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버이날이 지났다. 그리고 이젠 스승의 날이다. 어버이의 날은 자녀들이 부모들을 생각하는 날이고, 스승의 날은 제자들이 스승님을 생각하는 날이다. 붉은 카네이션은 ‘건강을 비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두 날의 상징 꽃이 된 듯하다. 아무래도 먼저 태어나 얻은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는 어른들이기에 우선은 건강을 기원하는 듯하다. 며칠 전 우리 막내 아이가 고사리손으로 학교에서 만들어서 내민 얼기설기 성긴 카네이션은 부모인 내 가슴에서 뜻깊게 달렸다. 필자도 어머니에게 꽃을 드렸다. 중학생인 큰 아이가 학교
횃불에서 촛불로! 한국은 동학혁명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혁명의 나라이다. 1860년 동학창도, 1894년 동학농민혁명, 1919년 삼일운동, 1948년 4.3항쟁, 1960년 4.19의거, 1980년 광주항쟁, 1987년 유월항쟁, 2016년 촛불혁명. 지난 129년 동안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엄청난 역사적 사건들을 겪으면서 우리보다 앞서 이 땅에 살었던 사람들은 봉건왕조의 폭정에 맞서 집강소의 민주주의 실험을 했으며, 외체의 침탈에 맞서 제국주의 일본과 전쟁을 벌였다. 끝내 조선왕조·대한제국이 멸망하자 3.1운동을 벌
공공성을 담보로 고용불안과 도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하수처리장 민간위탁 처리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마땅하다.최근 제주자치도에서는 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에 기술력이 부족하여 빈번한 사고가 발생하여 보목, 색달 하수처리장을 민간위탁하겠다고 발표하였다.과연 기술력이 부족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하수처리장에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은 다년간 하수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하수처리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은 기술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말인가? 이는 현장에서 묵묵히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에 대한 자부심과 업무
유엔 생물다양성협약과 해양생물다양성 보전협약에 의해 전세계는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전체 해역에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는 기후위기, 불법어업, 해양오염 등으로 무너져가는 해양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도 역시 해양보호구역 확대가 절실한 지역으로 4회에 걸쳐 제주지역의 해양보호구역의 확대의 필요성과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한 후보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제주도는 2016년 아후 7년동안 새로운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없었다. 특별히 지정할 계획도 마땅한 후보지도 거론되지 않았다. 해양
제주4.3사건이 발생한 지 75주년이 지났습니다. 초기 미군정의 대응은 강압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5.10 단독선거가 전국 200개 선거구 중 제주도 2개 선거구만 유일하게 무효가 되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미군정이 군 병력과 경찰력을 크게 증강시키면서 강제진압과 초토화작전이 이어집니다. 제주도가 '붉은섬'이 되고, 학살장이 돼 버렸습니다. 이번 특별기고는 4.3 당시 역사적 상황과 5.10 단선 제주지역 무효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오늘로 ‘5.10선거 거부’ 75주년을 맞습니다. 제주도민들은 1948년 5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들불축제는 2021년 문화관광축제로 개최됐으며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K-컬쳐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인정한 문화관광 축제다.초창기부터 10여 년 이상 직·간접적으로 들불축제에 관여해 온 필자는 올해 들불축제를 바라보며 지금껏 가져온 자긍심이 무너졌다. 국내서 대형산불이 빈발함에 따라 산불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축제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국내·외 초청 인사와 관광객을 초대해 놓고 광장에 준비한 달집 하나 태우지 못하는 등 축제 성공
window [wíndou] n. 창(문)보름 들라커리는 창(바람이 드나드는 창)window는 wind와 eye(=to see)의 결합이다. 그 창(窓)은 바람이 드나드는 창이며, 무엇인가를 보기 위한 창이다. 관련 표현으로는 window dressing “창문장식/겉치레”, window seat “창문 쪽 좌석”, window of opportunity “절호의 기회”, window-shopping “윈도우쇼핑/아이쇼핑” 등이 있다.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1955년에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Joseph L
요즘 여기저기서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과의 진료 공백과 응급환자의 처치 지연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문제가 많다. 빨리 치료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환자가 치료가 늦어져 사망하든가, 밤중에 아이가 아파도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부모의 얘기를 듣다 보면, 세계 최고의 의료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기에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의료의 특성과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께서는 이것을 의사가 모자라서라거나 의사들이 돈만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제주는 세계화라는 파도에 떠밀려 엄청난 소용돌이를 겪고 있다. 막대한 외부자본이 투입되었고 관광객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제주에 둥지를 트는 이주민들도 늘어났다. 이로 인해 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가속화되면서 혼돈의 그림자가 제주인의 정신 속에 드리우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제주인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제주인의 정신구조를 탐색하고 성찰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정신은 집단의 운명을 결정짓는 변수이다. 시대에 따라 올바른 지역 정신을 찾아내어 발전을 꾀해야 지역의 건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승지 동무, 산천단은 옛날부터 한라산 산신제를 올리던 곳이야. 뭐, 이거 이상한 이야긴가? 저 하늘을 뒤덮은 500~600년 수령의 여덟 그루 흑송 거목이 산천단의 수호신이고, 한라산 산신제의 제단이 있던 곳, 이방근 선생님은 자기 몸을 바쳐 희생물이 되신 거라고. 그래서 산천단에서 죽은 거지. 정세용을 죽인 것 때문이 아니야. 어이, 승지 동무, 정세용을 죽였기 때문에 산천단에 갔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곳은 신성한 장소라고. 정세용 때문에 거기까지 가겠어? 그런 쩨쩨한 짓은 하지 않아. 흥, 나는 그렇게 생각 안
