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균형발전차원 문화관광스포츠국 이전 '도루묵'
문화예술계 반발거센 때문…서귀포시민 "조롱하냐" 비난

▲ 산남균형발전을 내세워 27일 서귀포시청으로 이사갔던 도 문화관광스포츠국의 주무관인 문화예술과가 이사 이틀만인 29일 다시 제주시 본청으로 옮겨와 특별자치도 출범부터 균형발전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산남균형발전을 내걸고 과감히 서귀포시로 사무실을 옮긴 문화관광스포츠축의 주무과인 '문화예술과'가 이틀만에 제주시 도 본청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에 대해 사전 설명 전혀 없이 조용히 사무실을 옮겨 결국 산남균형발전은 '헛구호'에 그치고 서귀포시민들을 조롱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도 본청에 있던 문화관광스포츠관광국이 산남균형발전 차원에서 서귀포시청사로 이사한 것은 지난 27일. 행정구조개편과 특별자치출범에 따라 서귀포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산북-산남 '불균형 심화'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농업기술원 감사위원회, 사업운영본부가 이전됐다.

어느 실·국을 서귀포시로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도 본청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으나 결국 문화관광스포츠산업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해당 국이 결정됐다. 또 산남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서 대부분이 이를 따랐고, 도민사회도 '바람직한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도 본청 실·국이 최초로 서귀포시로 이전되면서 많은 서귀포시민들이 반겼고, 열린우리당 김재윤 국회의원은 개인 논평까지 내면서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문화관광스포츠국이 이삿짐을 꾸리고 도 본청에서 서귀포시청사로 사무실을 옮긴 것은 27일로 현재 이 국 소속 직원들은 서귀포시청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과 직원들에게 갑자기 '짐을 싸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은 서귀포시로 이사한지 불과 이틀만인 29일 아침. 직원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이틀만에 또 다시 짐을 싸 제주도 도 본청으로 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직원들은 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과는 도 본청 1층에 다시 사무실을 꾸미고 있다.

균형발전차원에서 문화관광스포츠국을 서귀포시로 옮기기로 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던 제주도는 '문화예술과'의 컴백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왜 본청으로 다시 옮기느냐"에 대해서도 설득력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문화예술단체들이 강력한 반발때문에 제주도당국이 자신이 내린 결정을 이틀만에 번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균형발전'을 내세워 어느 정도 설득하면 될 것으로 알았으나 반발이 정도가 너무 거세 다시금 제주시에 문화예술과를 두기로 방침을 유턴한 것이다.

▲ 문화예술단체 반발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뿐 제주도는 서귀포시민들에게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컴백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단체들은 "지역균형발전도 중요하지만 모든 문화예술 인프라가 제주시에 있고, 대부분의 문화예술 행사가 제주시에서 열리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해야 할 문화예술과가 서귀포시로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제주도를 향해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제주도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남산북 균형발전론이 문화예술단체들의 힘에 무릅을 꿇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서귀포시민들에게 어떤한 양해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철수해 버렸다.

도 지봉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문화인프라가 제주시에 대부분 있고, 도 본부 국장이 서귀포시에 있어 수시로 본청과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무과를 다시 본청에 두기로 결정한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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