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로운 : 외로운* 낭 : 나무의 제주방언* 웨돔박 : 외동백, 돔박낭, 동백나무나무 한 그루가 외롭게 서 있는데, 그 나무에 열매라곤 딱 하나다. 외로운 풍경을 그림처럼 그리듯이 표현하고 있다. 속담의 표현이 독특함을 자아내고 있어 인상적이다.하나만은 외롭다. 사람이나 동물, 식물의 경우가 매한가지다. 하나는 외톨이이기 때문이다. 동백나무가 다른 나무들에서 떨어져 외따로 우뚝 서 있어 외로운데, 바로 그 나무에 동백열매마저 딱 한 알이 달려 있다. 더욱 외로워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한데 이것은 단지 나무의 모습이 아닌, 사
* 사농 : 사냥* 안 헌다 : 아니한다사자나 호랑이가 정글의 제왕인 건 맞는 말이지만, 그들 위에 군림하는 게 인간이다. 사람에게는 그들을 제압할 수 있는 지능이 있고 공작과 기예의 손이 있다. 무기를 만들어 활이나 총 한 방이면 쓰러뜨린다. 마음만 먹으면 맹수에서 순한 동물들, 하늘을 나는 날짐승이며, 바다의 물고기까지 마음대로 포획할 수 있다. 하지만 산 짐승을 아무 때가 함부로 잡지 않는다. 마구잡이로 닥치는 대로 포획하다 보면 멸종될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어류의 짐승의 산란기, 새끼를 치는 시기엔 사냥을
* 어룬안티 : 어른한테(에게)* 뱁곡 : 배우고* 아이안티 : 어이한테(에게)늙도록 배워도 다 배우지 못한다고 말한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무궁무진한 것이 배움이다. 유치원에서 시작한 배움이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대학원을 나온다고 다 배우지 못한다. 배움에는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평생교육을 강조하는 말이다. 배워도 또 배워도 끝이 없기도 하거니와 배우는 데 따르는 그 즐거움을 무엇에 비할 것인가. 시골에서 농사만 짓다 늘그막에야 한글을 익혀 시를 쓰는 할머니들 얘기는 한마디로 감
* 상고지 : 무지개* 사민 : 서면 * 들른다 : (날씨가)갠다 시계가 없던 옛 시절에도 시간을 헤아렸다. 잠자다 일어나 졸린 눈 비비며 뒷손지고 서서 하늘의 별자리 이동을 보고 날이 샐 때가 멀지 않았음을 짚어냈다. 북극성이나 북두칠성이 앉은 자리가 흐는 걸 보아 어림짐작했던 것이다. 어림짐작이라 하고 있지만 거의 틀림이 없었다.날씨를 예측하는 것도 못지않았다. 달이 갓을 써 달무리지면 비가 올 징조라 했다. 한라산이 동네 앞으로 성큼 다가앉으면 우친다고(비 날씨) 짐작했다. 놀라운 예지력이고 통찰력이다. 오랜 세월 살면서 얻어
* 조드는 : 걱정하는* 산짓물 :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샘물의 이름. 지금은 산지천(山池川)으로 확대되면서 생태계가 복원됐다.* 궁근 : 흔들거리는* 팡 : 짐을 내려놓고 쉬게 만들어진 곳(쉼팡)인데, 여기서는 빨래터에 있는 넙죽한 돌판을 말함.* 앚나 : 앉는다 걱정거리가 많아 늘 수심에 겨워 있는 사람은 이상하게도 자꾸 곤란한 일만 겹치게 된다. 수심이 또 다른 수심을 부르는가.오죽 했으면 빨래하러 산짓물에 가 앉았는데 앉은 돌까지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할까. 하필 흔들리는 돌판을 만난 거다. 까딱하다 넘어져 물에 빠질라. 그
* 좋아난 : 좋았던, 좋아하던* 더을 : 후유증, 몸에 배어 버린 습관 혹은 그런 버릇버릇은 제2의 천성이라 한다. 후천적인 쪽이 많다. 좋았던 버릇은 몸에 진득이 밴다. 고생을 해 보지 않고 호강만 누리던 사람이 갑자기 쪼들리는 형편에 맞닥뜨리면 이만저만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도저히 견뎌 내지 못할 정도로 흔들리기 쉽다. 어려움에서 벗어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얘기다. 세상살이 어려운 줄 모르고 편하게만 살다가 곤경에 빠지면, 돌변한 환경에 대처해 적응하려 하기보다는 지난날 좋았던 시절의 안이한 환상으로만 빠져들게 마련이다.
