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동과 중문동이 만나는 해안에 '지삿개'라 부르는 조그만 포구가 있다. 1950년 이전에 이 마을 사람들은 지삿개를 테우 메어두는 장소로 사용하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해산물 채취를 마치고 돌아와서 불을 쬐는 '불턱'으로 사용되었다. 최근에 이 일대에 수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곳 해안에 늘어선 가파른 주상절리
10년 쯤 전에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개봉된 적이 있다. 결혼에 회의적인 준영(감우성 역)과 결혼상대로 안정적인 남자를 찾는 연희(엄정화 역)는 필연적으로 결혼에 이를 수 없는 관계다. 결국 서로에 대한 연민을 간직한 채 각자의 생활관이 허락하는 대로 길을 가지만, 결혼이라는 울타리가 이들의 관계를 갈라놓지는 못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옥탑방에서
유행가 가사에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다고 했다. 누구든지 나이가 들면 주근깨가 눈 밑으로 가뭇가뭇해지고, 검버섯이 얼굴 가득 피고 쪼글쪼글하게 주름까지 지면 얼굴은 괴죄죄해지게 마련이다. 흔히 “청춘이 아프다”고들 말하지만, 청춘의 아픔이 어디 노인의 것만 하겠나? 아픔을 이겨내는
눈발이 날리는 날 사계리로 기행을 떠났다. 제주도 초기 오름이 만들어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귀포 시내를 벗어나 안덕면에 경내에 이르면 수문장처럼 제주도서남부를 지키고 있는 산방산이 눈에 들어온다. 산방산은 점성이 높은 조면암이 분출되어 형성된 화산으로, 산 전체가 한 덩어리로다. 가운데가 우뚝 솟은 모습이 마
내륙에는 눈이 적지 않게 내렸다고 한다. 방송에 2월 강추위가 찾아온다고 난리인데, 서귀포에는 그저 바람이 조금 불 뿐이다.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아내와 서귀포로 산책을 나갔다. 아내와 서복전시관에서 정방폭포를 지나 서귀포 새연교에 이르는 길을 천천히 걸으며 해안절경을 감상했다. 그러고 보니 한나절 이렇게 같이 걸어본 지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특히 지난
제주도는 목포에서 남쪽으로 약 140km 지점에 위치한 국내최대의 섬이다. 섬은 동서방향으로 장축의 길이가 약 74km, 남북방향으로 단축의 길이가 32km에 달하는 탄원 형이며, 부속 섬을 제외한 본섬의 면적이 1,850㎢에 달한다. 제주도는 유라시아판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신생대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섬으로 한라산 정상부를 제외하면 3~5°
한반도 남해안에 있는 섬들의 마을들은 대부분 조선전기에 형성되었다. 당시 가렴주구(苛斂誅求)를 피해 달아난 사람들은 관리들을 피해 섬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면 관리들은 도망자들을 찾아 섬으로 들어오고, 그러면 주민들은 다시 관리들을 피해 또 다른 섬을 찾아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악순환 속에서 왕조가 &lsquo
20여 년 전, 대학교 실습선을 타고 부산을 출항하여 태평양을 항해한 후 되돌아온 적이 있다. 생애 첫 해외 나들이였기에 사뭇 설레기도 했지만, 잠시 동안의 해외생활 가운데 고향에 대한 향수 또한 적지 않았다. 그리고 두 달동안의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뱃머리 너머로 아스라이 한라산 봉우리가 내다보였는데, 당시 한라산과 제주도 전경이 전해준 감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