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장급 4명 대동 제주도의회 방문…“송구스럽게 생각” 유감 표명
도의회 ‘협의체 구성·공사 일시중단’요구…“진행하면서 문제해결”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18일 제주를 방문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 추진과정에 잡음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제주도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소송을 고려한 ‘해군기지 공사 일시유보’ 요청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공사가 많이 미뤄져왔다. 그 점에 대해서는 양해를 당부 드린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거부’했다.

그러면서 제주해군기지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제주도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오른쪽)이 제주도의회 의장단과의 면담에서 해군기지 갈등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20분 제주도의회 1층 소회의장에서 가진 환담에서 “사실 작년 3월19일 부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제주해군기지 사업이었다. 제주를 찾아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안보와 관련된 일이 발생하면서 지금에야 방문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에 해군에서는 김 총장 외에 총장비서실장과 해병보좌관, 전력기획처장, 제주방어사령관 등 준장급 4명, 대령급인 제주기무부대장, 해군제주기지사업단장 등 6명이 동행했다.

▲ ▲제주도의회 문대림 의장(왼쪽)이 해군기지 건설공사 일시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의회에서는 문대림 의장과 현우범 부의장, 오영훈·위성곤·고충홍·신관홍·오대익 위원장 등 7명이 이들과 얼굴을 맞댔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먼저 사과와 유감을 표명한 뒤 “해군기지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 데에 대해 감사드리고, 대화를 하면서 제주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군만의 고민이 아니라 정부에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도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대림 의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전제한 뒤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었다. 그래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 ‘절대보전지역 해제동의에 따른 의결취소안’을 의결하게 됐다”면서 “이는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아니라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이끌어 오기 위한 가슴 아픈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의 원만한 추진과 갈등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을 감안한 ‘공사 일시 유보’를 촉구했다.

문 의장은 “해군에서는 공식적으로 착공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지만 사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를 한시적이라도 일시 유보함으로써 제주도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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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총장은 “의장께서 말씀한 내용을 국방부에 잘 전달하겠다”면서도 ‘공사 일시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많이 중단되고, 지연되어 온 게 사실이다. 저희들 입장에서 더 늦추기는 곤란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김 총장은 또 “(해군기지) 사업은 진행하면서 소송 문제라든가 지원대책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예산을 쓰는 해군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참석했던 의원들의 거듭 된 ‘공사 중단’요청에 대해 김 총장은 “언제 소송이 끝날지 모르는 데, 무작정 공사를 중단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 (공사는) 진행해가면서 (소송, 지원대책 수립 등) 그런 것들이 빨리 정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사강행’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총장 일행은 도의회와의 환담이 끝난 후에는 곧바로 제주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우근민 지사와 접견을 갖고, 제주해군기지의 원만한 추진을 위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김 총장 일행이 의회를 방문하는 동안 의사당 밖에서는 해군기지 찬·반 단체들이 “해군기지 원점”, “안보가 우선” 등이 적힌 피켓 시위를 벌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 총장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저희 (강정주민들의) 얘기를 좀 들어보시라”며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를 외면하고 곧바로 의장실로 직행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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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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