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나를 생각해달라'고 구애하는 식물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기생여뀌(Persicaria viscosa H.Gross) -마디풀과-

2021-09-11     문성필 시민기자

이번 주에는 습지에서 살아가는 마디풀과 여뀌속 식물인 기생여뀌를 소개해 드립니다. 

식물 전체에 털이 있고, 이삭화서가 원기둥 모양으로 피어나는 기생여뀌는 습지에 큰 키로 자라는 식물입니다. 가을이 오는 9월 초부터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제주의소리

여뀌의 이름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하는데,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의 한자 역귀(逆鬼)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설이 있습니다.

집 가까이 이를 심어두면 잡귀가 대롱대롱 매달린 그 꽃을 세다가 집안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밤을 꼬박 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한자 ‘역귀(逆鬼)’와 관련지어 설명하곤 합니다.

그러면 기생여뀌의 '기생'은 어디서 왔을까? 하고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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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뀌의 종류는 30여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색이 화려하고 향기가 매력적인 여뀌가 바로 이 기생여뀌인데 화려하고 분내처럼 향기가 있어 기생에 빗댄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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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풀과의 여뀌속 식물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여뀌속 식물들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공부하려고 만들어 둔 자료를 올려 봅니다.

마디풀과의 여뀌속 식물들의 꽃차례 그림. ⓒ제주의소리

가을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아직은 더운 여름의 기온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가 많이 와서 습지의 기생여뀌는 잔치를 벌이는 듯 무리지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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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여뀌의 꽃말이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고 하는데, 향이 있고 기생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그런 꽃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다음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에서는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가을 야생화로 찾아뵙겠습니다.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