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 [weit] v. 기다리다고슬, 지들림의 계절(가을, 기다림의 계절)wait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 weg-는 ‘팔팔한 상태에 있다(=to be strong, be lively)’라는 뜻이었다. 고대영어(Old English)에서도 wait은 ‘지켜보다(=to watch)’, ‘깨어있다(=to be awake)’를 뜻하였고, 14세기 말부터는 ‘특정 장소에 남다(=remain in some place)’, ‘준비하여 대기하다(=to stand by in attendance on)’라는 뜻으로, 16세기에는 ‘시중을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필자의 기억을 소환해 전하는 편지 글입니다. 새하얀 편지봉투 앞면의 아래위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칸에 볼펜을 꾹꾹 눌러 누군가와 나의 이름을 써 넣던 ‘우리 시대의 편지’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공유하게 하는 코너입니다. 편지는 모바일 메신저나 인터넷 이메일로 소통하는 요즘엔 경험할 수 없는 공감의 통로입니다.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풀이 없어 밥풀을 이용해 편지봉투를 붙여본 적 있는 세대들에게 바치는 연서(戀書)이기도 합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그립습니다. / 편집자 효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뜨겁게 내리쬐던 햇볕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처서가 지났고
‘그곳’에서 비교 또는 경쟁 따위는 무의미하다. 간혹, 출세한 사람의 우쭐거림이 있다고 해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에 속한 사람도 그곳은 포근하게 감싸준다. 그래서인지 때가 되면 누구나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때’는 명절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귀소본능이 작동한다. 더러는 고향을 궁극의 회귀 지점으로 삼기도 한다. 이 때는 수구지심에 가깝다. 원초적 평등의 공간. 마음의 안식처. 바로 고향이다. 고향은늘 가난하게 돌아오는 그로 하여 좋다. 지닌 것 없이혼자 걸어가는들길의 의미.- - - - - -‘찬란한 슬픔
바람(風)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제주의 바람은 누대로 제주의 언어, 건축, 농경, 무속, 의식주 등 모든 삶의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기후위기라는 생태적 기로에 선 오늘날에 제주 바람은 풍력에너지라는 대체에너지 자원의 사회적 성격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풍력발전 시설 개발이 이어지면서 바람자원의 이용 · 개발 및 그 수익 분배와 관련해, 도민과 기업 간의 역사 · 문화 · 생태적 불평등 문제가 제기돼 제주특별법 개정법률에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 조항’이 신설되기도 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환경정책칼럼 [제
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우산혁명으로 알려진 홍콩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네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일들을 우리는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존재 자체로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어선 안됩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난민 등 대상은 다르나 일상 곳곳에서 여전히 차별이나 혐오, 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인권문제에 천착한 '인권왓 칼럼' 연재를 통해 인권활동가들의 현장 목소리를 싣습니다. [편집자 글]뜬금없이 제주지역에서 ‘베이비박스 설치 및 지원을 위한 조례’가 등장하였다. 공청회(“단연코 유기를 위해 출산하는 엄마는 없다”…‘베이비박스’ 당신의 생각은?)를 통해 사정을 들어보니, 한 입양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첨단기술이 출현하고 있다. 세상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바란다. SF는 ‘변화의 장르’로, 현재의 변화 추세를 통해 미래를 상상한다. 이것이 외삽(外揷, extrapolation)이라고 부르는 SF 장르 특유의 문학 기법이다. 그러니 우리는 SF를 통해 세상에는 없는 상상의 과학기술을, 하지만 어쩌면 곧 출현할 지도 모르는 그런 기술을 미리 엿볼 수 있다. 한국에서 SF가 변방의 소외된 장르에서 매력적인 문학 장르가 된 것에는 이런 맥락이 있다.SF 작
정체성에 걸맞지않는 각종 인위적 시설물 설치로 최근 비판 여론이 높아진 제주돌문화공원의 본래 조성 취지를 되돌아보게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기고를 릴레이로 싣습니다. [편집자 주]‘돌문화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돌사모)’이 이제야 구성된 것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모양은 갖추지 않았어도 돌사모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게 아닐까요? 돌사모가 공식적으로 결성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벌써 큰일을 이뤄 낼 수 있었던 것이 이를 말해 줍니다. 돌문화공원이 무작정 훼손되어 왔음에 크게 우려를 가진 이들 몇몇이
birth [bǝːrθ] n. 출생(出生), 출산(出産)노즌 출산율 어떵 헐 건고?(낮은 출산율 어떻게 할 것인가?)birth의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은 bher-(=to bear children)이다. 거기에 death, bath, health 등에서처럼 ‘진행(=process)’를 뜻하는 접미사(suffix) –th가 결합되어 ‘출생(=fact of being born)’ 혹은 ‘출산(act of giving birth)’을 뜻한다. 이 birth라는 어근에서 나온 말로는 birth day ‘생일’, birth rate ‘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상담 전화를 받다가 한번은 모 사업장에서 운전을 하는 노동자로부터 노동조합 가입 문의를 받았다.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장에 어떠한 쟁점이 있는지, 함께 활동할 동료가 있는지를 물으니 혼자 가입할 계획이고, 가입 자체가 목적이라는 답변이었다. “그래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시려는 이유가 있지 않으세요?”라고 물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답변은 아니었다. 이유인즉슨 본인은 정년퇴직을 한 상태에서 새로 일을 시작했고, 든든한 벗을 두고 싶어 노동조합에 가입하
