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인류사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특히 대표적인 경우가 1347년부터 1352년까지 유럽인구의 1/3이 원인도 모른 채 검게 물든 몸으로 죽음을 맞은 흑사병이었다. 물론 그 후 흑사병은 현저히 약화됐지만 17세기까지 주기적으로 유럽을 휩쓸었다. 흑사병의 창궐은 기독교 영성과 근대 과학 및 철학은 물론, 산업 자본주의의 성격에도 큰 변화를 야기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그리고 생물 대멸종 위기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생태사상가이자 지구사학자라 불리는 토마스 베리 신부에 따르면 중세 사람들은
과 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더 높은 법칙’에 따라 사는 삶을 최우선시 했다. 그는 국가의 법을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도덕 규범, 즉 우리 내면의 본성이자 천재성에 따라 인종차별 반대를 외쳤다.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를 비판하고자 세금 납부를 거부했으며, 약자에게 공익의 이름으로 강자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북돋기도 했다. “인간이 천박하다면 아름다운 자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는 그의 통찰은 자연과 사회가 사실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 여겼다. 부자나 빈자, 동식물이나 야생동물이 모두 ‘도덕적 관심이라
지난 해 마지막 날, 제주도는 탐라해상풍력발전 확장사업을 위해 필요한 ‘지구지정 변경계획’의 주민 열람공고를 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2017년 준공한 국내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발전으로 제주시 한경면 앞바다에 3㎿ 풍력발전기 10기를 설치해 운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4000억원을 투자해 8㎿ 풍력발전기 9개를 추가로 설치하는 확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현행 30㎿ + 신규 추가 72㎿= 총102㎿/19기). 기존에 지정된 풍력발전단지 면적이 10% 이상 증가할 경우, 관련 제주도 조례 및 고시에 따라 20일 이상 사업예정지역 주
지난해 말 오랜 기간 국회에 계류 중이었던 4.3특별법이 통과됐다. 4.3사건에 대한 더 깊은 연구와 배·보상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가히 기쁜 날이 아닐 수 없었다.70여년의 긴 세월 동안 자식들이 상처받을까, 자식들 미래에 주홍글씨가 새겨질까, 그 끔찍했던 4.3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입밖으로 쉽게 내뱉지 못했던 그 피묻은 한스런 마음들의 깊이를 유족들이 아니고서는 쉬이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해맑은 날 오름에 부는 겨울 찬바람처럼 세월은 무덤덤한 무채색의 색깔로 제주의 영령들을 고스란히 받아 드렸고 그 아픔을 이어받은 유족들
내가 태어나 57년째 삶을 이어가는 이곳, 제주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꼭 와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섬이다. 내가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 땅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행운이라 생각한다.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문화적 혜택과 교육의 기회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10여 년 전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직업재활교육을 받기 위해 몇 년간 서울살이를 할 때도, 제주에 없는 교육의 기회를 가져보고자 낯선 공간임에도 열심히 ‘배울 수 있는 것’과 ‘배울 수 있는 곳’
예견되었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한라산 입장권이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버젓이 매물로 거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앞을 다투고 있다. 심지어 어떤 등반객은 입장권 구매가격으로 백만원을 제시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 해 2월부터 자연생태계 보호와 주차난 해소를 명분 삼아 한라산 탐방 예약제 운영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따라서 한라산 정상 백록담까지 등반하려면 사전에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예약사이트에서 무료 입장권을 예약해야 한다. 현재 하루 한라산 정상 탐방 가능 인원은 성판악 코스 1000명,
제주4.3 희생자는 1만4533명, 그 유족은 8만452명으로 모두 합치면 9만4985명이다. 지난 해 추가 신고 시 접수된 인원 3만2615명을 감안하면 전체 12만7000여 명에 달한다. 제주4.3은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에 기반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실질적 피해 회복 등을 실현하며 과거사 해결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21년 만에 4.3특별법이 전부 개정되어 특별재심과 직권재심 청구, 추가 진상조사, 최초로 보상 근거 명시, 그리고 인지 청구와 실종선고 청구가 가능해 졌다. 또한 2021년 12월 9일,
바람직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국가(state or public sector)와 시장(market or private sector), 그리고 시민사회(civil society or communities)로 구성되는 사회의 세 기둥이 균형 있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를 보통 NGO라고 부른다. 제3의 권력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이들 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들이 존중받는 이유는 국가권력에 대한 감시‧비판과 정책변화를 통하여 시민권리를 옹호하는 단체 또는 정부가 제공하지 못하는
제주4.3특별법 개정으로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과 추가 진상조사가 내년부터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48년부터 1954년까지, 무고한 많은 주민의 희생과 생활기반 파괴라는 비극으로 점철되었던 4.3이 이제야 비로소 그 해결의 큰 걸음을 내딛은 셈이다.당시 도 전체가 그랬던 것처럼 애월읍 역시 4.3의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어떤 마을은 한꺼번에 희생자가 발생하여 여태까지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집이 스물이 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이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여 오늘의 제주를 만들어 낸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오랜만의 웰메이드 연극무대 ‘언덕을 넘어서가자’가 12월 26일 강추위와 폭설속에서도 200여 관객의 환호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제주에 살고 있는 원로배우 최종원씨의 제주 데뷔무대인 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에는 연극배우 이동훈, 김금희씨가 함께 열연을 펼쳤다.12월 16일부터 26일까지 11일간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언덕을 넘어서 가자(이만희 작)’는 극단가람이 기획 제작하고 극단대표인 이상용씨가 연출했다.노년들이 주인공인 흔치않은 무대이제까지 노년의 인생들이 주인공인 무대가 별로 없었는데 ‘언덕을 넘어서 가자’는
