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밥상 다른 세상] 제주관광대학교 김란영 교수

지속가능한 지구, 과연 가능할까? 이 물음에 많은 기후 관련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 월드워치 연구소장 레스터 브라운은 ‘지구가 벼랑 끝자락에 서있다’고 하고,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은 ‘전 지구적인 비상사태’라 한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시간이 늦었다’ 경고하며 ‘지구 온난화 문제의 대처방식을 명확하게 밝혔으니 현명한 선택으로 신속하게 움직이라’ 호소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해마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하여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에 기인한 재해의 수준은 더욱 강력해 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열파로 5만 6000명이 사망했고,  파키스탄 대홍수로 2000명이 사망하는 등 그 피해와 고통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또 부산스럽게 소금을 사재기하던, 일본의 쓰나미와 지진은 어떠한가!

그리고 새로운 종이 생겨나고 사라지면서 평형을 유지해 왔던 생태계 생물의 멸종 속도는 예전에 비해 1000배나 빨라져 20분마다 하나의 생물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모든 동식물은 아주 빠르게 줄어들고 숲, 물, 식량도 줄어들고 있지만 계속 늘어나는 건 인간, 사막, 자동차뿐인 것 같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미 방출된 온실가스로 지구 기온이 1℃ 상승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한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10년 내에 60% 줄이면 2℃ 상승을 막는 건 가능하다고 한다.

전 세계 25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참가한 IPCC(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 채널)는 지금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향후 20년 동안 진행될 전체 지구 온난화의 40%만 영향을 주지만, 나머지 60%나 그 이상은 단기성 온실가스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메탄, 블랙카본, 오존과 같은  단기성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주목하고 있다. 10년이나 20년 내에 빠르게 지구를 식히려면 단기성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기성 온실가스는 에너지 사업체, 쓰레기 매립장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되지만 지구 전체를 기준으로 볼 때 가장 큰 단일 원인은 인구의 30억 명이 먹이 사슬 위로 더 올라가 곡물 집약적인 축산물을 소비하려 애쓰고 있어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축사육, 즉 축산업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2006년 FAO(유엔 식량농업기구)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에서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하며 이는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을 합친 13.5%보다 많다고 보고 했고, 3년 후 2009년 월드워치 연구소는 FAO 보고서를 보완하며 가축 호흡으로 발생하고, 사라진 산림자원으로 발생하게 되는 온실가스 등을 고려해 볼 때 온실가스의 총 배출 비율은 최소 51%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줄이면 재생에너지원이나 에너지 효율적인 수단을 도입할 때보다 더 빠른 냉각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를 빨리 없앨 수 없는 현실에서 친환경 기술을 채택할 시간을 벌게 된다.

지구 온난화 뿐 만이 아니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약 5㎡(1.5평)씩 줄어드는 숲, 1인분 쇠고기를 위해 4500리터 이상의 물을 낭비하여 계속 줄어드는 물, 전 세계의 콩 수확량의  80~90%, 모든 곡물의 70%를 가축에게 먹여 그 양으로 20억 인구를 먹이기에 충분해도 사람에게 돌아갈 식량이 없어 결국 기아가 발생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거기다 농지의 70%, 아마존 땅의 70%를 가축에게 내준지 오래다.

2009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600억 이상이 가축이 사육되고 있고 계속 그 수가 늘어만 가고 있으니 기후 전문가들이 지구의 전망을 비관하는 건 틀리지 않다.

더욱이 영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협정을 맺으려 지금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국제회의를 하고 있지만 새 협정을 2020년에 맺자고 하니 벼랑 밑으로 우리를 밀어내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끝낼 방법은 없을까? 가장 빠르고 가장 친환경적인 해결책은 있다.

네덜란드 환경 평가국은 2009년 발표한 ‘식단의 변화가 주는 기후상의 이로움’이란 보고서에서 육식을 절반만 줄여도 섭씨 2도 상승 이하로 기후를 안정시키는데 드는 비용의 절반을 줄일 수 있고, 완전채식(vegan)을 할 경우 그 비용을 80%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거기다 유기농 완전채식인 경우 그 이점은 더욱 크다.

 

▲ 김란영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 ⓒ제주의소리
독일 생태 경제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푸드워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유기농 완전 채식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94%로 줄이며, 미국 로데일 연구소는 전 세계의 경작지에서 유기농법을 도입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대기 중의 탄소를 40%나 흡수할 수 있다하니 개개인의 선택한 식단 변화가 주는 이로움은 전 지구의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기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1~2년 내에 신속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온난화가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넘을 거라고 경고한다. 그들이 우려하는 지구가 서있는 벼랑 끝은 그나마 우리의 두발로 되돌아 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으로, 우리의 현명한 식단의 선택이 동물의 생명을 살리고, 건강을 되찾고, 숲을 되살리고, 기아를 해결하고, 빠르게 무너져 내리는 생태계를 회복하게 되어 결국 지속가능한 지구는 가능하게 된다.

사실 큰 변화도 아니다. 살짝 입맛만 바꾸면 된다. 식단의 변화, 결코 주저하지 마시길 희망한다. /

제주관광대학교 김란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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