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견제가 있어야 아름다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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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칼럼] 제주도감사위원회의 제도 개혁을 바라며

미국의 많은 지방정부는 그 지역주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관직인 지방정부 판사, 검찰총장은 물론 법무장관, 경찰국장, 재무국장, 세무서장, 감사관(감사원장) 등을 직접선거에 의해 뽑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권력은 위보다 아래에 있어야 좋고, 선출직이 많이 있을수록 권력이나 권한이 분산되어 상호 견제를 통해 균형 잡힌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이다.

지난 6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예산안은 의회가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극적으로 통과시켰으나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 지금까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만계 시민권자인 주 감사관(controller), 잔 챙(John Chiang)은 지난 해 통과된 '주민발의안 25'에 따라 예산안 처리 시한을 지키지 못한 캘리포니아주 상·하의원 120명의 급여를 포함한 모든 경비지출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부 의원들은 급여가 안 나오면 집 융자금을 갚지 못해 최악의 경우 파산해야 한다며 선처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잔 챙 감사관은 의회 역할에 책임을 묻고, 견제를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선출직 공무원인 감사원장은 캘리포니아에서 주지사 다음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이고 차기 주지사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또한 2009년 11월 뉴욕시 선거에는 아시아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계 시민권자인 잔 리우(John Liu)가 감사관에 당선되어 화제가 되었다. 청렴 이미지와 함께 차기 뉴욕시장에 도전하는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데, 뉴욕시인 경우 감사관은 선출직들인 시장, 그리고 공익옹호관 다음인 서열 3위의 매우 중요한 직책으로 시장과 견제와 긴장관계를 갖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리우 감사관은 취임 100일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 시정부 관련 계약이 일부 업체에 특혜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시정부 관련 계약이 공정하고 합법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감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감사관은 뉴욕시 행정부와 각을 세우고,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소신과 용기는 선출직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이는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의 원천인 것이다. 이처럼 집행부를 감시하기위한 감사관이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지만 혹은 지방의회의 동의 또는 직접 임명됨으로 의회와 집행부를 동시에 감사하는 제3의 독립형을 주로 취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뉴욕주인 경우는 주의회의 추천으로 주지사가 임명한 선출직 감사관이 주헌법에 따라 관할 지방정부에 대해 독립된 지위에서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두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핵심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노력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미국 지방정부의 감사원은 집행부와 의회를 견제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제3의 권력기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의 감사위원회와는 격이 다르다. 우리의 감사부서는 독립성 결여를 구조적으로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당해 기관에 대한 감사는 소극적, 온정적으로 행해져 실제로는 거의 유명무실하고 집행부보다는 산하단체에 대한 감사에 대해서만은 적극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요즘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위원장의 추천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일단락 지어졌다. 내정자의 능력이나 성품이 아니라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여론의 핵심인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집행부의 하부 조직에 불과하여, 도지사, 실․국장, 의회를 조사하고 제재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 형식적으로 독립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지사의 권한 내에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제66조의 규정에 의거 자치 감사 수행을 위하여 도지사 소속하에 감사위원회를 두되, 그 직무에 있어서는 독립된 지위를 갖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감사위원회 설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특별자치도의 감사권 독립 및 강화에 있고, 중앙감사의 과다 및 중복 등의 폐해를 해소하고 감사의 독립성 및 전문성, 책임성을 강화시켜 감사원 및 국정감사를 제외한 중앙 행정기관의 외부감사를 없애고 자치이념에 부합되는 민주적·자율적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려는데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집행부에서는 감사위원회는 감찰기능으로 집행부의 일부 부서로 인식하고 있다. 제주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는 제주도감사위원회를 도의회 소속으로 변경하려는 발의안도 제출했었다. 물론 도의회로의 소속변경이 독립성 강화의 완결된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현 제도보다는 나은 독립성 확보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이처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여 5주년이 지나가지만 아직도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위원회의 기능 및 역할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다. 필자는 선출직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지만 현실적 대안으로 뉴욕

▲ 김동욱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주의 감사관 제도가 아닐는지? 즉, 감사위원회를 도지사 소속으로 두고, 도의회의 1-2명의 추천을 받은 자를 도지사가 임명하면 어떨까? 지금의 제도보다는 집행부와 의회 사이에서 조금 더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고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을 차선의 방법인 셈이다.

조직은 돈도 중요하지만 인사도 중요하다. 능력 있는 사람이 원하는 그 자리에 가지 못하면 불행한 개인을 만들지만, 높은 자리에 능력을 갖추지 못하거나 상사의 눈치만 보는 사람이 차지하면 불행한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는 피터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감사위원장은 그렇다. / 제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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