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검은 돌이 숨었다. 숨은 돌은 보이지 않지만 드러나 있다. 숨은 돌은 부드러우
need [niːd] n. 욕구 지 욕구를 아는 게 몬처다(자기 욕구를 아는 게 먼저다) need의 뜻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He is in great need.(그는 매우 곤궁한 처지에 있다)’에서처럼 “결핍(poverty)”의 뜻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며, 또 다른 하나는 ‘She earns enough money to satisfy her needs.(그녀는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살 만한 돈을 번다)’에서처럼 “필요로 하는 것(what is required)”의 뜻으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욕구(慾求)로서의 need는 무
“최저임금이 만원이면 좋겠어요.”최저임금이 결정된 29일 도내 고등학교에서 학생노동인권교육 중 최저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온 말이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학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만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유를 물으니 내년에는 졸업도 하고 사회인이 되니 임금이 높아지면 좋겠다는 이유란다. “최저임금수준으로 노동자와 그 가족이 살기 힘들다.”최저임금이 결정되는 6월 한 달간 전국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제주에서도 오일장, 제주시청, 노형오거리 등 유동인구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산북 제주시에서 한라산(1950m)을 가운데 두고 산남 서귀포로 넘어가는 겨울 하늬 바람을 일명, 제귀지풍(濟歸之風)이라 부르겠다. 반대로 여름철에는 서귀포에 남풍이 한라산(漢拏山) 백록담을 넘고 윗세오름, 어승생악 아흔아홉골을 지나 북쪽 제주시로 부는 바람이 귀제지풍(歸濟之風)이겠다. 산북에서
이제 곧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출범한다.지난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제주는 전국 상황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만에 치러진 선거라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이 압승했지만, 제주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다. 선거전부터 도지사는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돌 만큼 이번 선거는 전국 상황과 달랐다.그래서일까 국민의힘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당이 되고 치러진 첫 선거에서도 도민들로부터 외면받은 데는 스스로 돌아봄이 먼저다.부상일 국회의원 후보가 토론회에서 “제주도가 전라도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역 투표율은 2018년에 비해 12.8%나 하락한 53.1%를 기록했다. 유권자 2명중 1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선거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들이 나오지만,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왜 투표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국가정치의 축소판이 된 제주정치물론 대선 직후에 치른 선거이니만큼, 선거에 대한 피로감이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능감’이 있었다면 투표장에 나올 유권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효능감은 거대정당 간의 진영논리 싸움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개방형 직위 공모를 시작으로 양 행정시장 등 임기 동안 같이할 인사를 임명하는 절차에 들어가면서 도민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공직사회에도 다양한 추측과 함께 퇴임한 전직 고위 공직자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현재 거론되는 퇴직 고위직 인사가 행정시장으로 이어진다면 오영훈 도정 앞날이 심히 우려스럽다.이들의 과거 선거를 이용해 공직사회를 편 가르고 핵심 부서에 자기 인맥을 심어 조직을 장악하고 아직도 주요 공직인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도민들은 과거 제주지역에서
지난주 삼달리에 있는 별꼴학교를 방문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민트색 건물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렸다.별꼴학교는 올해 문을 연 1년제 대안학교다. 별꼴학교는 학교 아닌 학교를 지향한다. 일방적 지식 전달 교육을 지양하고 각자가 가진 내재된 힘을 끌어주는 방식을 지향한다. 영어 공부를 예로 들면 영어 학습보다는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제시해 스스로 영어 공부의 이유를 찾도록 한다.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학생의 질문이 있으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방식이다. 학생과 교사라는 명칭도 거부하고 학교 내
제주도는 평화의 섬입니다. 항쟁과 학살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주4.3이 그렇듯이 비극적 전쟁을 겪은 오키나와, 2.28 이래 40년간 독재체제를 겪어온 타이완도, 우산혁명으로 알려진 홍콩도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평화예술’이 역사와 함께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들 네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해 평화예술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평화예술운동에 대한 창작과 비평, 이론과 실천의 공진화(共進化)도 매우 중요합니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네 나라 예술가들의
1.최근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장편 ‘파친코’가 서점가에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Apple TV+의 웹드라마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데 ‘파친코’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원작소설과 웹드라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떠나 낯선 타방에서 힘겨운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한국사회를 향해 제기하는 여러 문제들을 대중은 일상의 감각으로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2.사실, 전 세계는 숱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동규. 그의 예술은 ‘학살로서의 4.3’을 살피는 일에서 출발했다. 카메라를 든 그의 시선은 늘 제주 땅과 사람에 고정돼있다. 그러나 섬의 항쟁과 학살이라는 특수성의 조명은 결국 한반도와 동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라는 보편성으로 확장하기 위한 평화예술의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천적 작가다. 매주 한차례 [양동규의 필·필·필 film·筆·feel]을 통해 행동주의 예술가로서의 그만의 시각언어와 서사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글한라산 자락 오름에 봉화를 올리고 뜨거운 함성을 외쳤다. 남한만의 정부 수립을
