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매년 이맘때가 되면 연일 폭염과 폭우 경보가 발령되고, 해마다 그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우리는 기록적인 폭우로 수많은 생명을 잃었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밤에도 30℃를 웃도는 초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해안 바닷물 온도가 체온보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서이초등학교 추모집회, 서현역 인근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은 별개의 사건들처럼 보이지만 닮은 점이 있다. 자본이 절대선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가 빚어낸 참사라는 점에서 다른 듯 닮아있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희미하게 길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져본다.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새만금에서 열린다고 할 때부터 우려는 많았다. 하지만, 6월에 새만금을 다녀온 분이 그곳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시작되면 많은 이들이 쓰러질 것이라며 한숨을 쉴 때까지도 실감하지 못했다. 국가가 나서서 준비하는 세계
관용에 대한 논의는 서구 종교전쟁의 시대에 대거 등장했다. 이때 써진 책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텍스트는 로크(John Locke, 1632-1705)의 ‘관용에 관한 편지’다. 존 로크는 오늘날에는 다른 맥락에서 여전히 중요성을 지니는 ‘관용’을 그 당시 가장 험악한 종교분쟁의 시대적 배경에서 ‘편지’라는 형식으로 담아냈다. 로크는 관용이야말로 참된 교회를 구별하는 가장 분명한 기준이라고 보았다. 종교를 핑계 삼아 다른 사람을 박해하고, 고문하여 사지를 절단하고, 재산을 약탈하고, 죽이는 자들에게, 그들이 정말 그 일을 우호적이고
요즘 제주 사회는 찌는듯한 폭염만큼이나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이런저런 논란으로 시중이 뜨겁다.특히, 도민사회에 공감대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도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해 여기저기서 경청회를 개최하고 있고 필자 역시 어떤 이유로 행정체제 개편을 하려는 지 의문이 있어서 참석한 바 있다. 그런데 경청회는 도민들이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깊은 식견이 있는 것을 전제로 왜 행정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도 없이 기초자치제의 부활과 관련한 3가지 안건과, 지금 시행하고 있는 시장임명제와 관련하여 보완하는 방안 3가지 안건을 설명하고
나는 지난 두 번의 기고를 통해 ‘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반대하는가’와 지난 17년간의 특별자치체제로 인해 서귀포시와 제주시 간의 불균형이 과거 4개 시․군체제보다 더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였다. 사실 내가 지적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는 공론화 과정을 포함해 거금 15억원의 행정체제개편 용역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도민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해 행정체제개편 용역보고서(2차)의 연구진은 단 한 줄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연구용역에서 특별자치도 성과분석이라는 것을 하면서 많은 지표를 다루고 있다.
중국이 무서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세계 경제를 이끄는 G2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미국, 바로 옆 이웃인 중국 사이에 낀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 글로벌 리더이자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바로 알기 위해, 중국 경제전문가인 고현승 박사가 쓰는 ‘고현승의 중국통신’을 다시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중국의 반간첩법(이하 방첩법) 개정안이 7월1일부터 시행됐다. 중국 내 한국인 커뮤니티, 외교부와 언론에서 주의 메시지를 연
sow [sou] v. (씨를) 뿌리다난 경헌 뜻으로 말헌 게 아닌디?(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다?)sow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sē-(=to sow)이다. 이 sē-에서 나온 낱말로는 semen “정액(精液)”, season “계절”, seed “씨”, disseminate (씨를) 흩뿌리다, seminar “세미나” 등이 있다. 모두가 “뿌린다”라는 의미에 뿌리를 두고 있다.‘말의 씨’라는 말이 있듯이, ‘말을 하는 행위’는 종종 ‘씨를 뿌리는 행위’로 비유된다. 농부(farmer)가 작물(crop)의 씨를 뿌
지난 6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발언이 여론의 분노를 샀다. 그는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를 초빙한 만찬에서 “한국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고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탈중국화 시도 때문”이라고 말하는 등 한국을 위협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그러면 주중대사의 선을 넘는 이러한 오만무도한 발언을 개인적인 언사로 치부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중국외교부의 국장급에
제주섬이 폭염으로 달아올라있다. 일주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발생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알리던 재난 문자는 연일 폭염경보를 알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런 폭염의 상황에서도 야외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에만 야외작업 중 6건의 온열질환 의심 신고가 접수되었고 7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록적인 폭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는 폭염특보 폭염특보는 기상청에서 발효하는데, 일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나름 분석하자면, 오영훈 제주도정이 애창해온 ‘도민의 자기결정권’은 개인의 헌법상 권리인 자기결정권의 확장판이다. 국가권력의 간섭을 배제하되 그 범위를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넓힌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도의 미래를 도민 스스로 일궈가겠다는 주체적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초의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 딱 맞는 구호가 아닐 수 없다. 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읊는 순간 모종의 전율을 느끼기도 한다. 설사 정치적 수사일지라도 그 자체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래야 한다는 구호이지 않은가. 물론 실천적 노력이
