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평화공원 헌화 참배, 강우일 제주교구장 면담..."종교활동 방해 이해할 수 없어"

▲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2일 강우일 주교와 만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이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해 주민동의가 없고, 민군복합항 검증이 안됐기 때문에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22일 오후 제주에 내려와 4.3평화공원을 방문, 4.3 영령에게 헌화와 참배를 마치고 오후 3시40분께 제주시 아라동 주교관을 찾아 강우일 주교와 만났다.

손 고문은 강 주교를 만나자마자 최근 부친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다.

강 주교는 손 고문에게 "제주에 오셨으면 강정마을에도 들려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손 고문은 "강정마을에 가려고 했는데 마침 오늘 김정길 전 장관이 강정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한다"며 "제가 가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강동균 마을회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29일 제주를 다시 방문할 때 찾아뵙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2일 강우일 주교와 만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어 손 고문은 "강정마을 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것 같다"고 강 주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고, 강 주교는 "마음으로만 걱정할 뿐이고 현장에서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 주교는 해군기지 앞에서 종교활동까지 해군이 방해하고 있다고 손 고문에게 실상을 알렸다. 강 주교는 "요즘은 법원에서도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고액 벌금을 선고해 힘들어하고 있는데 참 걱정"이라며 "미사를 매일 드리는 데 그전에는 기도할 때에는 스피커를 틀지 않았는데 요새는 일부러 방해하듯이 스피커를 틀고 경고성 방송을 하고 있다"고 해군을 비판했다.

손 고문은 "해군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강 주교의 말에 동의했다.

또한 손 고문은 "정부로서는 행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주민 합의와 동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국회에서 예산을 승인해준 것도 민군복합관광미항과 주민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인데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지도 않았는데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강정 앞바다는 청정 해역인 데다 천연기념물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인데 벌써 다 파괴되지 않았을까 너무 안타깝다”면서 “무력으로 평화를 유지한다는 것은 역사 속에서 잘못이라는 게 증명돼 있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22일 강우일 주교와 만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손 고문은 강 주교와의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제주해군기지는 일방적으로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잘못 진행되고 있으므로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도 “국회에서 민군복합미항으로 만들기로 한 만큼 그 취지에 맞게 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고문은 4.3평화공원을 참배하는 자리에서 "4.3 희생자 추가 신고 기간 연장과 피해자 보상, 국가추념일 지정, 평화공원 3단계 사업 국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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