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9) 성연미 봄온커뮤니케이션 대표

“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피치(Speech)는 인생의 운명까지도 달라지게 합니다”

500여명의 아나운서들을 배출해 ‘아나운서 제조기’로 불리는 성연미 봄온커뮤니케이션 대표는 8일 제주지역 청년들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성 대표는 이날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 ’아나운서 스피치에서 배우는 윈윈 스피치(Win Win Speech)‘를 주제로 이야기 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아홉 번째 강사로 나선 성연미 봄온커뮤니케이션 대표. ⓒ제주의소리

대학 1학년 때부터 방송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방송이 인생의 운명을 만들었다”고 했다. 30여년 동안 방송 또는 아나운서와 관련된 일을 했으니 자연스러운 이야기였다.

성 대표는 동국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KBS 공채 12기 아나운서와 BBS(불교방송) 아나운서 등을 지냈다.

그가 개발한 아나운서 교육법을 거쳐 간 현역 아나운서들은 대중 친화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다. 허일후·김정근·문지애·이지애·박지윤·최송현 등 아나운서를 넘어 대중 문화계 등 방송 전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다.

성 대표의 교육법은 남달랐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스펙(취업에 필요한 학점·토익 점수)이 화려해도 인성이 먼저였다”고 교육 철학을 밝혔다.

성 대표와 그와 함께 꿈을 키워나간 아나운서들의 실패를 통한 교훈이 이날 강연 내내 펼쳐졌다.

▲ 성연미 대표가 길러낸 현직 아나운서들. ⓒ제주의소리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아나운서가 되는 방법에 대해 성 대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한 아나운서들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의 느낌이 나는 대학생일 뿐이었다”며 “아나운서 스피치 교육을 받으면서 그들이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돼 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가 있었다”고 했다.

성 대표는 “스피치가 달라지면서 매무새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목소리에 힘이 생기면서 각각의 성향에도 힘이 생기고 용기가 커졌다”며 “스피치가 달라지면 인생이 달라지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말만 잘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도 이야기 했다. “말을 잘 하되 거기에 마음이 같이 따라야 한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강연은 성연미 대표의 질문과 학생들의 답변이 간간이 이어졌다. ⓒ제주의소리

김연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프리젠테이션 발표·일반 아나운서의 스피치·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성 대표는 “아나운서 스피치의 공통점은 이미지가 굉장히 밝고, 음성이 경쾌해 마치 나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며 “이들은 또 항상 희망과 기원·바람을 이야기한다”고 귀띔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스피치에선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지고 음성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짚었다.

‘명품 스피치’가 있는 반면 사람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졸품 스피치’도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눈이 예쁘다고 말했는데, ‘코는 예쁘지 않다는 말인가요?’라고 부정적으로 반문하거나 동감에 그치는 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명품 스피치’의 핵심은 ‘공감’ 능력이다. 성 대표는 “상황에 맞는 음계와 강세를 선택해 정확한 정보에 마음을 담아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 성연미 봄온커뮤니케이션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아홉 번째 강사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아나운서들이 정갈한 외모를 선택하는 데에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결이 숨겨져 있다. 성 대표는 “언어에는 보이는 언어(시각)와 들리는 언어(청각), 내용적인 언어가 있는데, 이중 보이는 부분이 전달하는 내용의 55%를 차지한다”고 했다. 음성 언어가 38%, 내용적 언어는 7%에 불과했다.

성 대표는 “시각적으로 갖춰지지 않으면 전달력은 떨어진다”며 “시각 언어는 시선과 표정·피부·치아·의상·몸짓 등 종합적인 이미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다른 언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성 대표는 “음성에서는 그 사람의 운명도 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것으로 꼽았다.

음성의 좋고 나쁜 기준은 뭘까. 성 대표는 ‘공명과 음계·배려’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복식 호흡을 연습한 끝에 얻어지는 공명음은 사람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효과가 있다. 음의 높낮이인 음계 역시 의도대로 사용한다면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도·레’ 음은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을 전달할 때 사용하고, ‘미’ 음은 신뢰와 교양을 전달하는 뉴스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사용한다. 경쾌한 내용의 오락·연예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파·솔’을 선호한다.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게 쓰면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 대표는 “‘도·레’는 딱딱하고 음울해 보이고, ‘파·솔’은 가벼운 사람 취급 받을 수도 있다”며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 대표는 “스피치는 사회에 나갔을 때 중요한 ‘무기’”라며 “내게 많은 무기를 장착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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