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사진 한 장, 손에 낀 은반지, 구식 재봉틀. 사물에 담긴 한스러운 제주4.3 이야기를 허은실이 쓰고 고현주가 찍었다. 사진집 ‘기억의 목소리’(문학동네)다. ‘기억의 목소리’는 4.3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고현주 사진작가가 유품 사진을 찍고, 허은실 시인이 인터뷰를 기록하고 시를 썼다. 유족들이 간직하고 있는 4.3 관련 유품 22점과 수장고에 보관된 신원불명 희생자의 유품 5점까지, 총 27점의 사물을 중심으로 만나는 제주4.3의 이야기다. 출판사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희생자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유
제주4.3과 미국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연구서가 발간됐다.허호준 한겨레신문 기자의 신간 ‘4.3, 미국에 묻다’(도서출판 선인)는 4.3의 전개 과정에 있어 미국의 직‧간접적 개입 수준을 밝히려는 시도를 보여준다.이 책은 제주4.3평화재단의 ‘2020년 학술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된 연구다. 4.3평화재단은 “1970년대 중반 처음으로 4.3을 주제로 하버드대 석사학위 논문을 썼던 미국 국무부 관리 출신 존 메릴(John R. Merrill)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점령 지역에서 제주도에서와 같은 폭력적 민중 저항이
우리가 익숙하게 접해온 미국, 유럽 중심의 문학을 탈피한 새로운 문학을 만나보자.고명철 문학평론가(광운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최근 펴낸 ‘세계문학, 그 너머’(소명출판)의 부제는 ‘탈구미중심주의·경계·해방의 상상력’이다.▲재일조선인 문학 ▲오키나와 문학 ▲아시아 문학 ▲아프키라 문학 등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국제 문학을 주요 작품 중심으로 조명했다.재일조선인 문학은 김석범의 소설 ‘화산도’, 김시종의 시집 ‘니이가타’와 ‘지평선’ 등을 다뤘다. 오키나와 문학은 메도루마 슌의 소설 ‘기억의 숲’과 ‘무지개 새’, 마타요시 에이카의 소
시조를 사랑하는 시인과 도민들로 구성된 젊은시조문학회(회장 김연미)가 오는 11일 오후 5시 인문숲이다(구남로 49)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섬과 섬 사이 그녀들이 있었다’라는 주제로 김정숙, 김미향, 고혜영 시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 , 등 이들의 신작을 중심으로 다룬다. 이들은 오랫동안 제주의 삶과 문화, 자연, 역사에 천착해온 문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진행을 맡은 김연미 회장은 “여성으로서 제주를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일본 시단(詩壇)의 거장이자 재일제주인 1세대, 김시종 시인의 대담집 ‘재일(在日)을 산다-어느 시인의 투쟁사’(보고사)가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로 번역·출판됐다.49번째 제주학총서인 이 책은 김 시인과 일본 문예·사회비평가 사타카 마코토 간의 대화를 정리했다. 제주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이창익 교수가 번역했다.김시종 시인은 일본어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면서 심오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어휘를 창조하는 시인으로도 평가받는다. 또한 일본사회의 우경화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상가로 불린다.20세 나이에 4.3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시인은 대담
이지훈 전 제주시장이 책 ‘행복한 나라 8가지 비밀’(한울)을 발간했다.이 책은 저자가 직접 세계 곳곳을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나열했다.저자는 ▲평등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적 유대감 ▲관용과 포용 ▲무상의료 ▲무상교육 ▲깨끗한 환경과 아름다운 자연 ▲신뢰받는 정부와 좋은 지도자 ▲평화와 국교를 행복한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부탄, 코스타리카, 덴마크, 스웨덴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더불어 “국민총행복이 모든 정부의 정책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국민총행복기본법 제정, 국민총