* 봄좀 : 봄잠* 가시자왈 : 가시덤불봄이 되면 유난히 졸음이 몰려온다. 어린 아기도 가물가물 꾸벅꾸벅, 어른도 노인도 고개가 기울어 있다. 특히 초등학생 나이엔 잠이 많다. 오죽 졸렸으면 “아이 땐 낭(나무) 가지에 걸쳐도 자는 게 좀이여” 했겠는가. 앉아도 졸고, 밥을 먹으면서도 졸고. 옛날 동생이 밥 먹다 숟가락을 떨어뜨리던 장면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어릴 때는 좀이 돌았다(잠이 달았다). 그렇게 쏟아지던 잠도 나이 들면서 줄어들다 늙으면 어디로 갔는지 도망가고 없다. 한창 자랄 때라서 그럴까. 어릴 적엔
* 봇보른 듸 : 위험한 곳(부위), 급소(急所)* 장서 : 장사(壯士)* 엇나 : 없다인체에는 급소가 있다. 그곳을 가격하면 혼절(昏絶)한다.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까무러쳐 나뒹굴게 마련이다. 심한 경우는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체력이 말을 하지 않는다. 힘이 산을 들고 기가 세상을 덮었다(力拔山 氣蓋世 : 역발산 기개세)는 초 패왕 항우(項羽)라도 안된다. 제아무리 힘이 장사라 해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므로 그런 위험한 부위를 함부로 손찌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경계의 말이다. 오랜 세월을 두고 경험 속에 얻어 낸 경험칙이란
* 몰석 : (외양간에) 말 매는 줄* 쉐석 : (외양간에) 소 매는 줄마소(馬牛)를 기르는 집에는 의당 말줄과 소줄이 있게 마련이다. 가축을 매는 줄이라고 똑같지 않다. 소를 매는 줄이 있고 말을 매는 줄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집에 기르던 마소를 팔아 남에게 넘길 때다. 이 경우, 소는 팔더라도 원래 매어 있던 줄은 그대로 두고,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줄로 바꿔 끌고 가도록 했다. 그런데 말은 일단 팔고 나면 맸던 줄을 그대로 끌고 가게 했다. 소와 말이 달라, 이는 하나의 관습으로 돼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 몰고레 : 말방아, 연자매(말을 부려 찧는 방아) 방언으로 ‘몰방애’라고도 함* 앚인 : 앉은, 앉아 있는* 고치장 : 고추장방앗간에 앉은 사람이 벌써부터 고추장 타령을 한다. 사리분별 이전에 그야말로 주제 파악을 못하는 사람 아닌가. 사람이 무슨 일을 하거나 처신을 함에 적어도 자신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는 살펴 행동해야 한다. 어디 세상이 호락호락하기나 한가. 철딱서니 없이, 분수도 모르고 덤벼든다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말방아로 찧을 것을 찧어 마련을 해야 고추장이든 된장이든 담글 게 아닌가. 방아에 앉아마자
* 두린 놈 : 미친 놈, 정신 나간 사람, 정신 이상자* 휏간 : 횟간, 날째로 먹는 짐승의 간* 들러먹듯 : 들어서 먹듯참 현장감에 실감을 얹어 놓아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예전에는 소나 돼지를 동네 한 집 마당에서 도살을 했었다. 이를테면 쇠추렴, 돗추렴, 말추렴이라 하던 것. 하지만 주로 농한기나 추석‧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제수용으로 하던 것이라 관에서도 용인했던지는 몰라도 상당히 성행했었다.그게 명절 때 제상에 올리기 위한 산적용(散炙用)이든, 그냥 식용이든 추렴을 할 때면 동네 사람들이 여럿이 모여들어 작업을 하는 현장
* 물헝 : ‘물 항아리’의 제주 방언* 물 : 물(水)이 아닌 ‘물맛’임실제 그렇다. 같은 물인데 그걸 대접에 따랐든 항아리에 채웠든 그 맛은 한 가지일 게 아닌가. 팔팔 끓여 따끈해진 물이나 얼음을 채워 차가운 물이나 그 물이 그 물일 뿐이다. 담는 그릇에 따라 물맛이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질 리가 만무하다. 혹여 달라진다면 그릇의 빛깔이나 물을 마실 때의 기분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을지 모른.똑같은 것이 자리를 바꾼다고 그것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모습이나 성질까지 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설령 그것의 겉모양이 달라 보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7) 누워서 먹을 팔자라도 움직여야 한다 * 눵 : 누워서(臥, 누울 와)* 오몽 : 움직임 오몽해사(움직여야) 타고난 대로 된다는 말이 있다...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6) 위 골고루, 아래 조금씩 * 우 : 위* 골로로 : 골고루, 공평하게* 알 : 아래* 족족 : 조금씩, 조금씩 (적게라도 고르게) “그거...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5) 약 사러 간 놈 초우제날에야 온다 * 사래 : 사러(고), 구입하러(고)* 초우젯날사 : 초우제날에야 아픈 사람 구완한다고 약 사러 간 ...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4) 남의 집 가승을 모르면 큰소리 못 친다 * 놈 : 남, 타인(他人)* 연데 : 연대(年代), 가승(家乘), 족보 민족의 명절 설이 눈앞이...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3) 왕운에 집 짓는다 * 왕운 : 왕성하게 되는 운(운세), 旺運 사람이 살면서 제 집 짓는 일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 우선 터가 있어야 하...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2) 입고 있는 옷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지 말라 * 봥 : 보고서 * 금세 : 값을 쳐줌, 평함, 평가함 한 사람을 입은 옷 하나 보고 평하면...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1) 추위에 떠는 놈 곁에선 옷 장사 마라 * 언 놈 : 추위에 떠는 놈, 헐벗고 사는 사람* 조꼿듸선 : 곁에서는, 가까이서는* 옷 장시 :...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 것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더구나 그 옛 것에 켜켜이 쌓인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응축돼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차고술금(借古述今). '옛 것을 빌려 지금에 대해 말한다'는 뜻이다. 고문(古文)에 정통한 김길웅 선생이 유네스코 소멸위기언어인 제주어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되살려 오늘을 말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길웅의 借古述今] (100) 억새밭에 새 소리한다 * 어욱 밧듸 : 억새 밭에* 생이 : 새, 참새 억새밭에는 새들이 좀처럼 둥지를 틀지 않는다. 나무가 우거진 숲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