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의 미래를 말하다> 제주핵심현안에 대한 다자간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

한 여당 도지사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에서 “농수축산, 관광 등 기존산업을 고도화하고 제주인과 문화와 환경을 자본으로 하는 창조적 성장을 통해 제주의 경제규모를 현재의 12조에서 25조로 5년 이내에 2배 이상 확대해 나가겠다”는 선언에 한 야당 후보가 그 실현불가능성을 들어 맞장토론을 제안함으로써 최근 그 성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성사여부는 미지수인 것으로 지역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더욱이 야당 후보가 그 선언문 중 일부에 대하여 “전직 대통령의 747공약을 빼닮았다”고 힐난하고, “제주도의 1년 지역총생산규모(GRDP)가 12조원이다. 5년 내에 25조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연간 20%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며 “현재 5% 성장 갖고도 전국 최고라고 자랑하는데, 무슨 수로 연간 20% 성장을 이룬다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2002년 이래 현재까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조성을 지향하는 제주개발과정에서 다소의 경중의 차이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개발여건과 능력의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었고, 중앙정부의 지원과 배려 더 나아가 중앙정부의 개발정책을 추종할 수밖에 없었던 제주개발행정은 경제적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른 성장주의개발을 선호하여 왔다.

뿐만 아니라 정치·행정적으로는 개발지상주의를 앞세워 다소의 난개발이나 분란을 야기하면서도 목표달성이라는 이름으로 토지개발을 통한 관광시설개발을 독려하는 양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말하자면 제주개발은 성장과 개발지방주의에 입각하여 추진되어 왔고, 중앙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앞으로도 그렇게 갈 가능성이 아직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성장과 개발지상주의 제주개발성과 전혀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11년 말까지 추진된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1차 제주개발 종합계획에 의한 제주개발 성과는 어떠했는가? 성과가 변변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점에 따라 쉽게 속단하기 어려울지 모르나, 그동안 제주개발의 성과에 대하여 도민여론은 투자의 속성을 내세워  그 판단을 전적으로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과, 투자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개발성과가 미흡을 들어 “기대 이하”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후자의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경제연구소와 제주발전연구원 또한 몇 가지 한계상황을 들어 정상적인 제주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의견을 제시함으로서 그 성과에 대한 논란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들은 제1차 제주개발종합계획에 의한 제주개발의 한계상황으로 계획서가 관광산업에 치우친 관광시설 개발 사업을 과도하게 구성하고 있는 점, 개발주체들이 핵심적인 역할 수행의 일환으로 추진하기가 여간 어려운 사업들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등 개발 사업에 선택과 집중논리가 작용하지 않고 있는 점,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사업유형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민간자본 유치를 전제로 하는 개발 사업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점, 청정자연환경을 제일로 하는 제주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개발정책을 추진하였다는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 성장주의에 입각한 제2차 제주개발계획에 의한 개발 기대치 크지 않다

최근 세계경제 질서가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요동치고 있다. 국내 정치·경제상황 또한 전혀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정책 또한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정책을 근간으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추진을 독력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자본투자 여건을 대폭개선하려는 입장에서 규제완화를 전제로 한 창의와 경쟁을 근간으로 하는 개방형의 경제정책, 즉 성장주의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한 세부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서상 제주개발 비전은 교류, 교역, 비즈니스 등 경계 없이 서로 통하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주, 여가, 관광, 쇼핑, 생활 등을 통해 무한한 만족과 즐거움, 평안함을 얻을 수 있는 제주를 지향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은 그 기본구상으로 계획종료시점인 2012년에 제주지역 인구가 70만 명에 이르고, 연평균 7.4% 성장을 전제로 하여 GRDP가 21조 원에 이른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목표연도에 있어서 산업별 GRDP 규모 및 비중에 대해서도 1차 산업의 경우 10%의 비중 하에 2.1조 원, 2차 산업의 경우 6%의 비중에 1.3조 원, 3차 산업의 경우 84%의 비중 하에 17.6 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마디로 관광서비스산업 중심의 개발과 개발지상주의 하에서 제주개발을 독려하여 얻고자 하는 실증적 근거로서 계획실행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용역기관들이 위에서와 같이 신자유주의 사고 하에서 성장지상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미국의 컨설팅회사 “존스 랑 라살사”에 의하여 작성·제시되었던 제1차 제주개발종합계획에 의한 제주개발의 한계상황을 제시하였음에도 이런 것을 우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미국 컨설팅회사의 경제적 사고에 입각하여 이런 한계 상황을 구체적으로 조율되거나 개선되지 않은 채로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특히 이들은 중국시장을 타깃 삼은 관광 붐 조성을 위한 전략사업들을 제2차 계획서에 나열하고 있다. 그런 사업 유형에는 사업명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관광과 휴양시설사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과 다음의 몇 가지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사항들을 고려한다면 그 성과 또한 제1차 제주개발종합계획에 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직감하게 하고 있다. 

