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 “무소속 뽑아준 도민 뜻 받드는 게 우선…필요 땐 결단”
고충홍 “지역현안 해결 위해선 정당 뒷받침 돼야” 정당선택 압박

▲ 우근민 제주도지사.
무소속 제주도지사가 갖는 대중앙, 대국회 중앙절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 빨리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방정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우근민 지사는 “도민들이 무소속 도지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 그 뜻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즉답을 피해나갔다.

제주도의회 고충홍 의원(복지안전위원회)은 20일 속개된 제293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제주도의 대중앙, 대국회 절충능력을 도마에 올렸다.

고 의원은 “치열했던 제19대 총선이 끝났다. 제주에서는 모두 야당이 석권했다”면서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여당이 과반을 넘는 제1당이 됐다. 이러한 정국변화에 대해 발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고 의원은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있다.

고 의원은 △제도개선 추진 △재정확충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FTA 대책 △신공항 건설 등의 현안들을 열거한 뒤 “이 모든 현안은 국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여대야소’ 정국에서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나갈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제주홀대론’에 대해서도 “중앙정부가 정말로 제주도를 홀대하고 있다고 보느냐. 그렇다면 그 실체가 뭐냐”라면서 “홀대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이 나와야 설득력과 진정성을 가지고 정부와 절충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고 의원은 “대중앙, 대국회 절충과정에서 힘을 얻고, 제주의 중요한 현안들을 해결하려면 지사께서 하루 빨리 정당을 선택하는 것만이 제주를 살리는 길이다. 여든, 야든 당적을 갖고 정당의 뒷받침을 받아야 제주현안 처리가 순조로울 것”이라며 압박했다.

이에 대해 우근민 지사는 “도민들이 무소속 도지사를 선택했는데, 이것도 무슨 뜻이 있을 것 아닌가. 저는 도민들의 생각을 잘 받드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해나갔다.

우 지사는 “만약에 당적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제 개인의 정치적 이익보다 제주현안 해결과 도민들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결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홀대론’과 관련해서는 “저는 홀대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홀대라고는 것은 누워서 침 뱉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떳떳하게, 그리고 논리정연하게 대응하는 게 제주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의 답변이 속시원하지 않자 보충질문에 나선 고 의원의 질문 수위가 더 높아졌다.

고 의원은 “이는 도의원 개인적인 질문이 아니라 도민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이라며 “총선도 끝나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사의 결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사의 임기도 중반부에 접어드는데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니냐. 제주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당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우 지사가 “제주도의 이익이 필요하다면 정당을 선택하겠지만 아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확답을 피하자 고 의원은 “그렇다면 다음 도지사에 출마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고 캐물었다.

그러자 우 지사는 “지금 닥친 일부터 해결하고 난 다음에 고민하겠다”고 말했지만, 고 의원은 거듭 “정당을 선택할 것이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냐”고 다그쳤고, 이 같은 공세에 우 지사는 멋쩍은 웃음을 띠며 “나중에, 나중에…”라는 말을 되풀이하다 결국 “고민을 많이 해보겠다”는 말로 서둘러 공방을 마무리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