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센터 문 연 국어문화원의 강영봉 원장

제주인의 생각과 문화, 삶을 담는 그릇인 제주어. 그 보존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변변한 연구기관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여기다 작년 말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로 지정하면서 보존의 시급성이 더해졌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이 최근 부설 제주어센터를 설립했다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 강영봉 제주대 국어문화원 원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4일 제주어센터 현판식이 열린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에서 만난 강영봉 국어문화원 원장은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제주어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지역 거점 대학인 제주대학교가 제주어 연구에 집중해야 할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센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국어문화원은 그동안 제주어 말하기 대회와 학술대회·세미나, 제주어 구술총서 발간 등 제주어 관련 연구에 앞장 서 왔다.

하지만 국어의 보전과 발전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문화원 본연의 업무에 제주어 연구는 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제주어 연구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제주어센터는 특별 연구원 2명을 보강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강 원장은 “제주어가 20-30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자료 수집'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제주어센터가 생각하는 사업 우선순위를 귀띔했다.

이어서 "제주어 연구 1세대인 故현평효 전 제주대학교 총장의 업적을 이어 받은 ‘제주어 조사·어미 사전’을 발간할 예정"이라며 "제주어센터가 본격적인 제주어 연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어 조사·어미 사전’은 9월 중 출간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제주어 자료집을 매해 발간하고 그동안 해온 구술총서도 계속해서 만들 계획이다.

국어문화원은 전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17곳에 설치돼 지방자치단체에 국어의 보전과 발전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책임기관으로 국어기본법을 근거로 설립됐다. 제주대 국어문화원은 지난 2006년 국어상담소로 설립된 이후 ‘제주어 보존 조례 기본계획’ 제정에 관여하는 등 제주어 보존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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