우선 제주개발행정이 주된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국시장의 중장기적인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이다. 중국이 지금까지 고도성장 속에서 지나친 신용팽창 등으로 인하여 부실투자가 많이 이루어졌고, 그것들이 앞으로 중국의 경제상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도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의 심화로 남미수준의 불평등 사회로 이전되는 상황에서는 지금의 고도성장은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든 다는 것이다. 

둘째로 세계경제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위기상황을 해쳐나가기가 여간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써 생산적인 중소기업을 키우고, 고용을 안정시키며, 복지지출을 늘려 내수시장을 진작시키는 노력이 부족할 경우 성장주의 경제기조는 외풍에 휘 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셋째로 시장주의 내지 성장주의를 신봉주체이자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가 최근 과도한 시장주의 내지는 성장주의 병폐에 대한 의미 있는 경고를 하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소득의 양극화 심화로 인하여 각국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IMF는 재분배가 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전통적인 성장주의 자들의 경제이론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하고 있다. 어떻든 IMF는 과세와 사회복지프로그램 강화를 통한 소득 재분배 정책이 경제성장을 어쩌면 더 지속 가능케 할 수도 있다는 소위 반 성장주의자 내지 반 시장주의자가 할 수 있는 천지개벽할 수 있는 메시지를 세계 각국 정부에 설파하고 있다.

넷째로 제주개발 상황이 인적· 물적 자원측면에서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이다. 그 동안 제주개발행정주체들은 제도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제주특별법에 의한 도지사권한을 강화하여 도지사가 개발지상주의에 따라 외부자본 투자유인을 통한 관광서비스 중심의 제주개발을 독려하기만 하면 제주개발이 당연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헛소리였음이 최근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추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처럼 도민을 향하여 호언장담하였으나 국제자유도시 조성은 크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로 제주자치도가 특별법에 부여된 그 본분을 정상적으로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말하자면 제주자치도가 그 존재이유를 실천하는데 매우 맹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 본분에 부합하는 정상적이고 균형감 있는 개발활동이 전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특별법상 제주자치도 체제가 종점의 제주도체제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변화무상한 대내외적인 제주개발행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제주자치도로서 자주성과 독자성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종전 제주도체제처럼 중앙의 지원 배려의 부족을 한탄하며 중국 중심의 관광시설개발을 제주개발인양 하며 통상적인 행정 처리에 급급해 하는데 모든 역량을 다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도정을 꿈꾸는 예비후보들은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가?

아마도 가장 먼저 도민을 향하여 사자후를 발산하여야 할 것은 어떤 제주개발책략과 제주개발계획을 수립하여 현재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제주개발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믿음을 도민에게 심어 주는 공약을 제시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즉, 현재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을 구체적으로 숙지하고 있지 않다면,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 구체적으로 읽어 보고 그 내용에 자신의 비전과 도정철학에 맞지 않은 구석이 있다면 그 대안을 수립하여 그 대안을 도민들에게 정중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제주개발의 근본이 되고 핵심이 되는 방향을 담은 자신이 주장하는 제주개발 책략을 도민에게 소상히 알려 당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제주개발책략에는 일정한 기간 동안 제주자치도가 변화된 제주개발상황에 적절하게 부응하면서 제주도지역의 이용가능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하였을 경우 그로 말미암아 도민에게 적정수준의 이익이 보장되는 것이 담겨 있어야 한다. 부수적으로는 제주도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통한 지역발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의 도민 생존전략이 포함되어야 한다.

더욱이 이런 도민생존전략에는 척박한 땅을 일구면서 현재의 ‘제주도(濟州島)’를 후손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준 선대의 제주도민의 혼과 문화를 가미하고 현재시점에서 그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제주도지역의 특성을 발굴하여 살려내는 제주개발의 역사성이 크게 부각되어 있어야 한다. 내외 도민들이 제주개발에 주도적으로 동참하여 제주도지역 공동체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동기부여 방안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도 있다.

# 제주개발 기본구상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다자간토론회 해봤으면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중앙정당의 지나친 개입, 몰상식, 상대정당에 대한 배려의 부족 등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방분권의 근본을 형해화(形骸化)시키고 있다. 더욱이 정책선거가 되지 못한 가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이후 제주지역 도지사예비후보 진영이 언론을 통해 발표한 공약은 대충 160여건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제주개발이 비전이나 현재의 개발상황을 새롭게 다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공약은 크게 부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주로 소지역 중심의 개별공약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솔직히 제주개발의 근본이나 핵심방향을 담은 공약의 부재를 실감케 하고 있다.

차제에 모든 후보가 자신이 당선 되면 현재 도정과는 다른 차원에서 제주개발을 견인하고자 한다면,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지역 언론 주관의 토론회를 개최하여 “성장률과 목표 GRDP 등 제주개발의 기본구상은 물론 행정체제 문제, 해군기지 문제, 구도심문제 등”에 대한 다자간토론회(多者間討論會)의 장을 마련하여 도민들이 제주현안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함이 어떨까 한다. 주제넘고 무례한듯하지만, 애향심의 발로에서 제주의 백년대계와 도민에게 희망을 불어 넣을 필요성에 입각하여 정중히 제안 드려 본다. / 백승주(행정·지방자치·지역개발·환경·협동조합이론 전문가) C&C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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