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쏠두리에 : (속과 겉이 달라) 약은 속셈을 감춘 사람그 사람, 겉으로는 어중간(於中間)해 보이지만 속이 꽉 찬 사람이다. 보기에는 의뭉한 듯하나 속은 똑똑하고 세상 물정에도 밝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무얼 잘 모르는 것처럼 행세하지만 사실과 다름을 얘기할 때 쓰는 말이다.다소간 ‘그 사람 말이나 행동이 썩 세련되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하고는 아주 딴판이다. 아는 듯 모르는 듯, 잘할 듯 못할 듯 하는 것이지, 사실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우습게보거나 업신여기지 말아야 한다. 대놓고 명심해서 상대하라는 경계
* 기는 놈 :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활동하는 사람* 앚인 놈 : 앉은 사람. 일하지 않고 노는 사람일하는 사람과 빈둥거리며 노는 사람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눈이 시뻘겋게 일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은 하지 않고 또 일에 관심을 갖지도 않고 실실 떠돌아다니며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있다.놀고 지내는 사람은 따지고 보면, 일하는 사람 덕분에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러니 일밖에 모르고 사는 사람은 일 안 하는 사람의 종으로 내어나 그들의 종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일하면
* 볼아사 : (날씨가) 맑게 개고 바람 없어야추석은 연중 중추(仲秋)로 가을이 한창일 때다. 오곡백과가 탐스럽게 익어 추수가 한창 이루어지는 절기다. 농촌이 추수철을 맞아 일 년 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다.아직 곡식이며 과일이 완숙(完熟)하지 않았으니, 연일 쾌청하면 좋다. 일조량이 많아야 한다. 어쩌다 가을비가 지적지적 내리면 농사의 마무리가 잘되지 않는다. 수확에 결정적인 차질이 올 것은 말할 것이 없다. 심하면 일 년 내내 흘린 땀이 도로(徒勞)가 되고 말지 않는가.올해처럼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
* 꾀는 : (설설)끓는* 포리 : 파리* 놀아들 듯 : 날아들 듯, 날아드는 것처럼끓는 죽에 파리가 날아 들 듯이 한다. 말만 들어도 끔찍한 일이다. 죽이 펄펄 끓는데 파리가 날아든다는 것부터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결과는 보나 마나 파리는 죽음에 이르고 말 것이다.‘뜨거운 죽’, ‘꾀는 죽’ 두 가지로 쓰이지만, 후자 ‘꾀는 죽’이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뜨거운 죽보다 꾀는 죽이 훨씬 감각적으로 강하니 그럴 것이다. 뜨거운 정도는 목숨을 건질 수도 있을 것이나, 끓는 죽은 뛰어든 파리의 목숨을 단숨에 끊어 놓을 것이 아닌가
* 몽생이 : 망아지* 요망지다 : 야무지다사람은 살고 있는 곳의 영향을 받아 그 기후나 풍토를 닮아 간다. 열대지방 사람들은 더운 곳이라 동작이 느리고 한대지방 사람들은 동작이 빠르다. 기후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생각하는 것이 더디고 활동이 굼뜬 것도 마찬가지다.제주도에서 서귀포시 ‘대정읍’은 섬의 서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바람이 제일 세게 불어 거친 곳이다. 8,9월에 불어 닥치는 태풍도 다른 곳에 비해 심해 피해가 우심하다. 이 어려운 재해와 맞닥뜨려 견뎌 오다 보니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성향이 강인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실픈 : 싫은* 허천 : 보아야 할 곳은 보지 않고 엉뚱한 데만 보는 것부모가 그 아이 속을 잘도 꿰뚫어 보았다. 예전에야 어른 대부분이 글을 배우지 못했으니 까막눈, ‘낫 놓고 기역 자 모르는’ 곧 문맹(文盲)이었다.한데 제 자식이 책상을 받아 앉아 글을 읽는다 하면, 정말 글을 읽는 건지 건성으로 읽는 척하고 있는지를 바로 알아 맞췄다. 글을 전혀 모르면서도 녀석이 정말 글을 읽는지 읽는 시늉만 하는지를 한눈에 알아봤다는 얘기다.아이가 제대로 글을 읽는지 아닌지를 모른 척하고 살폈을 것 아닌가. 글공부하는 아이는 표정부터 다
