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제주지역 13개 시험장서 7312명 시험 응시
“긴장하지 말아라” 차분한 분위기 속 긴장과 격려 오고가

▲ 한 교사가 두 팔을 힘껏 벌려 수험생인 제자를 맞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한 수험생이 후배와 선생님을 만나 격려 받고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0일 아침 시험장 앞은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비바람 속에 쌀쌀한 날씨를 보였지만 예년과 같은 ‘수능 한파’는 없었다. 제주지역의 수능 전통인 대규모 응원전도 사라져 분위기는 시종 차분했다.

10일 전국 1207개 시험장에서 69만3634명이 201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총 7312명이 시험에 임했다.

수험생은 이날 아침 ‘결전의 장’인 남녕고·제일고·오현고·대기고·제주고(이상 남자), 중앙여고· 신성여고·제주여고·제주여상(이상 여자·제주시), 서귀포고·남주고·서귀포여고·삼성여고 등 13개 시험장으로 향했다.

수년째 수능일 아침을 지키는 해병대 전우회가 교통정리 맡아 시험장 앞은 큰 혼잡도 빚어지지 않았다.

다만 수험생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학부모·교사·응원단들은 긴장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험장인 남녕고등학교의 어머니회는 코코아와 커피·녹차를 나누며 수험생들의 마음이 안정되길 기원했다.

▲ 한 수험생이 학교 후배들의 짧지만 힘찬 응원을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이석문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이 이날 아침 남녕고를 찾아 수험생을 격려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 일대를 쩌렁하게 울려던 대규모 응원전은 지난해부터 제주도교육청 권고로 사라져 올해에도 볼 수 없었다. 대신 3-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재학생 응원단이 “수능 대박 나십시오”라며 짧지만 힘찬 응원을 전했다.

3년 동안 함께 한 교사들은 긴장감에 더해 좀 더 애뜻한 표정이었다. 교사들은 학생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제자를 와락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평소 하지 못한 애정을 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기고 고경필 학생은 “떨리고 아무생각이 없다”면서도 포부를 묻자 “다 맞아야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선생님의 응원을 받고 교실로 향한 대기고 양태우 학생은 “오로지 실수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짐짓 담담하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는 학생들과는 달리 학교 밖에 남은 교사와 학부모들은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비 날씨가 걱정되는 표정이었다. 제주일고 김성언(49) 교사는 “수능을 보기 위해 들어가는 제주들을 보니 시원하면서도 착잡하다”면서 “비날씨에 학생들이 영향을 받아 1교시를 불안하게 볼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 시험장 앞에서 나눠주는 차를 받아들고 시험장으로 입장하는 수험생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수능 시험이 치러지는 남녕고등학교 어머니회가 수험생의 긴장을 풀어줄 따뜻한 차를 나누는 자원봉사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3년째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다는 대기고 공진석(33) 교사는 “1교시에 집중해 긴장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오전 6시부터 입실이 시작돼 8시10분에 완료됐다. 시험은 이제 온전히 학생들의 몫으로 넘어갔다. 9시간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제주시 종합재난상황실에 따르면 오전 8시46분 현재 수능과 관련한 사건·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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