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 대원 실종되자 강성규 제주산악구조대장 현지 급파
박영석 대장 등반습관 손금 보듯 "고향으로 손잡고 오길..."

"신동민 대원, 끝까지 버텨라. 고향 후배인 너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의 연락이 끊긴 지 9일째. 제주에서는 또 다른 긴장감이 돌고 있다.

27일 현재 박영석 원정대 실종 지점으로 추정된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두 명의 제주 산악인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 명은 ‘실종자’ 신동민(37) 대원, 또 한 명은 ‘구조원’ 강성규(45) 제주산악구조대 대장이다.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대원 등 3명은 지난 18일 오후 7시께(한국시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6500m 지점에서 연락이 끊겼다.

▲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박영석 대장과 함께 실종된 제주출신 산악인 신동민(37.왼쪽) 대원. 박영석 원정팀을 구조하기 위해 강성규 대장을 포함한 구조팀이 27일 현재 수십 미터 깊이의 빙하 틈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는 해발 5800m 지점의 빙하 틈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

실종 원정대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한산악연맹은 산악구조 전문가를 네팔 현지로 급파했다.

이 중에 강 대장도 포함됐다.

제주에선 강 대장을 포함한 구조대의 활약에 기대를 쏟고 있다. 젊은 산악인 신 대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면서다.

▲ 강성규 제주산악구조대 대장. <제공=대한산악연맹 제주연맹>
구조 전문가인 강 대장은 박영석 대장의 등반 습관을 가장 잘 알고 있어 ‘박영석 패밀리’로 불리고 있다.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필요한 장비를 시급히 개조하는 등 손재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장의 활약을 기대하면서도 2차 사고에 대한 우려감이 교차하며 제주 산악인들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박훈규 대한산악연맹 제주연맹 회장은 ”믿을 수밖에 없다”고 굳게 말했다. 그는 “현장에 파견된 대원들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제주의 동료들과 산악인들은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 대원이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 대원은 제주 대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대 산악부를 거쳐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걸어왔다.

강 대장은 제주대학교 산악회 활동을 통해 본격 산악인의 길을 걸었다. 1992년 맥킨리(6194m) 등반을 시작으로 낭가파르밧,  초오유, 브로드피크, 시샤팡마 등 8000m가 넘는 세계적인 고봉 등정에 성공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지난해엔 남극 횡단에 성공했으며, 현재 제주산악안전 대장과 대한산악연맹 제주연맹 안전대책이사를 맡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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