고대 바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루쉰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원래 길이란 없었다. 사람이 처음 다니기 시작하면서 점차 많은 이들이 그 뒤를 밟아 길이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육지의 길은 능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바닷길을 내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다. 너른 바다를 그저 항해하면 되지 무슨 길이냐고 할지 모르나 무지의 소치일 따름이다. 옛날 바닷길을 지나는 선박은 서너 가지로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정상적인 것은 상선과 어선, 그리고 객선인데, 이외에 비정상적인 것이 있으니 노는 부러지고 닻도 끊어져 하염없이 흘러가는
지난 번 기고에서 나는 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반대하는가를 밝혔다. 나는 지난 17년 동안의 우리가 경험해 온 특별자치체제는 재정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탁월한 효과가 있었으나 행정시장의 임명방식으로 인해 주권을 가진 주민으로서의 정치적 효능감의 상실과 행정시 간의 정책경쟁의 실종으로 주민의 행정수요 대응성에 현행 체제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당적을 두지 않은 행정시장 직선제를 도입하고 행정시가 독립적인 정책형성권을 가질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통해 일부 지방세목의 세입을 행정시의 재원으로 보장하고, 예
refined [rifáind] ɑ. 세련된, 정제된끗이 무낀 재난관리시스템(끝이 무딘 재난관리시스템)refined의 어근(root) fin은 “끝/한계(end/limit)”란 뜻을 지닌다. 이 fin에서 나온 어휘로는 fine “뛰어난/좋은”, final “최종의”, finish “끝내다”, refine “정제하다”, define “규정하다” 등이 있다. 모두가 다 “끝”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fine, refined를 우리말로 직역(literal translation)한다면, 아마도 “끝내주는”이란 말에 가까울 것이다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본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나 단순하고 쉬운 질문일 것 같지만 막상 답을 하려고 하면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국어사전에 ‘보다’를 찾아보면, ‘눈으로 대상의 존재나 형태적 특징을 알다’라
지난 일요일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 마련된 서이초 교사 추모 공간을 다녀왔다. 마음이 먹먹했다. 일요일 오후 시간에도 이어지는 발걸음을 보며 그의 죽음이 부디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교권 침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가 죽음의 장소로 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죽음을 통해서라도 문제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죽음은 교권 침해 대책을 미뤄온 우리 사회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모습을 꾸짖고 있다. 지난 3월 7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편은 많은 이들
제주특별자치도의 기초지방자치단체 부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용역(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등을 위한 공론화 추진 연구용역) 주체가 중간보고를 하면서 2개 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2개 안은 ‘시·군·구 기초지방자치안’과 ‘시·읍·면 기초지방자치안’이다.그리고 시·읍·면 자치안에 대해서는 생소해하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60년 이상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시·읍·면 자치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시·읍·면 자치는 지방자치의 뿌리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주민의사결정권 존중이 되고 있는가? 지난 도정에서 공론화 작업, 도와 도의회 합의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인정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의 여론을 확인하고 싶다면, 실제 공항부지에 편입된 주민들에게만 의견을 물어보라? 그러면 과연 그렇게 찬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는가? 전도민의 의견은 반대의견이었다. 이를 존중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이지 제2공항 건설 찬반 투표가 아니다.그런데도 다시 확인이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시행하면 된다. 대통령이나 그 수하인 국토부 장관, 또는 제주
나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난 17년 동안 시행해온 2개(제주시, 서귀포시) 구역의 행정시장 임명제는 반드시 변경되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하지만 현행 체제의 주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대해서 반대하며, 특별자치도 체제 내에서의 새로운 모형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우선 주민의 입장에서 제주의 현행 행정시장 체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허쉬만(Albert O. Hirschman)이라는 학자의 책 ‘이탈, 항의, 충성(Exit, Voice, and Loyalty’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비문증(飛蚊症), ‘날 비’에 ‘모기 문’, ‘증세 증’. 말 그대로 실제 눈앞에 없는데도 모기 같은 검은 점이나 가는 실뭉치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날파리증이라고도 하는데
rain [rein] n. 비어느제꺼장 장마칠 건고?(언제까지 장마인가?)rain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reg- “축축한(=moist, wet)”이다. 고대영어(Old English)에서는 regn으로 중세영어(Middle English)에서는 rein으로 나타나는데, 이때부터 “강우(降雨: rain, descent of water in drops through the atmosphere)”를 뜻하였다. 라틴어에도 동사 rigare(=to wet, moisten)로 남아있는데, 여기서 파생(derivation)된 영어어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