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가까워진 추석, 값싼 시장을 찾아다니다

 

▲ 2008년 재래시장 한때, 양말 500원이었던 때도 있었다
ⓒ 김강임

 유난히 길었던 여름 장마에 햇빛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무이파'의 세찬 비바람에 겸허함을 배웠습니다. 지난 여름 이상기온에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습니다.

 백로가 지나니 가을입니다. 여름이 길었으니 가을도 깊어 질 테지요. 가을, 우리는 마음속으로 얼마나 가을을 기다렸던가요?

 돌이켜보면 경제, 사회, 문화, 국제적으로 어수선했던 시간들이었지요. 그래서 이번 추석은 마음이 편하질 않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풀리지 않는 지역적 이슈로 인해 안타까움이 큽니다. 하지만 어김없이 다가온 한가위에 마음이 분주합니다.

▲ 설익은 감귤 차례상에 올릴 감귤
ⓒ 김강임
▲ 설익은 단감 주말농장 단감
ⓒ 김강임
 주말농장에 나가봤습니다. 노지 감귤과 단감이 아직 파랗습니다. 예년 추석에는 노릇노릇 익어가는 극조생 감귤과 단감을 따서 차례상에 올렸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과일이 익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절기가 빠른 탓도 있지만, 햇빛다운 햇빛을 받지 않았으니 과일이 익을 리가 없지요.
▲ 재래시장 과일코너 재래시장 모습
ⓒ 김강임

 지인에게 선물하려고 사과(홍로)를 샀습니다. 겉보기에 빨갛게 익은 홍로가 참으로 맛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겉만 반지르르 하고 속이 썪었더군요. 과일 익는 기간에 비가 많이 내려 과일 속이 골았던 것입니다.  일조량이 부족했으니 과일이 제대로 익었겠습니까. 예년 같으면 화가 치밀었을 테지만, 화를 다스려 봅니다. 그리고 이상기온을 탓 해 봅니다.

▲ 재래시장 재래시장
ⓒ 김강임

 재래시장에 나가봤습니다. 고추가루, 과일, 야채,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명색이 추석이니 김치를 담아 보려고 배추 3포기와 고춧가루 1근을 샀습니다. 얼추, 3만 5천원.  거기에 젓갈 사고 야채 사니 4만원이 훌쩍 넘어 가네요. 메스컴을 통해서만 들었던 물가비상사태가 피부로 와 닿는 순간입니다.

▲ 제주시수협공판장 생선시장
ⓒ 김강임
한치와 갈치를 사 보려고 제주시 수협공판장에 나가봤습니다. 새벽에 장이 서는 공판장은  북새통입니다. 하지만 예년 같지가 않더군요. 이맘때 한치 오징어가 나올때인데 바닷물 수온이상으로 한치 구입하기가 어렵다더군요. 갈치 몇 마리 살까하고 발품을 팔며 기웃거리기를 몇 번 갈치 값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주시 청과물공판장에 가 보았습니다. 산더미처럼 싸 놓은 과일상자, 분주히 움직이는 상인들과 소비자들, 역시 추석은 분주합니다. 그러나 부실한 날씨 탓에도 잘 익어 준 과일이 있어  어느새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이 과일을 만들기 위해 농부는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을까요. 비싼 과일값을 탓하기보다는 고르지 못한 날씨에도 익어준 과일앞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 지난해 차례성 지난해 풍성했던 차례상
ⓒ 김강임
 김치 3포기 담는 데 4만원,  오랫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라 걱정이 앞섭니다. 여느 때 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차례상 차리고 싶은 것이 주부들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손수 가꾼 설익은 풋과일 올리며 가능한 차례상도 다이어트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건을 고르는 손끝이 떨리는 장보기, 자꾸만 올라가는 물가에 숨이 막혀 옵니다. / 김강임 시민기자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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