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ogy [ǝpάlǝdʒi] n. 사과(謝過), 변명(辨明)‘사과’는 ‘사과’ 다와사 헙주(‘사과’는 ‘사과’ 다워야 한다)apology는 apo- “떨어져서(=away from, off)”와 –logy “말(=speech)”의 결합이다. 이 –logy라는 그리스어(Greek) 어근에서 나온 낱말로는 logic “논리”, dialogue “대화”, prologue “머리말”, analogy “유추(類推)” 등이 있다. apology의 어원적 의미는 “(시간적으로 얼마간) 떨어져서 하는 말”이다.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서 시간적
2022년도 얼마남지 않았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개인들로서는 10년후, 20년후의 세상이 어떨지를 생각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나 결국에는 2030년이 될 것이고, 2040년도 될 것이다. 개인은 그렇게 하기 힘들지만, 국가나 지방정부는 2040년까지 염두에 둔 계획을 짜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법률들에서 장기계획을 짜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에 따라 수립하게 되어 있는 도시기본계획이다. 그런데
바람(風)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제주의 바람은 누대로 제주의 언어, 건축, 농경, 무속, 의식주 등 모든 삶의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기후위기라는 생태적 기로에 선 오늘날에 제주 바람은 풍력에너지라는 대체에너지 자원의 사회적 성격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풍력발전 시설 개발이 이어지면서 바람자원의 이용 · 개발 및 그 수익 분배와 관련해, 도민과 기업 간의 역사 · 문화 · 생태적 불평등 문제가 제기돼 제주특별법 개정법률에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 조항’이 신설되기도 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환경정책칼럼 [제
2016년 촬영된 사진 속 현장은 노르웨이 툰드라 지역 하르당에르비다(Hardangervidda) 국립공원 내 한 언덕이다. 당시 이곳에 살던 순록 323마리가 벼락을 맞고 한꺼번에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국립공원 측은 사체를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밝혀 비판받았다. (출처 : “벼락맞아 죽은 순록 323마리 4년간 방치한 결과”) 이 기사는 여러모로 분석이 되었는데, 대체로 인간의 자연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였다. 필자는 그러한 분석은 사건 전체를 다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개입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position [pǝzíʃən] n. (있어야 할) 자리, 제자리제자리에 이서사 아름답주(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답다)position에서의 pose는 “어떤 자세나 태도를 취하다”를 뜻한다. 이 pose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expose “드러내다”, propose “제의하다”, repose “휴식하다”, suppose “가정하다” 등이 있다. position은 일반적으로 “(처해 있는) 위치나 장소, 처지나 입장”을 뜻한다. 또한 ‘He has a position in a bank.(그는 은행에 근무한다.)’에서처럼
‘절대’(絕對)는 비현실적이다. 실제로는 구현하기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어찌 아무런 조건이나 제약이 붙지 아니할 수 있겠나. 종잡기 힘든 우리네 인생을 논할 때는 더 그렇다. 개인적으로도 ‘절대’를 입에 담았다가 낭패를 본 적이 많다. 그 말을 쓰기에는 내 자신의 식견과 경험이 편협하기 이를데 없다. 모든 게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와도 맞지 않다. 지금은 마음 속 일종의 경계어로 삼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겪은 바에 따라서 사물이나 대상을 평가하기 십상이다. 그 인식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따지고 보면, 우주만물에서 인간 자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파도가 거친 깜깜한 새벽 바다도 아닌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 길거리에서 157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다시 일어났다. 국민들은 애통과 참담 사이에서 진정한 애도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8년 전 세월호 참사의 애도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의 애도 기간까지 정해준다. 참사를 참사라 하지 못하고, 희생자를 희생자라 하지 못하고, 근조를 근조라 하지 못하는 현실을 어찌 글로 표현해야 할지 처연함이 온다.‘국가 애도’라는 이름으로, 슬픔에 잠긴 국민들에게 슬픔 이외의 어떤 말도
토요일 오후. 외출하는 나에게 딸들이 어딜 가는지 묻는다. 나는 무심코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군 추모제에 가는데 함께 가겠느냐고 되묻는다. “현장실습이 뭐야?”, “그런데 왜 죽었어?” 딸들의 질문에 답이 궁해진다. 현장실습을 하는 학생이 왜 홀로 공장에서 일했는지, 일하다 죽었는데 왜 노동자가 아니고 학생인지. 꼬리를 물고 우왕좌왕 헤매는 내 말들을 보며 현장실습이 얼마나 엉터리 제도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딸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홀로 추모제에 참석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5월 어느 날 민호군의 아버지로부터
불교에서 사람은 생로병사를 거친다고 했다. 태어나 늙어가며 병들어 죽음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를 일러 사상四相이라고도 하는데,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물이 생겨나면(生), 머물다(住), 변화하고(異), 결국 소멸한다(滅)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실재가 아닌 상相, 즉 감관을 통해 접하는 일시적인 표상(니밋타, nimitta)에 불과하니 괜히 그것으로 인해 고통 받지 말고 벗어나라고 한다. 그러나 어찌 중생들이 그리할 수 있겠는가? 어찌 장자莊子처럼 삶과 죽음이 하나라 하여 마누라가 죽었는데도 동이를 치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겠
