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서귀포시 문대림 민주당 예비후보

   문대림(46) 민주통합당 예비후보가 총선출마를 선언했을 때 지인들은 “올 게 왔다”고 했다. 제주사회 권력-의전서열로 따지면 제주도지사 다음인 도의회 의장직을 놓기란, 그것도 같은 당 재선 의원을 넘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그는 타이밍을 택했다.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판단했다. 문대림은 고등학교 시절 씨름선수였다. 덩치 큰 상대방을 기술 하나로 눈 깜빡할 사이에 모래판에 뒹굴게 하는 묘미를 아는 것이다.   

  문대림과 의정활동을 해 온 도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한결같이 ‘선이 굵다’고 평한다. 큰 판을 위해 작은 건 과감히 주는 정치를 한다고 한다. ‘챙기는’ 정치를 않는 것도 동료의원들이 신뢰했던 이유다. 그는 어렸을 적 공부를 잘하진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 공간을 메워준 건 부지런함이었다. 고진부 의원 보좌관 시절 제주, 그것도 대정 ‘촌놈’이 선후배 인맥 하나 없이 여의도 정치판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부지런함 때문이었다.

  16일 문대림 예비후보를 민주당사에서 만났다. 그는 “지역민들이 시위현장으로 가는 것 자체가 정치인의 책임이다. 강정, 탐라대, 중문관광단지 문제로 서귀포시민들을 거리에 나서도록 내몬 건 결국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3선이든 4선이든 실천하지 않는 다선은 실천하는 초선보다도 못하다”며 WCC 예산 확보 할 때 김재윤 의원은 뭘 했느냐며 각을 세웠다.

  문대림 예비후보는 자치권 부활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의 복귀가 아니라 제주시-서귀포시 2개시에 대한 자치권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선 “지금 이 상태론 받아들일 수 없다. 국가와 (제주도가) 대응한 차원에서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서귀포시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건 정치인의 역할을 못했기 때문”

- 정치는 타이밍이라고 하지만, 도의장직을 놔두고 총선에 나서야 하는 화급한 이유가 뭔가. 

  “도의원과 도의회 의장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여러 가지다. 그 중에 지역의 굵직한 현안은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때로는 맞서기도 하면서 그들의 논리와 우리의 논리를 맞춰나가는 과정이다. 해군기지나 WCC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역동적으로 지역의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

▲ 4.11총선 서귀포시선거구에 나서는 민주통합당 문대림 예비후보. 제주도의장 출신인 그는 제주해군기지와 WCC 혜산 확보 과정을 보면서 이대론 안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디. ⓒ제주의소리
- 주변에선 총선출마를 예상했던 코스라고 하는데.

  “원래 전문정치인에게 국회의원의 꿈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시기의 문제를 지금이라 할 수는 없지만 원래부터 제주에 주어진 현안을 현역 정치인들의 역할을 보면서 바꿀 때가 됐다고 (내 마음이)작동했다고 보면 되겠다.”

- 전국 최고 득표율로 당선시켜 준 유권자에 대한 책임 문제도 거론된다.

  “제가 5년 6개월 동안 대정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달라진 여러 가지를 현장에서 보게 될 것이다. 마늘과 감자 등 지주작목이 있다. 그 작목의 안정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했다. 도심환경 정비와, 작목의 전환, 영어교육도시 건치 등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중앙정치로 가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이해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대림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정치는 유권자들이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확인하고 소통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중앙정치?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소통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지역 주민들이 시위 현장으로 가는 것 자체가 지역정치인의 책임이라고 본다. 탐라대 문제, 중문관광단지 문제, 강정문제 등 서귀포시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그건 중앙정부의 책임이기도 하면서 서귀포를 대표하는 정치인의 문제라고 본다.”

- 문대림 정치와 안철수 현상을 비교한다면.

  “일단 기존 정치인들의 유통기한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치인만을 위한 정치에 대한 국민적 거부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살피지 않는 정치에 대한 거부감, 현장성이 없는 정치에 대한 거부감, 미래 비전에 대한 제시하기 위한 발로 뛰는 정치가 없음으로 인해 안철수 현상 나타난 것이다. 난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중앙과 소통하고, 관철하고, 지역주민을 이해시키면서 새로운 계획을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시군폐지 후 편의성 신속성 효율성 실패...제주시-서귀포시로 기초단체 부활해야”

▲ 4.11총선 서귀포시선거구에 나서는 민주통합당 문대림 예비후보. 문대림 후보는 지역주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역 의원과 각을 세웠다. ⓒ제주의소리
-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3가지를 꼽고 해법을 제시해 달라.