경상대학교 김지홍 교수(국어교육과)는 최근 ‘제주 방언의 복합 구문 세트-접속문과 내포문’(경진출판)을 발간했다.총 2권으로 나뉜 이 책에 대해 저자는 “1980년대에 출간된 방언의 입말 문학 채록 자료(구비문학 전사 자료)들을 중심으로, 이전 방언 연구가 이질적인 것들만 과도하게 부각시켜 이 방언의 언어 사실을 왜곡해 왔음을 실증했다”고 주장했다.특히 “최근 제주도 조례에서 채택한 ‘제주어’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왜곡된 이념(내선 일체)을 언어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했던 ‘오구라 신페이(小倉進平)’가 처음 썼던 것이다. 오구라
강홍림 작가는 최근 소설집 ‘태풍서귀’(사단법인 사람과사람들)를 발간했다. 이 책은 소설 ‘아버지의 바다’, ‘태풍서귀’ 두 편을 싣고 있다. 아버지의 바다는 처가의 도움을 받아 성공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서귀포를 여행하다가 이중섭을 만나고, 이중섭이 삶에서 아버지를 보게 된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관계 회복을 깨닫는다.태풍서귀는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아들마저 자살한 주인공이 서귀포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그토록 집착하던 인생의 목표가 섬에 반영돼 덧없이 뒤로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생 태풍을 이겨내겠다는 의지, 증오에 대한 용
2020년을 훗날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키다리 제주시인 김수열은 “마스크로 시작해서 마스크로 한 해가 저문다”고 돌아봤다. '물에서 온 편지' 이후 4년 만인 새 시집 ‘호모 마스크스’(아시아)에서 김수열은 익숙한 습관과 행동을 거세하고, 얼굴을 가린 채 거리를 둬야만 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핀다.시인은 마스크를 흡사 호흡기에 비유한다. “집 밖으로 나선다는 건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마스크 없으면 물속으로 갈 수가 없다”는 구절은 지난 한 해를 버틴 인류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를 비롯한 일회용
몸이 건강한데도 잠자는 것이 어려워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침대에 누워도 머릿속에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올라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멈출 줄을 모르고, 마음속에 불안감이나 공포,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숨어 있지는 않나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마인드풀니스입니다. - 오기노 준야 ‘지금, 명상(지에이북스)’ 중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마인드풀니스’ 입문서가 최근 발간됐다. 지에이북스는 언제 어디서든 실천 가능한 명상법이 담긴 책 ‘지금, 명상’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부제는 ‘무심코 무리
고현주 사진작가의 두 번째 4.3 사진집 ‘기억의 목소리 II(Voice of Memories II)’가 최근 발간됐다. 부제는 ‘제주여성의 보따리를 통해 본 제주4.3과 디아스포라’이다. 지난 2019년 출간된 ‘기억의 목소리 I’ 사진집이 20여 명의 4.3 유가족 유품 사진과 글로 구성됐다. 230쪽이 넘는 이번 작업물은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제주 여성 유족 안순실(1946~)의 기억과 삶을 다뤘는데, 오랜 시간 간직하고 있던 보따리 속 사물로 풀어냈다.작가는 애초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제주인들을 기록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로
눈위윤서나의 유리구슬어여쁜 유리구슬봄에는 분홍빛을 담고여름에는 푸른빛을 담는다.모든 것을 담는나의 유리구슬너만 담지 못했다.아아, 너를 담고 싶어라희생김지혜엄마, 그곳은 너무 깊어요.이제 더 이상 깊은 곳까지 가지 마세요.아빠, 그곳은 너무 깊어요.이제 더 이상 깊은 곳까지 가지 마세요.엄마, 엄마를 찾을 수 없어요.아빠, 아빠를 찾을 수 없어요.어둡고 춥고 험하고 날카로운 곳어두운 남극 같은 그 바다더 이상 가지 마세요.더 이상 갈 필요 없어요.제주 고산중학교 전교생 33명의 시 작품을 모은 책이 발간됐다.‘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사단법인 제주학회가 제주학총서 ‘제주 지리 환경과 주민 생활’(한그루)를 창간했다. 학회지 ‘제주도연구’와 이번 제주학총서를 비교하면, 전자가 전문 연구 결과 중심의 발표의 장이라면 후자는 좀 더 대중적인 학술 교양서를 지향한다.창간호에는 제주 지리학에 대한 글 10편을 4부로 구분해 모았다. ▲1부, 제주학 연구에서 지리학의 역할 ▲2부, 역사 기록물이 전하는 제주도의 옛 지리 환경 ▲3부, 오늘날 제주도의 자연 지리 환경 ▲4부, 오늘날 제주도의 인문 지리 환경이다. 출판사 한그루는 “인문 지리 분야와 자연 지리 분야의 전문 연