name [neim] n. 이름안직도 이레착저레착허는 6·25의 일름(아직도 정해지지 못한 6·25의 이름)name ‘이름’의 인구유럽어족(Indo-European family of languages) 어원은 no-men이다. 영어에서는 nama, noma 등으로 쓰였으며, 그밖의 유럽지방에서는 namo, naam, nafn 등으로 쓰였다. 영어에서는 name의 라틴 어형(word form)인 -onym이 등장하면서 anonym ‘가명/익명’, anonymous ‘익명의’, synonym ‘동의어(同義語)’, antonym ‘반의어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6월 22일 마침내 국산 로켓을 우리나라 국토에서 쏘아 올릴 수 있게 됐다.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는 한국 내에서 커지고 있는 우주로의 포부를 북돋아준다. 다만 누리호의 의미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북한과의 적대감 속에서 우주 기반 감시 시스템과 보다 큰 미사일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이
제주도 전역을 빠르게 덮어가고 있는 노란꽃의 잡초, 제주도민들이 민들레로 착각하는 식물인 개민들레가 있다. 식물도감에는 서양금혼초(학명:Hypochaeris radicata)로 소개되고 있다. 서양금혼초는 국화과 식물인 여러해살이풀이고 원산지는 유럽으로 목초종자 등에 혼입돼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귀화식물이다. 금혼초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지만, 금혼초와는 다른 형태이고 자생하고 있는 민들레(학명:Taraxacum platycarpum)와도 다르며,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교란생물(식물의 경우 총 16가지) 중의 하나다. 잡초방제
제주특별자치도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원회)의 위원장 포함 6명이 사퇴하였다. 사유는 제주도정이 인권위원회에 인권정책업무 시행에 관한 협력을 하지 않아, 인권위원회가 심의 자문할 수 없게 인권위원회를 운영했고, 인권침해 사건이 진정되었음에도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종결 처리함으로써 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구제 책무도 원천 봉쇄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특별자치행정국은 해명자료를 내어, 기본계획으로 심의했으므로 다시 심의받을 수 없으며, 진정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제받을 수 있고, 지역인권위는 조사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여 자체 종
부재의 존재“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 뜻밖의 자리에서 마주할 때엔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게 연결되지 않은 장소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도저히 연결되지 않는 공간, 어쩌면 다른 세상에서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거든. 그런데 그게 그것들이 원하는 장소이거나 위치는 아니었을 거란 거지. 그래도 어찌 되었든 존재해왔던 것이고 존재하고 있고 존재해가는 것이어서 의미는 있지 않을까 하는 거야. 그런데 가끔은 그곳에 있으면서도 없는 것 같은 존재도 있거든. 그곳에 있지만 전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하는 거지.”얼마 전에 끝난 화제
pro·voc·a·tive [prǝvɔ́kǝtiv] ɑ. 자극적(도발적)인 무사 이추륵 자극적인고?(왜 이토록 자극적인가?)provocative에서의 voc-은 ‘목소리를 내다(=to call)’라는 뜻을 갖는다. 이 voc-이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vocal ‘목소리의’, advocate ‘옹호하다’, invoke ‘간구하다’, evoke ‘(기억이나 감정을) 불러일으키다’ 등이 있다. 사실, 어떠한 작용을 가하여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reaction)을 일으키는 ‘자극(刺戟:stimulus)’이란 긍정적인(pos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필자의 기억을 소환해 전하는 편지 글입니다. 새하얀 편지봉투 앞면의 아래위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칸에 볼펜을 꾹꾹 눌러 누군가와 나의 이름을 써 넣던 ‘우리 시대의 편지’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공유하게 하는 코너입니다. 편지는 모바일 메신저나 인터넷 이메일로 소통하는 요즘엔 경험할 수 없는 공감의 통로입니다. ‘강충민의 보·받는 사람’은 풀이 없어 밥풀을 이용해 편지봉투를 붙여본 적 있는 세대들에게 바치는 연서(戀書)이기도 합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그립습니다. / 편집자 이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양간지풍(襄杆之風)은 봄철에 강원도 양양군과 고성군(간성)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부는 바람이다. 제주시와 한라산(1950m)을 가운데 두고 서귀포로 넘어가는 바람은 제귀지풍(濟歸之風)이 아닐까. 제주시의 제(濟)자와 서귀포의 귀(歸)자가 붙고, 갈지(之)자와 한라산을 넘는 바람(風)을 연결했다.
며칠 전 한 지인으로부터 [400년의 긴 길]이란 신간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 책은 400년 전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조선 팔도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기록에서 시작합니다.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들은 그곳에서 전리품 취급을 받는 인간 이하의 삶을 이어가야만 했습니다. 이런 조선인이 약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책에 눈길이 더 갔던 것은 원저자가 제주 출신 재일동포로 제가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번역자는 일본인 나까무라 에미꼬인데, 공주대학교대학원 석사 출신이라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단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