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용지 낙찰 '일심개발' 매입대금 장기미납 의혹만 ‘무성’모 도의원 ‘계약서’ 공개요청에 제주시 ‘거부’ 논란 자초

제주시 이도2지구 공동주택용지 매각대금의 장기 연체가 이어지면서 사업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제주시가 낙찰업체와의 계약서 내용공개 거부는 물론 계약해지에 대한 뚜렷한 계획도 밝히지 않아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가 계약해지 시점을 초과하면서까지 낙찰업체 측에 특혜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03년부터 올해 말까지 구남동 일대 94만5522㎡를 개발하는 이도2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총 792억원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제주시 공동주택용지 매각공고에서 431억2200만원을 제시해 1필지(이도2지구 164브럭 1롯트 4만499㎡)를 낙찰 받은 (주)일심개발측이 중도금과 잔금을 잇달아 납부하지 못해 현재 1일 기준 약2400만원의 연체이자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심개발 측은 제주시에 중도금 약172억원과 잔금 약215억원, 20일 기준 연체이자 약14억원 등 400여 억원을 납부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일심개발은 이미 잔금 납부기일인 지난달 19일로부터 한달이 지난 시점에 이르도록 뚜렷한 납부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제주시는 "아직 사업에 차질을 빚을 만한 시기는 아니"라며 일심개발 측에 잔금납부만 독려하고 있을 뿐 마땅한 대책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회 모 의원측이 계약서 내용공개를 요청했으나 시가 이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내용 등과 관련해 의혹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홍성도 제주시 도시건설국장은 제주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최대한 기다려보고 사업차질이 우려될 경우 계약을 해지하고 재매각하겠다. 다만 지금은 계약해지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홍성도 국장은 “지난해 7월 도급계약을 체결한 일심개발 측이 계약금 43억원을 납부한 이후 중도금과 잔금 납부를 못하고 있어 이도2지구 도시개발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성도 국장은 이어 “현재 일심개발이 중도금과 잔금 등 매입대금을 납부하기 위해 컨소시엄 추진과 은행대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종합적인 상황을 놓고 볼 때 지금 시기의 계약해지는 부적절 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로선 계약해지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홍 국장은 또 “계약서 내용에 계약해지 내용은 따로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잔금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못한 경우 지금이라도 계약해지 통보는 법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일심개발 측이 매입대금 납부를 위해 동분서주 하는 만큼 이도2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 때 까지는 기다려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 국장은 모 도의원의 계약서 공개요청 거부 사실과 관련해서도 “계약서에 기재된 개인신상정보 등 때문에 공개가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며 이면계약이나 특혜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개인신상정보 등을 제외한 계약서 내용만이라도 공개하면 되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홍 국장은 "계약서는 공개해본 사례가 없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한편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9일 제주시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제주시가 ‘일정 기간 독촉후 계약해지 통보’라는 입장만 취하고 있을 뿐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시의 대책이 무엇인지 오는 22일까지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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