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칼럼] 돌아보는 4.3미술, 보롬코지에서 싹튼 4.3미술제...여정은 끝나지 않아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과 ‘화산도’, 이산하 시인의 장편서사시 ‘한라산’, 3년간 50편의 ‘4.3연작’을 완성했던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 (중략)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박경훈의 제주담론] (32) 에 붙여2009년 9월 30일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즉 알기 쉽게 말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유학자들에 의해 혹세무민하는 미신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의 민족문화말살정책에 의해, 그리고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 깃발이 온 국토에 나부끼던 기간에는 역시 미신으로 핍박받던 한국의 무(巫), 그리고 굿. 1만 8천 신들의 고장이라는 제주, 그러한 제주문화의 정수였던 굿이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세계적인 문화로서 인증을 받았다. 슬프게도 안에서...
[박경훈의 제주담론] (31) 세상의 모든 일보다 급한 일, 제주어 살리기 ⑤-도지사 직속 제주어살리기운동본부 설치해야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제주어문화운동이 시작되어야죽어가던 언어의 불씨를 되살린, 앞의 성공적인 사례들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전면적인 언어부활정책을 펼쳤다는 점이다. 현재 제주어의 위기를 지방정부만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또한 현재 지
[박경훈의 제주담론] (31) 세상의 모든 일보다 급한 일, 제주어 살리기 ④ - 언어권, 인간이 지닌 태생적이고 보편적인 권리제주어 보전에 대한 논리를 펴면, “이미 표준어 생활을 통해 사회생활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데, 왜 굳이 꼭 제주어를 살려야 할까?”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아니, 실제로 그런 생각을 지닌 제주도주민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런 인식을 지닌 그룹들로 인해 한때 제주도를 ‘영어공용화지역’으로 ...
[박경훈의 제주담론] (31) 세상의 모든 일보다 급한 일, 제주어 살리기 ③- ‘유산등재’는 국가적으로, ‘유산위기’는 지방이 알아서 해라?현재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건수는 엊그제 등재된 남한산성을 포함해 세계유산 11건(문화유산 10건, 자연유산 1건), 세계기록유산 11건, 세계지질공원 1건, 창의도시 3건, 인류무형문화유산대표목록 16건,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5건(북한 4건)(유네스코한국위원회)
[박경훈의 제주담론] (31) 세상의 모든 일보다 급한 일, 제주어 살리기 ②-언어는 자연히 죽는 것도, 자살하는 것도 아닌 ‘말살’당하는 것일제의 식민지배 수단으로 시작된 표준어정책의 역사제주사람 이방익의 중국 표류행적을 들은 정조가 그의 글이 시원치 않자, 당시 명문장가였던 박지원에게 명을 내려 짓게 한 표류기 《남유록》에는 “탐라인으로 외국에 표류한 자들이 거짓으로 본적을 칭하기를, 영광 전주 강진 ...
[박경훈의 제주담론] (31) 세상의 모든 일보다 급한 일, 제주어 살리기 ① - 절멸 속도 못 쫓아가는 제주어 회생의 노력원희룡 새 도정이 들어섰다. 탕평과 협치를 내세운 새 도정은 도정목표를 “제주의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워 궁극적으로 세계를 품는 제주로 발전한다.”라고 밝혔다. 제주의 자연과 사람의 가치는 그렇다 치고, 필자가 관심을 가지는 건 문화의 가치인데, 원희룡 도정은 제발 제주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발
[박경훈의 제주담론] (30)문화적인 품격과 영혼 없는 도정 그리고 천박한 경제제일주의가 투합한 풍경지방선거의 열풍이 종반전에 이르렀던 지난 달 31일, 성산일출봉에 난데없는 대형 간판이 세워졌다. 세계적 다국적 다단계회사인 중국암웨이의 ‘Amway’라는 영문로고를 입체물로 만든, 높이 6m에 너비 20m의 대형 로고간판이 성산일출봉 전면 잔디밭 위에 세워진 것이다. 당시 이곳을 찾았던 내국인 관광객들은 눈이 휘
[박경훈의 제주담론] (29) 정녕 후세들에게 싸질러 놓은 똥을 대대손손 치우게 할 것인가?218m ‘초고층 빌딩(supertall skyscraper)’인 드림타워의 바람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무를 더 심어라.”라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위원회’의 조건부 요구사항은 건설강행 면죄부에 대한 면피용 카드도 되지 못하는, 지나가던 소가 웃을 코미디다. 그들의 ‘전문성’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이들이 과연 전문가인가? 이런...