‘노동은 거룩하다’가톨릭 교회에 아주 오래된 수도공동체가 있다. 성 베네딕도(480~547)에 형성된 베네딕도회이다. 이 수도공동체의 수도 규칙으로서 자신들의 영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이 있다. “일하며 기도하라 (ora et labora)”. 1500여 년이 넘어가는 공동체의 영성에서 ‘일하며’라는 노동이 적극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종교는 자신의 신념을 확신하고 드러내며,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을 그 신념으로 다시 단련한다. 그런데 종교적 행위와 전혀 별개일 것 같은 ‘노동’이 수도공동체의 핵심 문구의 절반을 차
오늘은 133주년 세계노동절이다. 달력에는 근로자의 날, 노동절, 노동자의 날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다. 노동절을 앞두고 지난 금요일부터 노동절을 앞둔 주변의 반응이 들려온다. 새로 직장에 취직한 동생은 “다음 주 월요일에 쉰대! 노동자의 날이라고 회사에서 쉰다고 하네!”라며, 좋아했다. 등기를 보내기 위해 방문한 우체국에서는 “다음 주 월요일 근로자의 날이라서 일반등기는 목요일에나 들어가겠는데요?”라고 한다. 주말 약속이 있어 길을 걸으며 본 일도지구의 한 은행에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 휴무”라고 적혀 있는 A4용지를
population [pὰpjǝléiʃən] n. 인구사름 영 줄어들민?(인구가 이렇게 줄어들면?)population에서의 popul/publ은 “사람들(=people)”이란 뜻이다. 이 popul/publ이란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public “공중의”, publish “발표하다/출판하다”, popular “대중적인/인기 있는” 등이 있으며, 관련 용어(related terms)로는 population density “인구밀도”, population explosion “인구폭발”, population pyramid “
유엔 생물다양성협약과 해양생물다양성 보전협약에 의해 전세계는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전체 해역에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는 기후위기, 불법어업, 해양오염 등으로 무너져가는 해양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도 역시 해양보호구역 확대가 절실한 지역으로 4회에 걸쳐 제주지역의 해양보호구역의 확대의 필요성과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필요한 후보지를 소개하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바다는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고 인류의 생존을 지탱해온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특히 바다는 인류에게 중요한 식량
관광정책 또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려면 우선 관광객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관광객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계획하는지, 소비하는지, 이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2022년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관광객의 약 91%는 개별여행객이다. 개별여행 성향은 개개인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해서 “제주 관광객은 이렇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그렇지만 집단으로서 관광객의 패턴은 찾아낼 수 있다. 제주에서 관광객들의 행동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하면 가능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17년부터 관광객들의 성향을
지난 글에서 제주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실시 필요성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제주의 문제는 소수 엘리트나 중앙정부 관료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지금처럼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는 주민들의 총의를 모으는 것이 문제를 푸는 방법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미 한국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있다. 특히 2014년 강원도 삼척시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2014년 삼척시장의 결단2010년 당시 삼척시장이 원전 유치 신청을 하면서,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삼척의 경우에는 주민들이 원전에 반대해 왔는데, 당시의
4월이 벌써 저문다. 눈부시게 아름다워야 할 제주의 사월을 어지럽힌 건 황사나 미세먼지만이 아니다. 김재원과 태영호, 그리고 서북청년단….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분노를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야 할 제주의 사월을 오염시킨 부끄러운 이름들이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 뒤편엔 민초들을 피로 물들였던 슬픈 역사가 우겨 넣어져 있다. 전체 제주도민 최소 10%가 희생된,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4·3이다. 국가의 폭력으로 자행한 양민학살의 역사다. ‘악의와 무지’는 역사를 대할 때 철저히 배격해야 할 태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4.19혁명 기념사를 듣고 마음이 불편했다. “거짓 선동과 날조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은 전체주의를 지지하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거짓과 위장에 절대 속아서는 안됩니다.”4.19혁명은 독재 정권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가공권력을 동원한 폭력 진압에 맞서 싸운 시민의 정의로운 항거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 민주주의 운동가 혹은 인권 운동가로 위장한 이들이라는 분석이다. 민주주의 운동가라는 말은 그 의미
name [neim] n. 이름일름을 바꾼다?(이름을 바꾼다?)name “이름”의 인구유럽어족(Indo-European family of languages) 어원은 no-men이다. 영어에서는 nama, noma 등으로, 그밖의 게르만어 지역에서는 namo, naam, nafn 등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name의 라틴 어형(word form)인 –onym이 영어로 들어오면서 anonym “가명/익명”, anonymous “익명의”, synonym “동의어(同義語)”, antonym “반의어(反意語)” 등과 같은 낱말이 만들어지게 된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1991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43회를 맞았다.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정착되기 위해 장애우, 장애자 등의 용어와 혼동의 시간이 있었고 장애인과 함께 비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성인이 된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도서관에서 과자를 먹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쓰레기통 앞에 갔는데 버리지 못한 채 내게 돌아왔다. 자기는 1학년 3반인데, 1반 쓰레기통 밖에 없단다. 아들의 말이 무슨 말일까 알아보았더니 아들은 ‘일반 쓰레기통’라고 적혀있는 것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