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주올레 걷기축제’ 6코스 함께 걸어보니
'올레’ 공통분모로 마음 연 사람들의 ‘사랑 나누기’

▲ 전국에서 참가한 올레꾼들이 '2011 제주올레 걷기축제'에 참가했다. ⓒ제주의소리

“모든 길은 통한다. 때문에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인연은 통한다.”

올레 문화를 맘껏 즐기는 ‘2011 제주올레 걷기축제’가 시작된 9일 서귀포시 쇠소깍은 전국에서 모인 올레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제주올레 6코스가 시작되는 쇠소깍의 병풍처럼 둘러진 기암절벽은 제주의 숨겨진 비경으로 알려진다.

올해 축제는 이날 오전 이곳에서 출발 해 6코스 종점까지 ‘놀멍·쉬멍’ 걷는 것으로 진행됐다.

▲ 동홍초등학교 관악단 학생들이 아바(ABBA)의 '댄싱 퀸(Dancing Queen)' 연주로 설레는 올레꾼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제주의 허영선 시인이 제주올레를 주제로 만든 '우리가 걷는 길은'을 낭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올레꾼들이 만든 개막식 무대엔 제주의 허영선 시인이 올라 제주올레를 주제로 만든 시 ‘우리가 걷는 길은’을 직접 낭독했다. 또 올레꾼들은 올해 처음 선보인 ‘올레 체조’로 출발 전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이 축제는 참가자뿐만 아니라 주최측과 자원봉사자·행사 참가자 모두가 ‘올레꾼’이다. 마음을 열고 축제에 흠뻑 빠져들 준비가 된 올레꾼들은 “사랑하라, 이 길에서”를 외치며 설레는 발걸음을 뗐다.

▲ 편안한 차림의 올레꾼들이 게스트하우스를 알리는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면으로 축제 분위기를 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중국인 커플이 까만 비닐 봉투에 귤과 쉰다리를 담아 올레길에 첫발을 내딛었다. 편한 복장을 준비 못해 관광 나설 때 입었던 코트를 걸쳐서 길을 나서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올레꾼의 이색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편안한 복장에 양머리 모양의 수건을 머리에 쓴 올레꾼들은 올레코스 위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하고 나섰다. 가면으로 축제 기분을 낸 이들도 있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이번 축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였는지 코트 차림으로 길을 나서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세가지 버전의 모자로 하는 일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단은 ‘음표’, 길라잡이는 ‘화살표’, 진행요원은 ‘깃털’ 장식을 달았다.

▲ 올레꾼들이 흥에 겨워 한데 춤을 췄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올레꾼 행렬이 서복전시관에 다다랐을 즈음 전통혼례가 진행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4년 동안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온 두 올레꾼의 ‘늦깍이 결혼식’이라고 했다. 참여한 올레꾼들 모두가 새로운 부부의 가족이 됐다.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흥을 돋우는 축가와 함께 신나는 춤판이 벌어졌다.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모두의 잔치’였다.

오후 들어 축제 참가자들의 발길이 보목리 하수종말처리장에 닿았다. 시낭송과 포크송이 함께 한 이곳에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많은 올레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사회·지역·지위를 떠나 올레꾼으로 하나된 축제는 짓궂은 비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됐다. 이날 저녁 8시 정방폭포 인근에서는 올해 첫 시도된 밤 프로그램 ‘달빛축제’가 펼쳐졌다.

▲ '달빛축제'의 무르익은 분위기를 올레꾼들이 신나게 즐기고 있다.ⓒ제주의소리

팝페라가수 임재청의 노래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어 서귀포 토종밴드 ‘사우스 카니발’(전 사회주의밴드)의 레게·스캇 스타일 노래는 흥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올레꾼들은 서로 얼싸 안아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축제를 만끽했다.

‘올레’라는 공통 관심사로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인연은 ‘놀멍·걸으멍’ 하는 동안 더 깊어졌다. 그렇게 이 길 위에서 그들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 제주올레의 마스코트 '간세다리인형' 코스프레를 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올레꾼이 간세다리만들기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길 곳곳에 외국인 올레꾼들이 눈에 띄었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2011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12일까지 하루에 한 코스씩 8,9코스를 걷는다. 행사는 아침 9시에 각 코스 출발 지점에서 시작된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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