[박경훈의 제주담론] (28) 2014 지방선거, ‘지속 가능한 섬’으로의 미래비전의 전환을 위해④성장은 가난을 구제하지 못한다엄밀히 얘기해 제주도의 발전전략이 지난 40여 년간 ‘양적 성장’에 있었던 것은,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그 ‘성장의 과실’ 덕에 모든 도민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암묵적 전제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전제는 오래된 성장과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선전과 정교한 세뇌의 결
[박경훈의 제주담론] (28) 2014 지방선거, ‘지속 가능한 섬’으로의 미래비전의 전환을 위해③제주관광, 다시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혁신해야(사진 출처 : http://www.enerjigazetesi.com) 2009년 세계는 의미심장한 경고의 목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언젠가 석유고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늘이나 내일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석유가 우리를 버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석유를 떠날 준비를 해야 한
[박경훈의 제주담론] (28) 2014 지방선거, ‘지속 가능한 섬’으로의 미래비전의 전환을 위해②아니다, 남은 시간은 단 하루다이러한 저무는 시대의 한복판에, 발간연도인 1972년 이래 가장 논쟁적인 저작이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모형에 기반한 미래 예측보고서로, 발간 40년 만에 그 예측의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비관적 지구미래의 ‘실제적 예견서’로 재평가되고 있는 문제적 저작 《성장의 한계(The Limi...
[박경훈의 제주담론] (28) 2014 지방선거, ‘지속 가능한 섬’으로의 미래비전의 전환을 위해 ①카산드라 콤플렉스와 미래의 운명‘판글로스(Pangloss)’는 찬사를 받고 ‘카산드라(Casandra)’는 무시당하고 멸시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트로이인들이 뒤늦게 깨달은 것은, 카산드라가 옳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녀의 예언을 존중했더라면 다가오는 역경에 대한 적절한 준비로, 잠깐 동안 무지로 느낄 수 있던 행복한
[박경훈의 제주담론] (5) “배에 탄 친구들은 왜 살아오지 못했나요?”⑤
[박경훈의 제주담론] (30) “배에 탄 친구들은 왜 한 명도 살아오지 못했나요?”④예의 없는 군상들의 ‘망언 퍼레이드’망언은 보통 일본의 극우보수들이나 군국주의의 망령에 아직도 몽매한 이들의 전매특허인 줄 알았으나, 이번 사고를 통해 생산된 망언의 수준과 반인격적이고 도착적인 행태를 보자니, 이제 우리나라도 법과 제도차원에서 망언관리를 제대로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일본정치인들의 망언...
[박경훈의 제주담론] “배에 탄 친구들은 살아오지 못했나요?”③국가적 재난에 처하여 사과에 인색한 대통령, 책임지지 않는 국무총리,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국가안보실장국가차원의 대참사의 경우 지배자들의 태도와 발언은 국가공동체 일원의 단합과 위기극복을 위한 지도력의 발휘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지도자와 그 지도자가 이끄는 지배그룹들의 희생자와 국민들에 대한 말 한마디 행보 하나는 평시보다 몇 배
[박경훈의 제주담론] (28) “배에 탄 친구들은 왜 살아오지 못했나요?”② 안전을 경시한 규제 완화가 빚은 예정된 사고 - 이번 사고로 귀착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상황적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사건의 최종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그것은 단순히 상징적 수사가 아니다. 바로 MB정부의 기업 프렌들리와 그에 따른 규제완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나라도 종전에는 선령에 엄격했다. 1985년부터 노후선박의 해난
[박경훈의 제주담론] (27) “배에 탄 친구들은 왜 한 명도 살아오지 못했나요?”①“이게 나라인가?” 하고 묻는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이 뒤집혔다. 사진 속 세월호의 모습처럼. 배가 뒤집히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선 안 될, 대한민국의 민낯이 드러났다.“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어처구니없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지난 4월 16일, 21세기 백주대낮에 벌어진 대형해난사고인 ‘세월호 침몰
[박경훈의 제주담론] (26) 김석범․현기영 선생과 동경 웃드르에서의 하루수장굿과 세월호의 슬픈 죽음들을 위무하고 떠난 날하늘이 온통 슬픈 날이었다. 폭우는 아니었지만 시작과 동시에 뿌리기 시작한 빗줄기는 제법 굵어지더니 비옷을 입어도 몸을 적실 정도가 되었다. 특히 제주의 비는 언제나 바람을 타고 뿌려대는지라 나이 드신 유족 어르신들이 크게 고생했다. 산지항 제2부두 방파제에서 치러진 굿판. 계속 불어
[박경훈의 제주담론] (25) 이번 선거는 특별자치도를 바로 세우기 위한 선거이제 곧 농지마저 부동산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다지구 위에서 벌어지는 지배와 피지배 권력과 경제의 문제는 농업혁명이 일어난 신석기시대 이래 결국 땅의 문제였다. 최근에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사극 ‘정도전’이라는 드라마에도 600여 년 전의 땅과 관련된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정도전과 윤소종이 조준을 만나기 위해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