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조선시대, 선조들은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것들을 조사하고 연구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굶주리고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한의’로 구제해왔다.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허준의 의서 ‘동의보감’으로 정점을 찍은 한의는 지금까지도 최신 기술과 접목하며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고 있다. 특히 허준은 동의보감을 통해 중국에서 나는 약재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를 권장하고 그 속명을 일일이 한글로 설명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했다. 백성들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이 가득 담긴 저서다. 한반도 이 땅의 백성들을 위해 가장 잘 맞는
“정부 표창을 받는다고 하니 큰며느리가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해요. 어려운 환경에서 앞만 보고 가정에 충실하며 아이들 키우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좋게 평가해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잘 자라준 아이들 덕분에 이런 상도 받게 된 것 아닐까 싶네요.”제주4.3 당시 집이 온통 불에 타버리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형님은 예비검속으로 끌려가 희생당했다. 집안을 휩쓸고 간 광풍 때문에 성인이 되자마자 가장이 돼 앞만 보고 살아왔다. 다른 곳보다 일찍 감귤 묘목을 들여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결혼해 아이들도 낳았다. 안정적인 수입
70여년 전 제주4.3 당시 피해를 겪고도 지금까지 피해자로 등록되지 않은 미신고 생존수형인이 확인됐다.1948년 12월, 불법 군법회의에서 형을 선고받고 육지 형무소로 끌려간 뒤 살아 돌아온 박화춘(96) 할머니 이야기다. 서귀포시 강정동에 살고 있는 어르신은 4.3당시 끌려가 억울하게 ‘죄인’이 됐다. 이제까지 억울함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두려워 억울한 것도 몰랐다”고 답할 만큼 4.3은 어르신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어르신을 [제주의소리]가 만나 70여 년 숨겨올 수밖에 없었던 한(恨)이 서린 이야기를 들어봤다.4.3 당
“공공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논의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 끝난 뒤 이야기하면 잊히기만 할 뿐이죠. 또 지방선거를 앞둬 도민 의견을 담은 정책 제안을 통해 의제를 설정해야 합니다. 차기 도정 책임자는 도민원탁회의 내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 제주를 덮친 지 만 2년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 공공보건의료 정책 의제를 선정하는 원탁회의가 개최된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코로나19는 도민참여와 방역 당국,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어느 정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운영 중인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차량이 예전보다 늘어났지만 이에 맞춰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하며 차량이 턱없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저렴하고 편리한 지원센터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교통약자들의 이용이 늘면서 제주도와 지원센터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느껴지지 않아 불만도 쌓이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제주의소리]가 장애인 당사자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몇 시간을 밖에서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요. 결국 차량 배차가 안 되면 집에 갈 수 없으니까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 한번 다녀오기도 힘들어 평소 밖에 잘 나가지도 않아요.”(장애인 당사자 김동환(가명) 씨 인터뷰 中)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곳곳을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일. 누군가에게는 지나친 사치였고 괴로운 일이었다. 아침 5시30분부터 시작되는 투석을 받기 위해 새벽 2시에는 눈을 뜨고 콜을 불러야만 겨우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사람들. 누군가와의 약
“소외되고 나약한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유치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찾는다는 요양원이 즐거운 곳으로 인식된다면 좋지 않을까요. 130학점, 대학교 공부가 쉽진 않지만 꿈의 노인유치원을 위해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수업을 듣느라 전공 강의실과 교양 강의실을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고 학과 친구들과 모여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기도 하는 대학 생활. 70의 나이에 캠퍼스 청춘을 만끽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대학교에 입학한 뒤 전공과 교양을 넘나드는 폭넓은 수업을 들으
“제주대가 수많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는데 지금까지 변화와 혁신에 너무 게을렀습니다. 그렇게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질책도 받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대학이 변신하지 않으면 우리 제주대의 미래는 없습니다.”국립제주대학교를 이끌어갈 제11대 총장 선거에서 임용후보자 1순위로 선출된 김일환(59)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는 대학의 주류를 바꾸고 변화와 혁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바탕으로 진정한 대학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5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48.2%의 득표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2차 투표에서 과반인 54.5%의 득표율
제주 서귀포시 한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센터)에서 뛰어난 손재주를 바탕으로 교육을 받고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지원을 받아 1인 공방 창업을 앞두고 있는 ‘미나네집’ 조자현(39), ‘오몽공방’ 강다현(38) 씨. 두 사람은 나를 찾기 위해, 꿈을 펼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고용노동부와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진행하는 ‘핸드메이드 메이커 창업 양성 과정’에 참여한 이들은 전문교육과 지원을 받고 온·오프라인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조자현 씨는 전북 군산의 한 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다