가을이 깊었다. 가을의 소리, 가을의 빛깔, 어느 것 하나 서글퍼 보이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어느 인생이나 가을이 깊어가면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까닭 없는 서글픔에 몸을 내맡기곤 한다. 나는 시인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쓴 시를 가끔 애송하고 나 나름대로 이해하기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독자가 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가 나오게 된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시인 박목월의 ‘이별의 노래’는 깊어가는 가을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라고 생각한다. ‘기러기 울어 예는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 여순순례를 떠났다. 첫 방문지는 벙커였다. 일제가 만든 벙커다. 벙커는 국군 14연대가
kickboard [kikbɔːrd] n. 킥보드 전동킥보드, 이추륵 내불 건가?(전동킥보드, 이렇게 놔둘 것인가?)kickboard에서의 board는 “널판(=piece of timber flat and thin)”을 뜻한다. 그 뜻이 넓게 쓰이면서 room and board(=숙식)에서처럼 “식탁/식사”의 뜻으로 쓰이게 되고, “(회의용) 탁자”의 뜻으로 쓰이면서 board of directors(=이사회)에서처럼 “회의”를 뜻하는 말로도 쓰이게 된다. 또한 교통수단(means of transportation)인 배나 차의 안바
언제부터인가 출근길 왕눈이 스티커를 붙인 화물차가 눈에 띈다. 처음에는 눈을 동그랗게 뜬 귀여운 모습의 왕눈이였는데 요즘에는 옆으로 째려보는 눈, 위로 치켜뜬 눈. 그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왕눈이 스티커는 2020년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와 야간 졸음운전 방지를 위하여 보급한 스티커로 이후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도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소형차에도 귀엽게 붙여져 있는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원리는 이렇다. 눈 모양을 반사지에 출력한 왕눈이 스티커는 주간에는 후방차량 운전자로 하여금
‘소리시선(視線)’ 코너는 말 그대로 독립언론 [제주의소리] 입장과 지향점을 녹여낸 칼럼란입니다. 논설위원들이 집필하는 ‘사설(社說)’ 성격의 칼럼으로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독자들을 찾아 갑니다. 주요 현안에 따라 수요일 외에도 비정기 게재될 수 있습니다. / 편집자 글제주대학교 총여학생회가 다시 한번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지난 12일 제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총여학생회 존폐 관련 학생 총투표’를 공고하고, 오늘 총학생회,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선출을 위한 학생 투표와 함께 총여학생회 폐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전국적으로 총
대학사회 내 반(反)인권적 일상들어제(11월 13일) 제주대학교에서는 구성원 학생들의 자발적인 주최로 집담회 ‘학생회 정치에서 누락된 질문들 : 우리가 학생 사회를 떠난 이유’가 열렸다. 집담회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반인권적 일상의 경험 사례들이 터져 나왔다. 경영학과에서 주최했던 군필 복학 남학생과 여학생만 참여 가능한 행사 ‘돌아온 오BA들’에 대한 대응 사례,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총대의원회의 졸업사진 촬영 안내문에 대응했던 경험, 학과 내 예비역과 여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를 만드는 행사를 진행했던 경험, 대학 내
1.오키나와 문학의 대부분은 오키나와 전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오키나와 작가들은 오키나와 전쟁(후)의 양상과 그 과정에서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일어난 대참사는 물론, 전후의 트라우마와 미군기지로 전락한 채 전쟁과 결별하지 못하는 오키나와의 현재적 삶 등을 치열히 다루고 있다. 오키나와 문학은 그러므로 오키나와 전쟁에 대한 ‘기억의 정치윤리학’을 문학적 재현으로 벼리고 있다. 2.작가 오시로 사다토시(大城貞俊, 1949~)는 오키나와 문학의 예의 서사에 투철한데, 그의 서사에서 주목할 것은 우리에게 낯익은 소설의
sacrifice [sǽkrǝfàisǝr] n. 희생(물)victim [víktim] n. 희생(자), 피해자하간일에 콤콤허지 못헌 탓(매사에 꼼꼼하지 못한 탓)sacrifice는 sacred “신성한(=holy)”과 fic “만들다(=to make)”의 결합이다. 라틴어 facere의 한 형태인 이 fic에서 나온 낱말로는 fiction “소설”, efficient “능률적인”, deficient “결함이 있는” 등이 있다. sacrifice의 어원적 의미는 “(신에게 올리는 제사의 제물로) 신성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한자어(C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1970년 12월1 5일 새벽 1시 25분. 바람이 거세지고 성난 파도가 몰아친다. 갑판 위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밀감 3000상자가 뱃머리 왼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여기저기서 “사람살려” 외마디 비명이 쏟아졌다. 사투를 벌이던 사람들은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하나둘 파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남영호는 당시 부산~제주를 잇는 정기 여객선이었다. 남영호는 12월 14일 오후 5시경 제주 서귀항을 출항한 후 성산항에서 승객과 화물을 추가로 싣고 같은 날 밤 8시 10분경 부산을 향했다. 성산항을 떠난 지 5시간 2
10월 3일 니시무라 히로유키(西村博之)라는 일본인 인플루언서가 오키나와 헤노코에 나타났다.헤노코에서는 1997년 이후 현지로의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설에 반대하는 주민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2014년에는 건설 예정지와 인접한 캠프 슈워브 게이트 앞에서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자들은 바다를 매립할 토사와 자재를 운반하는 트럭 등 공사 차량의 진로를 가로막거나 길거리에 농성하다 뒹군다. 수십 대의 트럭이 줄을 선 광경은 그 자체로 위압적이지만 시위자들은 1분 1초라도 바다 파괴를 늦추려 공사장으로 이어지는 기지 게이트 앞에서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