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의 늙음과 죽음은 평등할지 모르나 죽음이 찾아온 사람이 나의 할머니라면 그에 대한 감정은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만큼 깊어진다. 여윈 손가락으로 만들어 주던 소소한 음식부터 물끄러미 나를 바라봐 주던 시선까지 할머니의 죽음이 앗아간 것 때문에 가슴은 먹먹해진다. 할머니 개인의 이야기로 역사를 말하는 예술가가 있다. 지난 6월 초 제주시 납읍리에 소재한 고 강상희 할머니의 집 마당에서 임흥순의 영화 상영이 있었다. 이 집은 남편인 임흥순과 함께 영화제작사 반달을 이끄는 김민경 감독의 외할머니댁으로 4.3으로 남편을 잃고 한 많은
한적한 바닷가 마을인 줄 알았던 제주 구좌읍 월정리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제주도와 월정리마을회가 ‘갈등 종결’ 대타협을 통해 6년째 멈춰섰던 증설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월정리 문제는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지금의 월정리는 제주의 어떤 역사적 장면이고 사회적 단면인가.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떠한 과제가 남아있는가. 월정리의 지난 시간이 제주도의 미래에 건네는 물음은 무엇인가. 현장을 지켜봤던 실천적 학자가 보내온 글을 7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글]① 월
이 세상에 '저절로 바뀌는 것'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과학이라는 것으로 그 모든 현상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절로 바뀌는 것'은 없을까?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 바뀌는 것이 있다. 그것이 자연이며 긴 시간 동안 저절로 바뀐다. 짧은 시간에 사람이나 개발 등에 의하여 바뀌는 것이 있다. 이것이 인위적인 변화다. 이 두 가지는 인간에게 엄청난 차이다. 긴 시간 동안 자연스러운 변화는 인간에게 적응할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변화는 인간과 자연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선진국이란 표현이 낯설지 않던 대한민국. 하지만 이태원 참사, 노동시간 연장 추진, 야간집회 금지, 건설노동자 양회동 분신 등 어느 때부터 어떤 이유에서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바꾸는 건 혐오와 차별이 아닌 연대의 힘이다. [제주의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연속해서 싣는다. / 편집자 주2023년 4월 3일, 제75주기 제주4.3 국가 추념일을 앞두고, 제주에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4.3을 공산폭동으로 규정하는 현수막이 제주도 전역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이 책의 제목인 “디지털 훈민정음”은 책에 담긴 15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제일 마지막에 담긴 동명의 에피소드이다. ‘근후’ 어린이가 할머니와 한글공부를 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림을 보고 글자를 맞추는 것에서 리모콘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어서 패턴 그리기와 글자 연습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훈민정음 앱을 다운 받아 함께 학습을 시작한다. 주말의 가족 모임에서 근후는 장기자랑 대회에서 래퍼처럼 디지털 훈민정음 노래를 한다. “애들아 애들아, 디지털 훈민정음 ... 할머니에게 알려주라.” 단순하면서도 깊은 노래다. 이
지난 2006년 고도의 지방 자치권을 보장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전국 최초로 창설된 제주자치경찰단이 어느덧 17주년을 맞이했다.그동안 제주자치경찰단은 제한된 권한과 부족한 인력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으로 ‘우리동네 경찰관’으로 자리매김했다.전국 최초 치안과 일반행정을 융합한 ‘행정복합치안센터’ 운영, 사람중심 교통약자 안전 보행길 ‘이디로’ 조성과 중증 응급환자 골든타임 사수를 위한 구급차 에스코트 지원 등 지역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더불어, 지난해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들이 시력을 얘기할 때 ‘마이너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이너스 시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마이너스로 표기되는 것은 ‘근시’인 눈을
terminate [tə́ːrmǝnèit] v. 경계를 짓다대학도 경계를 엇이헌다(대학도 경계를 없앤다)terminate의 라틴어 어근(root) term “경계(=boundary)”는 고대 로마신화(Roman mythology)에 나오는 경계신(境界神) Terminus에서 유래한다. 여기서 나온 낱말로는 시간적 경계를 뜻하는 term “임기(任期)/학기(學期)”, 맨끝을 뜻하는 terminal “말단(末端)”, 한정된 뜻의 단어를 뜻하는 terminology “(전문) 용어” 등이 있다.대학에서 전통적인 경계(traditional
선진국이란 표현이 낯설지 않던 대한민국. 하지만 이태원 참사, 노동시간 연장 추진, 야간집회 금지, 건설노동자 양회동 분신 등 어느 때부터 어떤 이유에서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바꾸는 건 혐오와 차별이 아닌 연대의 힘이다. [제주의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연속해서 싣는다. / 편집자 주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뉴스는 단연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투쟁일 것이다.공정한 보도를 해야만 하는 언론에서는 장애인 단체가 무엇 때문에
지난 주 건설노조 탄압을 호소하며 분신한 故 양회동 노동자의 장례가 치러졌다. 그에 따라 지역에서도 마지막 추모집회를 개최하고 시청 어울림마당에 차려졌던 시민 분향소를 거두었다. 장례식이 끝난 다음날인 22일, 경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건설노조 제주지부장을 비롯하여 전국의 8명의 건설노동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 대전, 대구, 제주까지 마치 날짜를 맞춘 것처럼 같은 날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었다. 법원은 23일 제주지역 4명 중 1명을 제외한, 전국 총 7명의 건설노동자에게 구속영장을
세계 관광시장이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엔데믹으로 전환되자마자 관광시장 활성화와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관광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홍콩은 한국인 대상 무료항공권을, 대만과 싱가폴은 여행지원금과 바우처를 지원하고 그 외 나라에서는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 역시 글로벌 수준의 관광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시대 흐름의 변화를 파악
“눈앞의 이익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하거나 남을 농락하여 자기의 사기나 협잡술 속에 빠뜨리는 행위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朝三暮四 두산백과가 소개하는 조삼모사의 의미다.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수능”이라는 발언과 함께 수능시험문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 지난 26일 교육부는 킬러 문항을 공개했다. 이런 식의 문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만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킬러 문항을 없애면 수능은 공정할까? 애초에 킬러 문항은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항이다
지난 6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이로써 복수의 특별자치도 시대가 된 것이다. 제주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자치도법’)이 있듯이, 강원에는 ‘강원특별자치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있다. 처음에는 간략하게 만들어졌다가, 올해 6월 7일 전부 개정돼 법률의 명칭도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자치도법’)으로 바뀌었다. 개정 법률은 2024년 6월 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특별자치와 충돌하는 ‘미리 정해진’ 지역비전기본적으로 특별
선진국이란 표현이 낯설지 않던 대한민국. 하지만 이태원 참사, 노동시간 연장 추진, 야간집회 금지, 건설노동자 양회동 분신 등 어느 때부터 어떤 이유에서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바꾸는 건 혐오와 차별이 아닌 연대의 힘이다. [제주의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연속해서 싣는다. / 편집자 주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29일로 며칠 남지 않았다.올해 최저시급은 9620원, 주 40시간을 일했을 때, 월급으로는 201만원이다. 그러나 치솟는 공공요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