2022년 4월에 시작한 삼성 이건희 컬렉션 기념전이 8월 말로 끝났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장에는 보물급 불상과 도자기와 고가구가 선보였고, 특히 미술품이 돋보였다. 이중섭과 박수근 그림 사이에 제주도의 동자석 8구가 함께 찬연히 빛났다. 무척 소중한 컬렉션들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삼성그룹의 탈법행위와 무관하게 고 이건희 기증품은 찬사를 받을 만했다고 평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동자석의 반출 때문이다. 누군가의 무덤 앞을 지키던 제주도의 동자석은 도굴꾼에 의해 육지로 팔려나갔고, 부잣집 정원의 소품으로 전시되는 비운을
곶자왈 지킴이 송시태 박사(1961-2022)가 얼마 전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났다. 교육자이면서 지질학자이자 환경운동가였던 그가 학문적 완숙기에 접어든 시기에 세상을 떠난 것은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올해 2월 33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이제부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조사와 연구를 맘껏 할 수 있던 터라 그의 타계는 너무나 아쉽다. 더구나 비양도 현장조사가 화산지질 전문가였던 고인의 마지막 행적이어서 마음을 더욱 숙연케 한다.곶자왈은 제주섬에서 반드시 보전해야 할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한
정체성에 걸맞지않는 각종 인위적 시설물 설치로 최근 비판 여론이 높아진 제주돌문화공원의 본래 조성 취지를 되돌아보게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기고를 릴레이로 싣습니다. [편집자 주]아르노 르 브뤼스끄 박사(미술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발간되는 미술월간지 ‘눈’ 1992년 2월호에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생명이 돌 속에 불어 넣어졌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아래는 그의 글 ‘목석원, 나무와 돌의 정원’에서 추린 것이다. (번역: 김영숙 불문학박사) 백운철은 그의 섬 제주의 역사와 문화유산보존에 온 열정을 바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지난 5월 29일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자치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6월 10일 공포됐다. 이 법률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에 2023년 6월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로써 특별자치라는 단어를 쓰는 광역지방자치단체는 3곳으로 늘어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 강원특별자치도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발현재의 강원특별자치도법은 23개 조문의 비교적 단촐한 법률이다. 주민투표에 대한 특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내 별도계정 설치, 인사교류 및 파견에 관한 특례, 지역인재의 선발채용,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생경한 만남이었다. 제주도 북서쪽 해안에는 오래된 선인장 군락이 있다. 천년초(자단선선인
gen·er·ous [dʒénərǝs] ɑ. 아량이 있는아량이 몰라븐 사회?(아량이 말라버린 사회?)generous의 인도유럽어족 어원(origin)은 gene- ‘태어나다(=give birth)’이다. gene-의 이러한 뜻에서 나온 낱말이 gene ‘유전자(遺傳子)’, generate ‘산출하다’, genealogy ‘혈통(血統)’, genius ‘천재(天才)’ 등이다. 이 gene-이 라틴어를 통해 영어로 들어오면서부터는 ‘고매한 태생의(=of noble birth)’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리고 그 ‘고매함’이 ‘마음의 넓음’
정체성에 걸맞지않는 각종 인위적 시설물 설치로 최근 비판 여론이 높아진 제주돌문화공원의 본래 조성 취지를 되돌아보게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기고를 릴레이로 싣습니다. [편집자 주]북해의 테르스헬링(Terschelling)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배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이곳에서 매해 6월에 열리는 우롤(Oerol) 페스티벌은 특정 장소에서의 공연(site specific performance)에 집중하는 예술축제이다. 섬 주민의 수가 5000여 명인데, 관객 수는 매년 증가 지금은 1
도둑, 거지, 대문 없는 삼무도 제주가 불평등의 중심지가 됐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지난달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내놓은 ‘제주지역 가계 순자산 규모와 자산 격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자산 불평등이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21년 3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 평균 순자산이 4억 9153만 원으로 16개 시·도중(세종 제외) 서울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으며, 전체 순자산에서 상위 25% 그룹이 차지하는 순자산 비중이 74.4%로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산 불평등 정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