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효 작가. ⓒ제주의소리

[제주4.3 65주기] 강정효 작가, 4월 1일부터 ‘60년만의 귀향, 2박3일의 기록’ 전시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야 했다. 고향엔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줄만 알았다. 4.3의 기억은 오래 묵은 체증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평생을 좇아다녔다. 60년 만에 찾은 고향, 4.3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4.3 65주년 기념 강정효 작가의 ‘60년만의 귀향, 2박3일의 기록-4.3으로 떠난 땅, 4.3으로 되밟다’ 사진전이 4월 1일부터 10일까지 4.3평화공원 예술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 4.3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초청으로 도쿄, 오사카, 교토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과 일본인 등 140여명이 제주를 찾았다. 당시 강정효 작가가 밀착 취재하며 찍은 사진들을 이번 전시에 내놓는다.

섬에 남은 사람들이 그랬듯 이들도 쉬이 그때의 기억을 말 못하고 꺼려했다. 4.3으로 고향을 떠난, 더구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이들에게 세월은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 강과 산이 몇 번이나 바뀌고 6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이들에게는 가라앉지 않는 체증이다.
 
60년 만에 고향을 찾은 이들은 ‘’이라는 이름으로 2박3일 동안 4.3평화공원 방문, 4.3전야제, 4.3위령제 참석,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방문, 4.3해원상생굿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정말 생각에서 잊히지 않는 겁니다. 그게 나고 자란 산천이고 혈육이고 4·3사건입니다”라고 말하던 김진횡씨, 열여섯에 한라산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1949년 체포돼 광주형무소 수감됐던 김동일씨, 무장대 총사령관인 이덕구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 아픔을 겪은 이복숙씨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 강정효 작가. ⓒ제주의소리

북촌리에서 가족 5명을 잃은 교포2세가 족보를 옮겨 적은 종이를 들고 가족을 찾는 사연, 4.3을 다룬 대하소설 ‘화산도’의 작가인 김석범 선생과 조천중학원 학생으로 4.3때 입산, 형무소에 수감됐던 김민주 선생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총 35점이 설명과 함께 전시된다. 미처 전시에서 보여주지 못한 사진들은 사진집으로 발간된다.

문의=강정효(010-9365-1950).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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