  “첫 번째 자치권 부활이라고 보고 있다. 둘째 해군기지 문제의 조속한 해결. 세 번째 신공항에 대한 빠른 접근이라고 본다. (시군을 폐지하면서)행정의 편의성, 신속성, 효율성을 내세웠지만 6년이 지난 평가는 전혀 이 세 가지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불편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 주민들이 누려야 할 지방자치권, 참정권을 박탈당해버린 상황이다. 주민들의 불만이 심하다. 자치법, 자치재정권, 지역에 맞는 경제활동들, 시책사업들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경우는 그러지 못한다. 자치권 확보가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해군기지의 문제는 국가안보차원에서 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책사업을 밀면서 입지선정, 주민동의 원칙, 형평성의 문제를 따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원칙에 대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가와 대등한 차원에서 재협상이 이뤄져야한다고 본다. 당장 중단이 돼야한다고 본다. 그래서 원점에서 정부와의 관계 속에 새로운 협상의 틀을 가지고서 말이다. 예를 들면 평택기지인 경우 167차례 주민설명회나 간담회가 있었다. 89개 사업 18조의 지원약속을 특별법으로 하게 된다. 52개 국책사업 3조6천억을 특별법에 담아내게 된다. 그런데 제주도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유사문제에 관해서도 이런데, 설령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 대통령도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했는데 범정부적 지원은 고사하고 압박만 있어왔다. 이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신공항은 제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기회다. 7대경관 선정된 이후 국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조속한 시일 내에 신공항문제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 문 후보가 생각하는 행정체제 개편의 모델은 무엇인가.

  “우근민 지사는 당선 이후에 의회 없는 시장 직선을 말했다. 그러나 기관간의 분쟁이 있었을 때 법적으로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다. 정부에서는 통폐합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주는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4개 시군이 아닌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대시로 자치권을 부활하는 모델을 생각한다. 그래서 양 시에 의회를 구성하고, 시장은 직선으로 선출하는 형태로 가야한다.”

- 문대림 후보의 자서전 ‘하루’를 보면 “어느 때 부터인가 나의 소망은, 강정마을 지키는 것이 되었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사실 강정하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 사실은 절대보존지역 동의안을 처리하면서 이것은 하자가 있는 동의안이기 때문에 마음에 걸렸다. 말은 다 못 하지만 정치적 탄압, 법적인 탄압이 있었다. 지금도 주장하고 싶은 것이 해군기지가 들어온다고 하면 정부차원에서 왜 들어와야 하고, 왜 강정인가 하는 답변이 필요하다. 강정지역은 절대보존지역이다. 국방시설을 못하도록 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을 한다면 특별법 조항에 단서 조항을 추가하던가  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걸 건너뛰었지 않느냐. 정부 스스로가 법적인 절차를 무시한 것이고, 지역주민을 무시한 것이고 강정주민을 짓밟은 것이다. 원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서 강정을 지켜야 한다.”

▲ 4.11총선 서귀포시선거구에 나서는 민주통합당 문대림 예비후보. 문대림 후보는 제주현안 중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제주시-서귀포시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공군기지가 들어오는 건 필연적이지 않나.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당연히 공군기지도 들어온다. 제주도민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상당수가 있다고 본다. 사실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가 없는 게 좋다. 지금 고민하는 지점은 상당수의 미래학자들이 중동 다음으로 동북아를 분쟁지역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 우리나라와 북한 등의 관계 속에서 동북아 지역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 부모 세대가 운명을 달리했던 역사가 있지 않느냐. 해군기지가 오면, 우리의 아들 딸, 손자, 손녀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운명을 달리할 가능성이 있다.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위험성을 안고 제주도가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면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 보면 기지건설 사업비 이외의 지원 사업 순수 국비가 전무하다.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반성이 필요하다. 또 보다 강력한 협상력을 갖는 정치인이 중앙으로 가야한다고 보고 있다.”

“해군기지 들어서면  공군기지도 필연...후손들에게 화약고 넘겨 줄 순 없어”

 - 출판기념회 때 우근민 지사가 문 후보에 대해 “자신의 선거를 내팽개치고 도와줬다”고 했다. 그럼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를 도왔단 이야긴데.

  “사실 당시의 우근민 지사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원래는 민주당 후보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 (부적격판정)부분에 대해 중앙당 입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우 지사와 개인적인 우정도 있지만 아무리 백번을 고민해도 제주의 행정을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현명관) 그분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내 신념이 어우러진 선택이었다.”

- 정가에선 경선 그리고 본선까지, 우근민+문대림 연대설이 있는데.

