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한 국제전화투표 논란이 일고 있다.
<7대경관 쟁점과 의혹> '001' 표기 위한 꼼수...전화요금도 N7W가 결정 

제주-세계7대경관 투표의 논란의 끝에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있다. 논란의 핵심인 국제전화투표를 국가별 국내투표시스템으로 전환하도록 한 것도, 그리고 전화요금 결정에도 재단이 깊숙이 관여했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이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도록 한 것도 재단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재단이다.

 # 쟁점과 의혹 1. KT 개발 국내투표시스템은 ‘011’ 필요 없는 국내전용 ARS  .

7대경관 전화투표가 국내전화냐 국제전화냐 논쟁은 ‘국제전화는 아니었다’로 사실상 결론이 내려졌다. 

그럼 이게 국내전화냐에 대해선 기술적 논란이 있긴 하지만 있지만, 국제전화교환기를 통해  국가대 국가 통신사업간에 교환시설을 연결하는 ‘국제전화’는 아닌 것만은 분명해 졌다. KT도 상대국(영국) 교환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KT는 ‘국제전화방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뉴세븐원더스재단 세계7대경관 투표 국제전화번호는 ‘001-44-758-900-1290’. 이게 복잡한 탓에 KT가 2010년 12월29일 ‘001-1588-7715’ 단축번호를 만들었다. 국제전화를 이용한 투표는  ‘개인→KT사업자→국제전화교환기→영국통신사업자→뉴세븐원더스재단’으로 연결됐다. 이때 까지는 논쟁의 여지없는 국제전화, 국제전화투표였다.

그런데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제전화투표 회선을 자신들이 증설하는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28개국에 독자적인 국내전화투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KT는 2011년 4월1일부터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외 최초 개발된 국제전화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우리가 건 전화가 KT 서버에 연결되고 데이터로 투표수가 올라간다. KT는 여기에 한글 안내와 문자투표 시스템도 추가했다.

KT도 13일 내 놓은 자료를 통해 “상대 교환시설을 이용할 경우 상대국가에 투표시스템을 구축해 투표번호를 제공해야 하지만, 투표수 등 비밀이 절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국가 교환시설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사람간 통화가 아닌 서버(기계)에 일방향으로 투표하는데 상대국가 교환시설을 경유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며 이것은 N7W와 비밀준수 계약내용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버는 KT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만큼 당연히 KT 내부에 뒀다. 영국의 교환시설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당연히 비싼 국제전화 투표를 할 이유도 사라졌다. 2011년 4월1일부터 7대경관 전화투표는 국내전용회선인 ‘1588-7715’ ARS전화번호로 가능하게 됐다.  

 # 쟁점과 의혹 2 :  ‘001’ 표기 위해 국내서버 해외로 옮겼다...그래서 국제전화다? 

KT가 국내전용회선으로 손쉽게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보니 뜻밖의 문제가 잠복했다. 국제전용회선을 사용하지 않는 국내전화인 만큼 당연히 ‘001’을 떼야 하는데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이 문제가 나중에 국제전화냐 아니냐는 논쟁으로 비화되는 화근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KT는 당연히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에 ‘001’을 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떼지 못했다.

KT 국제전화국 관계자는 “001 번호는 처음부터 사용했다. 인쇄물은 물론 현수막까지 전부 썼다. 특히 TV와 라디오 광고도 전부 001로 돼 있었다. 이를 빼면 다시 제작해야 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 땐 ‘001-1588-7715’는 국민번호로 인식됐다. 제주도도 바꾸면 안된다고 했다.”  

KT가 외국교환시설이 필요 없는 투표시스템을 만들어 ‘1588-7715’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001’을 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국내전화에 ‘001’을 붙이는 것은 말이 안됐다. 불법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국내, KT에 있는 투표시스템 서버를 ‘해외’로 옮기는 묘책 또는 꼼수를 생각해 냈다. KT국제전화국 담당국장은 “001을 붙이기 위해서 서버를 해외로 가져갔다. 해외로 서버를 가져가서 001을 붙여도 되는 적법한 방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KT가 국제전화투표를 국내전화로도 가능하게끔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001’을 뗄 수 없다는 ‘상황’ 때문에 국내에 있는 서버를 해외로 옮기고, 여기에 국제전용회선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됐다. 그리고 난 후 이를 ‘국제전화방식의 투표시스템’이라 주장하는 바람에 논쟁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쟁점과 의혹 3. 해외교환시설 안 썼는데 요금이 오히려 비싼 것 뉴세븐원더스재단 때문

국내냐 국제전화냐 논쟁이 끝이질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전화요금 때문이다. 상대국교환시설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내려야 할 전화요금이 왜 거꾸로 인상됐느냐는 주장이 핵심이다. 전화요금이 인상되고 비싸게 책정된 것은 전화요금 결정에 뉴세븐원더스가 관여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전화투표가 시작될 당시 요금은 1400원. KT는 2010년 12월 29일 단축번호를 개발하면서 국제전화투표이지만 144원~180원이면 한 차례 투표할 수 있는 종량제로 낮췄다

종량제는 전화투표가 성공하지 않더라도 통화시간만큼 요금을 내야 했다. 당시 전화투표 성공률은 48% 수준. 전화를 걸다가 중도에 포기해도 그때까지 요금은 내야 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각 국가별로 국내투표시스템을 개발하라는 권고에 따라 KT가 독자적인 투표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2011년 4월1일부터. 이 시스템은 국내에 있던 서버를 해외로 옮겼을 뿐 국내전용 ARS전화였다. 또 상대국 전용회선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전화요금 인하요인이 발생했다.

KT도 14일 내 놓은 자료에서 “(해외) 해당국가 교환시설을 사용하지 않아 별도의 접속료 및 통화료를 정산할 필요가 없는 만큼 저렴한 투표요금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화요금은 오히려 인상됐다.

새로 적용된 요금은 전화투표는 1회당 180원, 문자투표는 150원이 됐다. 이 시스템은 전화투표가 성공해야만 요금이 부과되는 정액제. 실패나 중도포기에 따른 요금부담이 없는 걸 감안하더라도 비싼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 해외로 옮긴 서버에 국제전용회선을 연결했을 뿐 상대국에 전화요금을 내는 국제전화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요금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얻었다. 

특히 문자투표 요금은 당장 시빗거리가 됐다. KT가 현재 제공하는 국제문자 SMS 서비스 요금은 나라와 상관없이 한글기준 40자, 영문기준 80자까지 100원이다. 따라서 한글로 ‘제주’, 영문으로 ‘jeju’를 찍어 보내는 문자투표는 아무리 비싸더라도 100원을 넘길 수 없지만 150원을 받는 건 부당요금이란 주장이다.

KT 국제전화국장은 “요금결정권이 우리에겐 없다. 그쪽(뉴세븐원더스재단)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쪽과 합의해서 했지, 우리가 단독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라면서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전화요금을 책정했음을 밝혔다. 담당국장은 그러면서도 “재단에서 해당국가의 경제력을 감안해서 결정하는데 우리가 제일 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문자투표에 대해선 “전화투표와 문자투표 가치를 똑같이 인정하는데 문자투표 요금이 싸면 다 그쪽으로만 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재단과 합의해서 (전화투표 요금에 근접한) 결정했다”고 말해 문자투표 요금을 재단의 요구에 따라 올렸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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