봄의 유채, 겨울의 귤이 익어가듯 ‘지금이 제철이다‘는 말이 있다.자연스레 보고 익혔던 자연의 섭리를 요즘 아이들은 책으로 배워 안다고 한다. 사시사철 볼거리와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언뜻 보면 풍족한 삶인 것 같지만 사실 이는 생태계 교란에 대한 자연이 주는 경고이기에 두려움이 앞선다.생태계가 유지되어 온 것은 결코 자연적인 것도 우연도 아니다. 수많은 생물종들이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냈기에 가능했다. 균형되고 건강한 생태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올 또 다른 질병에 대한 일차적 방어선이
내 고향 ‘귀덕’은 조용하고 평범한 마을이다. 대부분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인 우리 마을 사람들은 불어오는 자연과 세상의 풍파를 있는 그대로 맞고 순응하며 불평 없이 단단하게 살아왔다. 그들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의 시간에 굴하지 않고 별다른 생색도 내지 않은 채 그저 자신들의 세월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자식들을 키우고 땅을 보듬어 온 것이다. 마을 안에서 내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귀덕’이라는 한 장소에서 만난 이들과 함께 꾸려가야 할 마을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것이었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문명의 발전은 삶을 더 편리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한 목적을 전제로 한다. 이를 토대로 과학이 발전해 왔고 사회시스템이 작동해 왔다. 그런데도 편리해진 생활 수단과 방식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 등 음료수를 담고 있는 용기가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 용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해양생물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기가 되고 있다. 이뿐인가 구매욕을 높이기 위해 상품을 포장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포장재는 물론이고 먹다 남은 음식물쓰레기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어제오늘의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 사이에 치열한 공약전쟁이 벌어지고 있다.집권 여당의 이재명 후보는 지난 11월 29일 민주의 성지, 광주에서 “경제·민생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밝히면서 전환적 성장과 공정한 성장을 통해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혁신할 수 있게 지원하겠고, 중소기업·대기업의 상생과 협력,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제1야당의 윤석열 후보는 같은 날 한국경제연구원 창립 4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공정과 상식은 사회적 자본의 일종으로 자유시장경제의 기반을 이루는 가치이고, 시장경제는 공정한
최근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감사위원장과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해서는 제주특별법에 이렇게 규정되어 있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위원회의 위원장 1명을 포함한 7명 이내의 감사위원으로 성별을 고려하여 구성한다’ 그리고 감사위원은 ‘도조례로 정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 중에서 도지사가 임명하거나 위촉하되, 감사위원 중 3명은 도의회가 추천한 사람을 위촉하고, 1명은 도교육감이 추천한 사람을 위촉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위원의 구성은 도지사가 2명,
‘가을 정취를 느낄 시기인가’라는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금세 추워졌다.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기 시작했고 동장군이 슬슬 제주에 다가오는 듯하다. 혹독한 겨울 추위가 다가오며 바다에도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선박화재 사고이다.겨울철에는 전열 기구의 사용이 증가와 기온 저하로 선원들의 피로가 증가해 위축된 행동으로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 실제 제주에서 발생한 선박화재사고는 ▲18년 17건, ▲19년 23건, ▲20년 12건으로 매년 1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선박 특성상 화재가 번지기 쉽고 불이 강하게 일어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1월18일에 치러진다. 수능 준비뿐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변수도 함께 대비해야 했던 모든 수험생들에게 따듯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의 초·중·고 12년 학업 활동의 최종 결산이다. 현재 대한민국 초·중·고 교육의 상당 부분이 대학 입학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업의 부족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교육과정이라는 둥지 안에서 기초학력을 보장받는 것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이다.현재 대한민국
주민의 선봉에 서서 내 향토 제주도의 평화를 수호함으로써 내 가족과 내 조국이 산다는 교훈을 목숨 걸고 보여준 정의의 용사가 있었으니 바로 제주 을묘왜변(1555)의 4인 돌격대이다. 이외에 왜장을 사살한 김몽근(金夢根)의 공이 있으나 정병(正兵)이었다. 이 이까지 합치면 을묘왜변의 영웅은 다섯 분이다. 정로위(定虜衛) 김직손(金直孫) 갑사(甲士) 김성조(金成祖)·이희준(李希俊)보인(保人) 문시봉(文時鳳)정병(正兵) 김몽근(金夢根)제주 을묘왜변(제2차 을묘왜변)은 왜구들이 전남 해안의 제1차 을묘왜변에서 분탕질을 하다가 귀국 길인
게시판 혹은 벽보판 비슷한 유물이 우리 마을, 영천동에 있다. 동상효에 있는 게시장이다. 목수 일을 하는 친구와 게시장을 찾았다. 11월, 햇발을 받고 있는 모습, 돌늦(돌꽃)이 번져 있어 은근히 빛났다. 감도락감도락 다시 한번 사진을 찍었다. ‘게시장’이 있는 곳을 건축에서는 뭐라고 하는지 물었다. 몰라, 임댕이(이마) 아니카? 일본어로는 뭐라고 한다마는, 그러면서 비석이라든지 뭐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을 한다, 나도 그랬다. 어릴 때는 앞 글자를 몰라 읽지 못했다. 문패를 모르니 무슨 상이 없어진 줄 알았다. 지붕이 있어 더 그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코로나19 상황에 여행사 운영난이 심각해졌다. 급작스런 여행사업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 이어졌고 팬데믹이 선언 이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막막해지기까지 했다. 그럴 즈음 2020년 6월, JDC 재정지원 사업 공모가 떴을 때는 뛸 듯이 기뻤다. 우리 기업을 위해 마련된 기회라는 생각에서 적극 참여했고 절심함이 통했는지 선정됐다.사회적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고 성장하는 발판이 필요했는데 그게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컨텐츠를 접목한 새로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