* 급헐 : (설깔) 급할 * 뱃소곱부터 : 뱃속부터, 소곱은 속, 안 재미있는 말이다. 사람의 성질은 이미 태어날 때 결정된다는 얘기다. 뱃속에 있는 아기가 쉴 새 없이 꿈틀거리면 성깔깨나 부릴 거라며 혀를 찬다.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쿵쾅거리면서 심지어는 발길질까지 한다. 그럴 때마다 “이 조식 보라게. 촘 힘도 좋네.” 하며 싫어하기는커녕 손뼉 치며 좋아라 했다. 아이 아빠도 엄마 배에다 바짝 귀를 들이대고 요란한 태동을 느끼며 세상이라도 얻은 것처럼 좋아라 맞장구 친다. 가정을 가져 새로운 꿈에 부풀던 시절, 아이를 가졌을
* 곤 똘 : 고운 딸, 예쁜 딸* 신 : 있는, 갖고 있는* 감낭 : 감나무* 목 도는 : 목매다는, 목 달아매는* 한다 : 많다……‘하다’는 형용사로 많다(多), ‘허다’는 동사로 하다(爲)옛날이나 지금이나 얼굴이 예쁜 여자에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인가. 그러니 외씨버선 춘향이같이 고운 아가씨는 총각들이 반해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서지 못하면서도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는 왜 없겠는가.온갖 수단을 쓰고 궁리를 내가면서 사모하는 제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겠는가. 옛날 사춘기를 지나면서 고운 얼굴을
* 꿩바치 : 꿩 사냥하는 사람* ᄒᆞᆫ혼착 : 한쪽 * 시나 마나 : 있으나 마나 꿩바치의 바치는 어떤 분야(일)에 기술이 빼어난 사람, 전문적인 기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제주방언에 ‘동녕바치’라는 말이 있으나. 이 경우의 바치는 ‘구걸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꿩바치의 바치와는 다르다. 옛날에는 Y 자 모양의 나뭇가지 양쪽에 고무줄을 묶고, 그 두 가닥 고무줄 가운데는 가죽을 엮어 놓아 가지 아랫부분을 힘껏 잡고 고무줄을 최대한 잡아당겼다가 목표물을 향해 쏘았다. 새총을 쏘는 모습인데 목표물은 말할 것도 없이 참새였다. 고무
* ᄀᆞ랑비 : 가늘게 내리는 비 가랑비를 순우리말로 ‘실비’하고도 한다. 실처럼 가늘게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이슬비보다는 굵고 보통 내리는 비보다는 가늘다. 특징은 빗줄기는 가늘고 약하지만 끊임없이 내린다. 지면을 완전히 적시지만 물이 고이는 곳은 없다. 가랑비보다 가는 이슬비 그리고 이슬비보다 약하고 안개보다는 약간 굵은 는개는 비가 내리는지 알 수 없은 정도의 비다.이 말은 가랑비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는 뜻이 숨어 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우비(우의) 없이 먼 길을 따났다 낭패를 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약하고 가는
* 촘지름 : 참기름* 먹어난 : 먹었던, 먹어 본* 고냉이 : 고양이이도 오래 쌓인 경험칙에서 나왔을 법한 말이다. 참기름은 천연의 참깨로 빻은 값 비싼 식료로 반찬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향이 오묘할 뿐 아니라 음식을 맛깔나게 한다. 소금이 간을 맞춘다면 참기름은 맛을 나게 한다.고양이란 놈이 냄새를 맡고 부엌에 들어 참기름을 먹어 보면, 아주 환장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생각나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단 한 번에 중독돼 버린다 함이다.이렇게 참기름 맛을 본 고양이가 참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 또한 어떤 일에
* 게우리 : 지렁이. 회충(기생충의 하나)* 건다 : (땅이) 기름지다, 비옥(肥沃)하다과학적 경험이나 발견, 또는 그 분석에 근거한 말임을 알고 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지렁이에 대한 기초적 지식이 필요하다.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올 무렵이면 입술이 트기 일쑤다. 이때 튼 입술을 촉촉하게 해주는 립스틱에 무슨 성분이 들어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평소 눈에 띄기만 하면 징그럽다고 소리 지르는 지렁이 성분이 상당한 분량 함유돼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지렁이 피부는 건조를 막아주는 특수한 기름 성분을 가
