광 등에 치중돼 있다. 수열에너지로 냉난방 열 수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 탄소 없는 섬 실현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도내 양식장이 약 400개에 이른데, 단순 계산하면 양식장에 유·출입되는 해수량이 1일 1만5000톤에 이른다. 지상으로 끌어오는 절차를 줄일 수 있어 수열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또 “중부발전, 남부발전 등이 위치한 지역 인근에 시설 농가와 양식장, 마을 등이 형성돼 있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로 대단위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그 어던 수열에너지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교수는 “이미 도내 일부 영농조합 등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를 수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지역 난방 열원의 44%를 수열에너지로 충당하는데, 수열을 이용한 냉방으로 전력소비를 80% 가까이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난방시스템을 대체하기 때문에 대기질이 개선되고, 미세먼지 등도 줄일 수 있다. 제주가 제2의 스톡홀름을 꿈꿨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매달 1차례 열리는 이밸리포럼은 (사)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주관하고, 이밸리포럼 운영위원회·한국엔지니어연합회제주가 공동 주관했다. 후원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