양순진 작가는 최근 신간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더 신비한 제주 설화’(책과나무)를 펴냈다.이 책은 “아이들이 펼쳐 보고 공감하는 설화 스토리텔링 효과로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취지”로 제작됐다. 쉽고, 친숙한 이야기 전개로 내용을 채웠다.특히 양순진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은 아이들의 손을 빌려 완성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아이들에게 들려준 후 그림을 그리게 해서 그 과정을 하나로 묶었다.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며 양쪽으로는 원시림이 우거진 숲속 길, 어디선가 산짐승도 요란하게 울어
제주수필문학회가 코로나19로 ‘집콕’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난 추운 겨울, 안방을 훈훈하게 만들 제주인의 이야기가 담긴 수필 문학 모음집 ‘다시 읽고 싶은 수필’을 펴냈다.새 책의 주제는 ‘다시 읽고 싶은 수필’로 제주수필문학회원들이 발표한 43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작가당 한 작품을 뽑아 다시 읽고 싶은 수필로 정해 문학집으로 모아낸 것이다.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았고, 담백한 삶의 성찰을 이어갔다. 살고 있는 동네의 역사를 풀어헤치며 제주4.3의 아픔을 써 내리거나 ‘궤’를 통해 친정어머니를 향한
제주 출신 김유정 미술평론가가 새 책을 펴냈다. 20년 넘게 천착해온 제주 동자석이다.신간 ‘제주도 동자석 연구-화산섬 무덤의 꼬마석상’(제주문화연구소)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전 ‘아름다운 제주석상 동자석’을 제주문예회관에서 가졌고 2003년 ‘아름다운 제주석상 동자석’을 발간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2년 부산대학교에서 ‘제주도 동자석 연구-풍토미학 시론’으로 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2001년 전시회 일부 사진과 그 후에 디지털로 찍은 자료들이다. 저자는 “아직도 동자석에 대
사단법인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가 계간 ‘제주작가’ 올해 겨울호(71호)를 발간했다.이번 호 특집은 코로나19로 타격이 큰 지역 문화 예술의 현재를 진단했다. 전례 없는 재난 상황에 처한 제주 예술 상황을 되짚어 보며, 앞으로 다가올 코로나 이후 시대의 예술 방향을 모색했다. 두 번째는 오키나와를 넘어 동아시아, 나아가 새로운 세계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현대 문학의 거장인 오키나와 작가 故 오시로 다쓰히로를 추모한다. 소설가와 인연이 있는 마타요시 에이키, 손지연 번역가, 김동현 평론가의 글을 실었다. ‘공감과 연대’에서는 김
사단법인 제주작가회의(회장 강덕환)는 기획물 ‘작가가 만난 4.3사람들’의 두 번째 책 ‘봄은 가도 봄은 오네’(한그루)를 최근 발간했다. 첫 번째 작업은 지난 2018년 ‘돌아보면 그가 있었네’였다. 이번에는 6명의 작가가 만난 4.3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과 대담, 르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담겨져 있다. 김연미 시인은 4.3당시 총상을 입은 몸으로 동굴에 숨어 살았다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부순녀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흐르지 않는 겨울’을 썼다.부복정 작가는 4.3의 광풍으로 형님을 잃은 좌민형 씨의 삶을 소재로 ‘살아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살아있는 제주어와 문화를 담은 동화집을 펴내 화제다,화제의 주인공은 강미숙 작가. 현직 초등 교사인 강미숙 작가의 첫 동화집 '삥이 뽑던 날'(정진영 그림)을 펴냈다. '삥이'는 삘기의 제주어이다.'삥이 뽑던 날'은 1980년대 초반 제주를 배경으로 제주의 언어와 놀이 문화가 아이들 속에 어떻게 살아 있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8편의 동화를 엮은 책이다.근대화는 개발 논리와 함께 '지역'의 문화를 '중앙'의 문화로 통합.포섭하기 시작했지만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고 지혜롭게 변용하면서 살
장천초등학교 강미숙 교사가 자신의 첫 동화집 「삥이 뽑던 날」을 냈다.제주에서 나고 자란 강 교사는 ‘근대화의 물결’이 몰아치던 80년대 초반 제주를 배경으로 제주의 언어와 놀이 문화가 아이들 속에 어떻게 살아 있었는지 생생하게 녹여낸 8편의 동화를 한 편의 동화집으로 엮었다.이번 출간된 「삥이 뽑던 날」은 생생한 제주말이 잘 살아 있으며 주석을 달아서 읽기 편하도록 편집됐다.눈으로만 읽어도 재미있지만 입으로 소리내어 읽었을 때 느낌이 더 생동감 있게 살아나 독자들을 제주말의 매력에 빠지도록 했다.강미숙 교사는 “거칠지만 계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