* 팡 : 쉴 곳, 쉼터, 쉼팡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고 배고픈 사람이 밥을 찾게 마련이다. 부모님이 보고 싶으니 고향 집을 찾는 것이고 고기를 잡으려 바닷물 속에 드는 것이고 지식을 탐구하고자 책을 읽는다.다만 그 찾고 얻고자 함이 절실해야 한다. 찾으면 열릴 것이요 두드리면 얻으리라고 했다. 강한 의지가 있으면 하고자 한 일이 반드시 이루어지는 법이다.그렇다고 세상사가 모두 순리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 모든 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제가 해야 할 일인데도 남이 해주기를 은근히 바라는 경우도 없지 않다
* 개랑 : 개라서, 개라고지금까지 우리는 ‘개’라는 짐승을 푸대접해 왔다. 사람을 잘 따라 정겹기는 하지만 소나 말처럼 밭 갈고 짐을 질어 나르며 가업을 돕지도 않는다. 돼지처럼 새끼를 낳아 가용에 보태는 수익성도 없다. 새끼는 많이 낳지만 돈 주고 팔 만큼 알아주지 않는 게 개라는 가축이다. 영물의 짐승이라 유난히 낯을 잘 분별해 익숙지 않은 사람이 들락거리면 짖어대는 게 고작이다. 마당 볕 바르고 바람 좋은 곳에 길게 모로 누워 잠이나 자기 일쑤다. 세상에 이렇게 편히 지내는 짐승이 없다. 개 팔자 상팔자란 말이 그냥 나온 것
* 각단 : 초가지붕을 덮는 띠(茅, 띠 모) 가운데 잘 자라지 못한 것. 이것으로 초가를 덮고 가로, 세로 동여맬 때 쓰는 줄을 놓았다.* 밧듸 : 밭에* 생이 : 새(鳥)어떤 새든 다들 나뭇가지를 좋아한다. 나뭇가지가 아니면 동산 높은 곳에 앉아 각기 다른 음색, 결 고운 운율로 고유의 소리를 내며 울어댄다.한데 이 말에서는 새가 ‘각단 밭’에서 울고 있다. 초가지붕을 새(띠)로 덮을 때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기 위해 꽁꽁 동여매는 줄(새를 꼬아 만든 굵은 새끼 모양의 것)을 놓는(만드는) 데 쓰이는 짧은 놈을 각단이라 하는데,
* 가죽 창 신 : 마소 가죽으로 바닥을 만든) 가죽신* 신고프민 : 신고프면, 신고 싶으면* 백정안티 : 백정한테오랜 옛날에는 주로 짚신을 신었다. 그 짚신이라는 거친 신발도 누구나 신을 수 있는 신발이 아니었다. 1940~1950년대까지만 해도 짚신마저 삼아 신을 수 없어 맨발로 나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빗물 질척이는 비포장도로 혹은 겨울날 눈이 내려 얼어붙은 길 위를 맨발로 다니는 걸 상상해 보라. 얼마나 불편하고 고통스러웠을 것인가.한참 뒤에야 고무신이 나왔고 다시 그 뒤로 많은 세월이 흐르기를 기다려 구두를 신게 됐다
* 단다 : 달달하다(甘, 달 감)예로부터 호박은 채소류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다. 우영팟(텃밭) 둘레를 돌아가며 구덩이를 파 걸름(거름)을 넣고 씨앗을 심어 두면 싹이 터 잘 자라던 게 호박이다. 넝쿨이 어찌나 길고 곁으로 가지를 치며 무성하게 자라는지 우영팟 전체를 덮어 버린다. 넝쿨에 감아 오르는 손이 있어 울타리까지 기어오르는 왕성한 녀석이다. 해에 따라 적게 열려도 식구들 배 불려주던 게 호박이었다.(누가 씨앗을 심느냐에 따라 많이 열리기도 하고 적게 열리기도 한다고 했다. 그만큼 공들여 심었다는 소리일 것이다.) 먹
* 발창 : 발바닥* 사을 : 사흘(동안), 삼일(간)* 지저우민 : 뜨거우면* 누엉 : 누워서유월이라 함은 음력 (오)뉴월이니 무척 더운 때이다. 땡볕으로 나들이가 힘들 만큼 연인 뜨거운 날씨가 이어진다.옛날 우리 선인들은 그런 땡볕 아래라고 나무 그늘에 앉아 땀 들이며 모여 앉아 한담이나 하며 지내지 못했다.긴긴 여름날 이글거리는 폭염 아래 밭에 앉아 검질(김)을 매었다. 고작 밀짚 패랭이를 쓰고 밭이랑에 눌러앉으면 내리쬐는 뜨거운 볕에 아래선 복사열이 올라와 발을 딛고 오래 앉아 있지 못할 지경이었다. 엉덩이를 움직거려야 할
* 받앙 : 받아서, 거둬들여서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한 상행위다. 어떤 물건을 팔아서 이익을 얻자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장사속이다.하지만 그 물건을, 혹은 곡식을 생산자로부터 거두어들일 때는 큰 말에 ‘얼마’에 사다가 손님에게 팔 때는 사들일 때 썼던 것보다 훨씬 작은 말로 팔면서 꼭 같은 값을 받는다면 이건 분명 이상한 거래가 아닐 수 없다. 눈 감고 아웅 하는 게 아닌가.정상적인 상행위라고 할 수가 없다. 사들일 때 사용한 말(斗)보다 작은 말을 썼다면, 그 말의 양의 차이만큼 큰 차익을 챙기는 것이 된다. 아마 오랜
* 코고냥 : 콧구멍* 들러진 : 치켜오른선인들은 사람을 만날 때 얼굴을 두루 눈여겨 살폈다. 자신과 의기투합해 의리를 지킬 사람인지 아닌지를 오랜 경험칙에 의해 요리조리 눈을 굴리고 머리를 돌렸던 것이다. 관상에 전문적 조예가 없더라도 일반적으로 ‘그렇다’ 하는, 일반화된 인식을 기준 삼아 알음알음 판단했으리라.‘코꼬냥 들러진 사름 빈복헌다’ 제주 사회에서 많이 회자되는 말이다. 며느리 감을 구하면서 설왕설래하는 경우도 허다했다.“아이고게. 메누리 고심이엔 허연 어렵게 먼 디서 물 질언 나오는 걸 보아신디, 게메이 코고냥이 들어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