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번째 탐라국 입춘굿 놀이 개막, 3~4일 제주시 일대서

임진년 새 철 드는 날 ‘입춘(立春)’을 맞아 1만 8천 신들을 맞이하는 탐라국 입춘굿놀이 축제의 막이 올랐다.

올 한해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장울림을 시작으로 임진년 탐라국 입춘굿 놀이를 열었다.

3일 제주시청 앞마당에서 오후 5시 제주시 읍면동 민속보존회의 풍물 난장으로 액을 막고 신(神)을 청하는 열림굿이 시작됐다.

이어 초헌관은 김상오 제주시장, 아헌관은 이 행사를 주관하는 박경훈 제주민예총 지회장, 종헌간은 한국농촌지도자 제주시연합회 이기승 회장의 집전으로 ‘낭쉐코사(木牛告祀)’가 거행됐다.  

▲ 제주시 읍면동 민속보존회의 풍물 난장으로 액을 막고 신(神)을 청하는 풍물난장. ⓒ제주의소리 <오연주기자>

 

▲ 삼헌관의 집전으로 ‘낭쉐코사(木牛告祀)’를 거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기자>

 

▲ 삼헌관의 집전으로 ‘낭쉐코사(木牛告祀)’를 거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기자>

탐라국 때부터 제주섬의 지도자는 새 봄이 들면 나무로 소를 만들어 밭을 가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올해는 새로이 제작된 세경신상 자청비가 낭쉐를 몰아가게 된다.

거대신상으로 제작된 자청비가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입가에 머금은 온화한 미소가 금방이라도 언 땅을 녹이고 새 생명의 기운을 돋울 듯 했다. 자정비는 하늘에서 씨앗을 가지고 오고 농솨를 주관하는 제주신화의 여신이다

▲ 세경신 자청비가 낭쉐를 몰고 거리행렬을 펼쳐나가는 모습. ⓒ제주의소리 <오연주기자>

낭쉐코사 후 음복을 마친 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6시께 낭쉐몰이에 나섰다. 제주시청에서 옛 관청인 목관아까지 자청비 여신이 낭쉐를 몰고 가는 거리행진이 이어졌다.

이들은 쉬지 않고 풍악을 울리며 봄이 들었음을 동네방네 알렸다. 입춘을 시기하듯 추위가 맹위를 떨쳤지만 자청비가 이끄는 낭쉐몰이에 시민들은 내내 흥에 겨웠다.

오후 7시를 넘겨 관덕정에 도착한 이들은 자청비와 낭쉐를 관덕정 광장에 좌정시키고 금줄을 친 뒤 입춘 축원 시를 낭송했다.

“어디 한 번 흐드러지게 놀아보카마씨~” 각 마을의 민속보존회가 펼치는 흥겨운 대동난장으로 다음날 치러지는 행사의 무사진행과 성공을 기원했다.

행사 이튿날인 4일에는 오전 10시 제주시 6개 읍ㆍ면ㆍ동 민속보존회 걸궁팀이 벌이는 거리 도청제를 시작으로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회원들이 펼치는 입춘굿이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펼쳐진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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