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 '사실왜곡.과장' 등 인신공격성 박 의장 비판...도민사회 "한진 무리수" 반발

   
한진그룹이 또 제주도민의 대의기관 수장을 공격했다.

한진그룹 자회사 한국공항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도의회 의장의 성의 있는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공항은 "도의회 의장은 언론 인터뷰와 기고, 도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사업과 관련된 객관적인 사실과 기초 데이터를 곡해하고 과장시켜 발언했다"며 "이런 발언들이 보도되면서 한국공항과 한진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공항은 "사실 해명을 위해 도의회 의장에서 수차례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 당했다"며 "신빙성 없는 자료에 근거한 비난 중지와 정당한 절차를 거친 한국공항 먹는샘물 안건 처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공항은 "의장은 지난 13일 당사에 공문을 보내 '동의안'과 관련한 '청원의 건'에 대해서 도의회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절한 시기에 상정 처리할 계획이라는 막연한 내용으로 회신했다"며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국공항은 "의장 본인 발언으로 인해 여론이 잘못 조성되고, 이로 인한 한진그룹 임직원의 명예가 침해받고 있는 것에 대해 무성의한 답변을 한 것은 공인으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상임위에서 3번에 걸친 심의를 하면서 충분히 검토를 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절한 시기에 상정'하겠다는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공항은 "도의회 의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분명하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며 "한국공항의 정당한 요구가 '도민에 대한 도전'이라는 식의 또 다른 여론호도의 빌미가 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국공항은 "도의회 의장의 발언으로 인해 한국공항 임직원들은 이미 많은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며 "이에 대해서도 의장은 공인으로서 책임있는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국공항이 박 의장에 대해 문제를 삼은 내용 중 핵심은 크게 3가지.

지난 4월1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박 의장이 "지하수 판매를 표방하고 있는 대기업에 단 1톤이라도 증산을 허용하게 되면 제주는 공공자원의 사유화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당할 것"이라는 발언을 거론했다.

한국공항은 이에대해 "'공수'의 개념은 '지하수에 대한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 '사적 이용을 금지시키면서 공공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며, 실제로 많은 사기업들이 현재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지하수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도내에서 '공공자원의 사유화'라고 말하지 않고있다"고 항변했다.

박 의장의 언론 기고 내용도 비판했다. "지하수의 지속 이용 가능량은 연간 7억3000만톤인데 유출량은 8억3300만톤에 이르고 있다. 이미 제주 지하수는 무려 1억톤이 초과 이용되고 있어서 더 이상의 개발이나 증산은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국공항은 제주도수자원본부의 자료를 인용해 "'지하수 지속이용 가능량'은 빗물로 흘러가는 유출량을 제외한 양이다. 유출량을 사용량으로 잘못 해석해 1억톤이 부족하다고 했으며, (이를)한국공항 반대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고 반박했다.

5월13일의 본회의 발언도 짚었다.

박 의장은 한국공항이 2012년 307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 415억원, 2014년 462억원, 2015년 515억원 등 총 1700여억원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면서 이는 수자원본부가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1일 200톤 취수 전제)에서 '판매계획량'(톤)에 적시한 숫자들을 '판매금액"(백만원)으로 곡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도민들에게 한국공항에 대한 엄천난 오해를 유발했다는게 한국공항의 설명이다.

한국공항이 박희수 의장을 겨냥한 비판은 이번이 두번째. 한국공항은 지난 4월25일에도 박 의장이 먹는샘물 안건을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자 성명을 내고 "의장에게 안건 순서 정리 차원의 권한을 부여한 관련 규정 본래의 취지를 현저히 일탈해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공항은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관으로서 누구보다도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도의장이 다수 의원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제주도의회와 제주도민 전체의 위상까지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도민사회의 한국공항에 대한 여론을 녹록지 않다. 시민사회단체는 한국공항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제주도의회와 도민에 대한 한진의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도 "오랜 기간 제주를 터전으로 영리활동을 해온 기업이 이번 사안을 통해 도민사회에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국공항을 비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진이 또 박희수 의장 개인을 비난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자신들의 불편한 행동은 생각치 않고 대의기관 수장을 비난하는 것은 도민들의 한진을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25일 폐회되는 제307회 임시회에서 한진 지하수 증산이 본회의장에 상정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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