“반려동물 산업이 발전하고 관심이 늘어나는 만큼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도 중요해요. 유기동물 사설 쉼터에 오는 봉사자들을 보면 대부분 도민이 아니라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세요. 현장 봉사뿐만 아니라 안 쓰는 이불을 필요한 쉼터에 기부하는 사소한 일도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할 아이들에게 보탬이 되는 하나의 봉사니까 도민분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늘어나는 반려동물 제주 동반여행에 발맞춰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고 동반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관과 기업의 공존 캠페인 ‘Travel to the end with your pet’의
반려동물과 함께 끝까지 여행하자는 ‘Travel to the end with your pet’를 슬로건으로 내건 캠페인이 시작됐다.늘어나는 반려동물 제주 동반여행에 발맞춰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고 동반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관과 기업의 공존 캠페인이다.캠페인은 제주향토기업 제우스가 주관하고 제주관광공사가 후원, 프렌들리핸즈와 도내 스타트업인 오래오랩(OLA OLAB), 피터페터(pitter petter), 시와월드 등이 참여하면서 마련됐다. 반려인이 늘어나고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단순한 경고 수준을 넘어 지구와 인류의 생존의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라는 단어보다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차용되고 있는 것은 결코 예사롭지 않다. 단순히 탄소저감 정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극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탄소중립을 위해 지역사회는 물론 전 국가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우리나라 탄소중립 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담당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시대적 소명을 안고 지난 5월 출범한 민관합동 거버넌스 조직
“형사는 검거 과정에서 부상도 당하고 위협을 받기도 하지만 피의자들을 검거했다는 쾌감과 도민 안전과 생명을 위해 보탬이 됐다는 보람 하나로 버팁니다. 그런 자부심이 없었다면 일찍이 형사를 그만뒀겠죠.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각종 범죄 현장 최일선에서 피의자를 붙잡기 위해 힘을 쓰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사들. 몸싸움 과정에서 다치기도 하고 밤을 지새우는 잠복에 몸은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다.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범죄 피의자를 붙잡아 추가 범행에 따른 피해를 막고
"내게는 돌아갈 수 있는 나라도, 선택할 수 있는 미래도 사라졌어요."추석 명절 연휴 국립제주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아딜라(30.여)씨. 이역만리 땅에서 맞은 추석은 그녀에게 고국 생각을 더욱 간절해지게 했다.아프가니스탄의 정세는 가슴을 더욱 타들어가게 만든다. 조국에서는 극단적인 종교주의자들에 의한 핍박과 박해가 이어지고 있다.제주에 온 것은 약 7달 전이다. 이란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까지 마친 그녀는 한국 정부의 인재양성 정책인 BK21 사업 장학생으로 선정되며 한국 땅을 밟았다.아프가니스탄은
“평생 해온 야구를 그만두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억장이 무너지듯 너무 힘들었습니다. 야구를 접었으니 운동선수의 장점을 살려 가치를 인정받고 사회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는 찰나 경찰이 떠올랐죠. 저는 사람 냄새 나는 형사가 될 겁니다.”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까지 약 10년간 야구선수 생활을 해왔던 특이한 이력을 가진 제주서부경찰서 허승혁(31) 순경은 최근 제주경찰청이 분기마다 선정하는 ‘자랑스러운 제주경찰’에 선정됐다. 피해자를 감금하고 폭행하며 데이트폭력을 행사한 피의자나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보이스피싱
추자도의 고통을 제주도가 잘 모르고, 백령도의 고통을 인천이 모른다. 울릉도의 고통을 경북이 모르고 섬의 고통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모른다. 섬의 현실을 모르니 ‘옳은 섬 정책’이 나올 수 없다. 8월 8일, 대한민국 ‘섬의 날’. 약 3300여개의 섬을 보유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다. 숫자 8을 가로로 뉘면 ‘무한’을 뜻하는 수학기호 ‘∞’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섬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자원을 상징하는 의미로 지난 2019년부터 8월8일을 제1회 섬의 날로 제정, 기념행사를 치렀다.3300
검은 현무암 돌덩이를 철썩 때리는 파도를 따라 저 멀리 바다로 시선을 옮기다 보면 보이는 테왁, 그 아래서 숨을 참아가며 열심히 물질하는 주인공 진옥(고두심 분). 극중 나이 일흔 둘의 제주해녀다. 파도가 몇 차례나 부서진 끝에야 수면으로 올라와 턱 끝까지 참아왔던 숨을 터뜨리는 그의 숨비소리는 마치 힘들고 척박한 삶을 살아온 삶의 한풀이면서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 같기도 하다.제주4.3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바다로 나가 물질하길 50여 년. 반세기를 훌쩍 넘기는 동안 그녀가 제주바당을 밭으로 삼아 살아온 세월은 물질 실력으로나 성격으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데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17년 만에 제주시청으로 돌아와 보니 건물은 그대로인데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떠났네요. 그 자리를 채운 공무원 후배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외치며 공무원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해온 김영철(59, 김형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초대 본부장이 해직 17년만에 일터로 돌아왔다.그는 1989년 3월 제주시청 소속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2001년부터 2003년 5월까지 제주시청 직장협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저와 임직원 여러분이 함께 가야 할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아무리 험난해도 올곧게 걸으며 희망을 일궈내어 후세의 이정표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 '안정 속 잔잔한 개혁'으로 대한민국 최고 공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제주개발공사의 미래 비전이다”지난해 6월17일 전 지구촌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충격과 혼돈에 빠졌던 시기. 출근 첫 날, 취임식도 생략하고 서면으로 대체한 취임 일성이다. 서면 취임사와 함께 바로 삼다수 생산공장과 감귤가공공장 등 '현장경영' 행보로 개발공사의 제2의
이재열 국립제주박물관장에게 제주는 여러모로 특별한 곳이다. 허허벌판에 국립박물관 건물이 세워지며 개관할 때까지 지난한 과정을 몸소 겪었고, 개인적으로는 기다리던 첫째 자녀를 안겨준 뜻 깊은 장소다. 이렇게 다양한 추억을 간직한 제주로 20년 만에 돌아온 소감은 가슴 벅찬 “영원히 이어져 있는 인연”이다.올해 1월 1일자로 취임한 이재열 관장은 20년 만에 제주 복귀인 동시에, 박물관의 20번째 생일을 준비해야 하는 위치다. 2000년 4월 개관 준비팀으로 발령받은 젊은 학예연구사가 어느새 박물관 운영 최고 책임자인 관장으로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