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 “시원찮은 설명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

▲ 30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30일 탑동항만시설 조성사업과 관련해 “시원찮은 설명 때문에 주민들이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 됐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사업계획이 설익은 상태에서의 주민설명회 개최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작년 태풍이 불고 월파가 심할 때 당시 김병립 제주시장과 현장에 갔는데 상당히 위험했다”면서 “당시에는 5억원을 들여 땜질공사를 했다. 매립한지 20년, 앞으로 장구한 기간 동안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어 방법을 강구해보자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항구적 대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이어 그는 “답답한 것은 탑동매립은 국가와 범양이라는 회사가 매립했고, 해당회사는 돈을 벌었다”며 “재해예방하려면 지방예산이 200억원 정도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돈 번 사람은 따로 있는데 지방정부 돈이 자꾸 들어가야 하니 곤란했고 국가 돈을 가져오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 지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 지사는 특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다. 매립하면 그 땅은 금싸라기 땅이 될 것이다. 그런데 탐라문화광장 등 구도심 활성화 대책과는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등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설명회를 가졌기 때문에 수많은 우려가 쏟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제주항 탑동항만시설 조성사업 토지이용계획도(안).ⓒ제주의소리DB
그는 또 방송사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한 시민이 거기 매립해서 횟집하면 망한다고 말하더라. 이게 주민들 생각이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양수산국에 주민설명회 중단을 지시했다.

우 지사는 “주민들 의견 받고 국토해양부 건의, 고시 순으로 진행되는데 설명이 시원치 않은 것 같다. 일단 철저히 준비하고 중앙정부와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또 관련 위원회 위원들과도 좋은 아이디어를 나눈 후 설명회를 추진하라”고 말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매립해서 돈을 벌어가고, 지방비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도지사로서도 불만이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추진하는 게 낫겠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7일자로 ‘제주항 탑동항만시설 조성사업에 따른 항만기본계획(변경)’ 내용을 공고했다.

국토해양부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제주도는 당초 탑동 동서 해안 앞바다 10만8628㎡규모로 매립하기로 했는데,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기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자 3배 가량 늘어난 31만8500㎡의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매립지에는 숙박시설과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지난 11일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는 어족자원 고갈과 대규모 매립으로 인한 환경파괴 등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우려와 반발이 이어졌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