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스토리텔링센터 주최, 유배 영화 8편 소개

세계사에는 수많은 유배인과 유배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위대한 역작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는 나폴레옹 3세를 비난했다가 저지(Jersey)로 유배를 가야했다.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예술적 자유를 위해 스스로 이탈리아로 망명을 택했다.

이렇듯 ‘유배’는 역사를 새롭게 보는 열쇠가 된다. 유배를 키워드로 기존 영화 명작을 새롭게 조명하는 이색 영화제가 눈길을 끈다.

▲ 영화 '빠삐용' 중에서. ⓒ제주의소리
‘유배영화 특별전(World Famous Exile & Movies)’이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오전 11시와 오후 3시, 7시 3회에 걸쳐 제주 영화예술문화센터(옛 코리아극장) 1관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은 21일 오후 2시30분에 열린다.

이 영화제는 추사 김정희가 9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한 제주 대정읍을 중심으로 ‘추사 유배길’을 냈던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 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가 제주유배문화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사업의 하나로 진행한다.

유배영화 특별전은 ‘유배 생(生)’, ‘유배 인(人)’, ‘유배 지(地)’의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유배 생’ 코너에는 유배의 핵심인 ‘자유의 박탈’을 공통 분모로 하는 영화들이 모였다. 사회적 제약과 속박이 바로 ‘유배’라는 해석이다.

영화 ‘빠삐용(Papillon)’과 ‘일 포스티노(Il Postino)’, ‘몬테크리스토 백작(Der Graf von Monte Christo)’가 해당하는 영화들이다.

영화 ‘빠삐용’(감독 프랭클린 J. 샤프너)은 프랑스령의 악명 높은 유배지 ‘악마의 섬’에 유배됐던 종신수 앙리 샤리에르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 나폴레옹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유배당했던 빅토르 위고. ⓒ제주의소리
공산주의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이탈리아의 작은 섬 칼라 디소토로 유배된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영화 ‘일 포스티노’에 담겼다.

1814년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이 엘바섬으로 유배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몬테 크리스토 백작’도 상영된다.

세계사의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은 유배인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유배인’ 코너는 말 그대로 이런 저런 이유로 유배를 떠나야 했던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돌아본 영화들을 소개한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인권 운동가였던 빅토르 위고(1802~1885)는 나폴레옹 3세를 프랑스의 반역자라 비판한 이유로 1851년 저지로 추방당했다. 그가 유배기간을 포함해 30년 동안 구상했던 작품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은 프랑스 근대문학의 초석이라 평가된다.

영화로 시를 쓰는 영상음유시인이라 불리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는 자유로운 예술 활동을 위해 스스로 망명을 떠난 러시아 영화 감독이다. 그가 남긴 명작 ‘희생’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난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유배지들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영화 ‘빠삐용’과 ‘오페라의 유령’에는 이름도 무시무시한 ‘악마의 섬(devil's island)’이 등장한다. 나폴레옹 3세 시절 1852년 유배지를 처음 설치 후 94년간 사용되며 악명을 떨쳤다.

또 다른 악마의 섬 ‘알카트라즈 섬’은 알 카포네 등 미국의 유명 범죄자들이 수용됐던 형무소다. 영화 ‘더 록’과 ‘알카트라즈의 조류 사육사’ 등에 등장한다.

▲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알카트라즈 형무소. ⓒ제주의소리
유배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는 ‘시베리아의 사랑’과 ‘이재수의 난’이 상영될 예정이다.

21일 오후 6시30분에는 올 하반기 개봉할 예정인 합중합작 대형 영화 ‘길 위에서’를 만든 김풍기 감독과의 만남이 진행된다. 이 영화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영화다.

또 ‘유배영화 시네마 토크’를 주제로 한 유배 영화 미니세미나가 김민형 제주대 교수의 진행으로 펼쳐진다.

양진건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 연구개발센터장은 “유배라는 원천 자료는 다채로운 각도에서 조명이 가능한 콘텐츠”라며 “‘새로운 렌즈로 다시 보기’를 통해 유배가 만들어낸 또 다른 이야기를 깊이 음미하고 풍성하게 누리는 새로운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주유배문화의 녹색관광자원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사업’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제주유배문화에 기반 한 제주관광의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게 된다.

다음은 영화 상영 일정표.

시간

요일

21일(금)

22일(토)

23일(일)

오전

테마

유배지

유배인

유배의 삶

 

11시

 

<에밀졸라 생애>

유배영화 3

 

<빠삐용>

유배영화 6

 

오후

2시

30분

<개막식>

<한눈에 보는 유배영화> *유배영화미니세미나

-김민형교수

 

-

2시 50분

3시

 

* 개막작

<시베리아의 사랑>

유배영화 1

<레미제라블>

유배영화 4

<일 포스티노>

유배영화 7

6시

30분

<감독과의 만남>

* (길 위에서) 김풍기 감독

-

-

6시 50분

7시

<이재수의 난>

유배영화 2

<희생>

유배영화 5

<몬테크리스토백작>

유배영화 8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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