  “저야 지사님의 지원을 받으면 좋다. 그러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 정정당당하게 나 이외의 세 후보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

- 문대림 예비후보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부지런함이다. 그리고 사실 가난하다. 머리도 그렇게 좋지가 않다. 국회 보좌관을 할 때 그런 경험이 있었다. 보좌관들은 인맥과 학맥을 형성해 정보를 나눈다. 나는 대정고 출신이라 고교동문도 없었고, 지역 의원도 없었다. 하지만 수석보좌관을 끝까지 버텨냈다.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 결과 남과 뒤지지 않는 활동을 했다. 친구들이 가끔 의리의 돌쇠라고도 한다.”

- 문대림을 선택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나는 이뤄내는 정치를 하고 싶다. 내가 지방의원을 하면서 지역현안을 보면, 예를 들어 성산을 들면 지역특산물 판매센터를 지을 경우 국비가 들어가게 된다. 성산항에 제빙.접근시설을 만들 때도 국비가 들어간다.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시설만 들어서도 지역경제가 판이 달라진다. 지역민이 무엇이 필요한지, 그 현장에 있으면 당연히 해결하게 되는 문제다. 정치인에 대한 문제는 무엇을 이뤄내느냐 문제다. 사실 나는 지방의원으로써 우리 지역의 감자 비상품 문제를 해결했다. 가공공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건설하기 위해 중국도 갔다 오고, 도지사도 만나고 중앙정부도 갔다. 그래서 감가가격의 안정을 이뤘다. 서귀포지역 곳곳만 하더라도 현역 정치인이 발로 뛰게 되면 상당수준의 국비를 갖고 와서 당장 급한 현안을 풀 수 있다. 주민들의 숙원, 가려움을 풀어내겠다. 지역민과 고민해가면서 미래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

- 협상력, 개인의 성실함은 상당히 중요하다. 국회정치라는 것은 다선이 지배하는 곳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초선의원보다는 삼선의원이 낫지 않느냐.

  “3선이든 4선이든 5선이든 지역민을 위해 실천하지 않는 것은, 실천하는 초선만도 못하다고 생각한다. WCC 2011년 예산에 대해 여러 말이 많다. 제주로 선정이 된 것은 제주가 제출한 제안서가 채택 돼서 그런 것이다. 환경부와 제주도가 작성한 것이다. 이것은 제주가 자연보전연맹과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국비 반영은 제로 상태였다. 이런 상태임에도 불고하고 현역 정치인들은 무엇을 했는가. 지방의원들이 가서 여러 인맥을 동원해 국회와 총리실, 환경부, 결국 기재부 다니면서 풀어냈다. 79억이라는 예산을 따낸 것이다. 의지의 문제이자 열정의 문제다. 그 과정에서 말씀드리면 그때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활동했던 의원이 오영훈, 장동훈이었다.”

▲ 4.11총선 서귀포시선거구에 나서는 민주통합당 문대림 예비후보. 문대림 후보는 "뛰지 않는 다선 의원은 실천하는 초선의원보다 못하다"는 말로 다선 선호주의를 경계했다. ⓒ제주의소리
“다선 현역 국회의원 WCC 국비 예산 확보 때 과연 뭘 했냐” 

- 고창후 예비후보와 대학 선후배 사이다 두 후보간 연대설도 간혹 나온다.

  “그렇지 않다. 중간에 언론에서 연대설이 나오긴 했지만 저는 모르는 일이고 무관한 일이다. 그분과는 상당히 친한 줄 아는데 모르겠다. 그분이 그렇게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 본선에서 통합진보당 현애자 후보와 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나.

  “현애자 예비후보는 전직의원이고 헌신적이고, 이 사회 민주주의와 농민운동을 위해 희생  해온 분이다. 그분을 인정한다. 그분은 저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치와 이념을 중시하는 정치를 실현해 간다면 후보단일화도 가능하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 자서전 ‘하루’을 보면 어머니 얘길가 많이 나온다. 문 후보에게 어머니란?

  “솔직히 말씀드리면 책을 쓰던 시기 어머니가 쓰러지셨다. 직접 다니며 글 쓰고 사진 찍고 하면서, 그 당시의 기분이 너무 작용했다. 내 삶의 영향을 준 분은 어머니였고. 어머님이 아니었으면 상당히 삐뚤어졌을 것이다. 고비마다 나를 잡은 것은 어머니였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분이다.” 

- 초등학교 시절 반에서 꼴찌를 했다는데...

  “꼴찌는 아니였지만 공부를 못했다는 표현이 좋겠다. 중학교 2학년 때 까지는 같은반 45명 중에서 40등이었다. 겨울방학에 통지표를 받고서 친구들과(한명은 반에서 1등, 또 한명은 2등) 거의 비슷한 생활환경인데 왜 나는 공부를 못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결론은 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었다. 그 해 겨울방학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야기 해 달라.

  “선택을 받고 싶다. 맞서야할 때 당당히 맞서겠다. 지난 5년 6개월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 문대림을 도와 달라. 열심히 하겠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