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 작곡가, 기타 선율 담은 애틋한 아내 사랑
맹인 작곡가, 기타 선율 담은 애틋한 아내 사랑
  • 이승안 (-)
  • 승인 2011.11.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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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안의 클래식산책]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Joaquín Rodrigo(1901-1999) Concierto de Aranjuez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맹인 작곡가인 호아킨 로드리고(,Joaquín Rodrigo)는 스페인의 발렌시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3세 때에 디프테리아로 인해 실명하였으나 어려서부터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고 발렌시아에서 음악 교육의 기초를 받았다. 1927년 파리 고등 사범 음악원에 입학하여 폴 뒤카(Paul Dukas)의 제자가 되어 작곡법을 배우고, 엠마누엘 부인과 피로 교수로부터 음악을 공부했다.

그의 작품에는 바이올린을 위한「여름 협주곡」피아노를 위한「영웅 협주곡」과, 기타를 위한 「4대의 기타를 위한 안달루시아 협주곡」「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등이 있다.

그의 작품 경향은 스페인의 국민주의적인 소재에 기반을 둔 신고전주의에 속하며 선율과 화음
이 선명하고 현대적인 불협화음도 가미하였다

아랑훼즈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은 1936년부터 1939년까지 있었던 스페인 내전을 피해 파리에 있는 동안 작곡을 시작하여 마드리드에 돌아와서 완성하였는데, 그가 신혼여행 때 머물렀던 '아랑훼즈' 궁궐을 주제로 작곡하였으며 1940년 11월 9일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친구이자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레히노 사인즈 데 라 마자(Regino sainz de la Maza. 1897~1982)에게 헌정, 그의 연주로 초연 됐고 발표와 동시에 전설이 된 곡이다.

이 곡은 로드리고의 스승이었던 폴 뒤카의 영향을 받아 낭만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특히 3악장의 론도형식의 변형에서 잘 나타난다. 

기타는 다양한 음색에 비해 작은 음역과 음량을 가지고 있어서 주로 소품을 연주하는 악기였으나, 아랑훼즈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은 기타와 관현악단의 협연은 불가능 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깨고, 스페인의 전통악기인 기타를 오케스트라와 협주할 수 있는 악기로 자리 메김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곡으로 기타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의 효시가 되었다.

아랑훼즈 협주곡은 모두 3악장(1악장 Allegro con spirito, 2악장 Adagio, 3악장 Allegro gentile)로 이루어져 있다. 제 1악장은 스페인 무곡적인 기타 독주가 오케스트라의 여린 지속음이 받쳐져서 시작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2악장은 느리면서도 풍부한 화성으로 기타의 아르페지오에 편승한 잉글리쉬 호른(English horn, 오보에 계통의 악기)의 애수를 띤 테마가 나타난다. 3악장은 론도형식으로 아름답고 정열적인 곡의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곡은 스페인의 민족성과 숨결이 강하게 배여 있다고 평가되는데, 일설에 의하면 아랑훼즈 2악장 Adagio는 작곡 당시 아내 빅토리아 카르미가 유산으로 첫 번째 아이를 잃게 된 후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 자신의 눈이 되어주었던 아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로드리고가 그때 느낀 절망감과 애틋한 기원의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기타 이외의 다양한 악기로 연주되었으며, 많은 가수와 성악가들이 가사를 붙여 노래하기도 하였다.
로드리고는 이 곡을 ‘기타와 잉글리쉬 호른이 나누는 애수의 대화’ 라고 자평했다.

Con Tu Amor

사랑의 아랑훼즈(Con Tu Amor)

아랑훼즈,
사랑과 꿈의 장소
정원에서 놀고 있는
크리스탈 분수가
장미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곳

아랑훼즈,
바싹 마르고 색 바랜 잎사귀들이
이제 바람에 휩쓸려 나가고
그대와 내가 한때 시작한 로망스는

▲ 이승안. ⓒ제주의소리
아무 이유 없이 기억 속으로 잊혀 졌네
아마도 그 사랑은 여명의 그늘에서
산들 바람에 혹은 꽃 속에서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숨어 있었나보다

아랑훼즈, 내 사랑
그대와 나 

<성악가 Bass-Bariton 이승안 씨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Italia Parma Orfeo Academy, France '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를 졸업했으며 France Nice National Conservatoire를 수료했다. 현재 제주교대와 숭실대, 백석 콘서바토리에 출강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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