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N7W재단 버나드 웨버 “7대경관은 사기업 캠페인”

▲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작업을 진행하는 스위스의 뉴세븐원더스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주도 선정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권우성
[구영식 기자]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는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가 한 사기업에 의해 진행된 캠페인이라고 인정했다.

버나드 웨버는 2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주관한 곳은 재단이 아니라 사기업(private company)인 NOWC(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라며 "재단이 그 캠페인을 주최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는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아니라 사기업인 NOWC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NOWC는 버나드 웨버가 개인적으로 설립한 영리회사다. 이로써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의 '상업주의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의 마케팅(기획) 이사인 장폴 데라푸엔데가 배석해 답변에도 참여했다. 재단의 핵심인물인 그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졌다.

◇ "비영리재단 주관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것"

그동안 모든 언론들은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가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재단에서 주관해 왔다고 보도해왔다. 하지만 버나드 웨버는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 캠페인의 주최(organizer)이자 주관(operator)은 NOWC"라며 "(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모든 나라는 NOWC와 계약을 맺게 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 7대자연경관에 최종 선정된 제주도의 경우, 공식후원위원회(OSC)인 제주관광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곳은 재단이 아니라 NOWC였다. NOWC는 버나드 웨버가 설립한 영리회사로서 기업후원금, 방송수익금, 전화투표 수입, 라이센싱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그렇게 얻은 수익의 50%가 재단으로 간다. 재단과 NOWC가 한 몸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버나드 웨버는 "사람들은 재단이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주관하는 걸로 아는데 이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misleading)"며 "모든 계약의 주체, 당사자는 NOWC이기 때문에 재단이 주관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뉴세븐원더스 캠페인'이라고 말하지만 그 캠페인은 NOWC에서 주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버나드 웨버의 발언에 배석한 양원찬 범국민추진위 사무총장이 크게 당황했다.

양 사무총장은 "이것은 처음 듣는 얘기로 굉장히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라며 "비영리재단에서 수익사업을 못하니까 할 수 없이 영업행위를 할 수 있는 자회사를 뒀다는 것이냐 재단과 관계없이 NOWC가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거냐"고 물었다.

양 사무총장은 "비영리재단이 영리법인을 운영할 수 없으니까 할 수 없이 법상으로 영리법인을 자회사로 두었다는 것이 정서상 맞는데 (NOWC가 재단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된다면) 문제는 굉장이 커지고 심각해진다"며 "이것은 대한민국이 뒤집어지고 세계가 뒤집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버나드 웨버는 "재단은 (비영리재단이라) 영업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NOWC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재단이 출자한 것이 아니다"라며 "내가 개인적으로 만든 회사"라고 해명했다. 그는 "NOWC는 사기업(private company)"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제주특별자치도가 수백억 원의 세금(국제전화요금)을 쏟아부은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가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기업에 의해 진행됐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청와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정당, 기업 등이 주관단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세계 7대자연경관'을 '국가적 어젠다'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후속사업 지원 안해도 선정 취소되는 일 없어"

또한 제주도가 전화투표에 2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사용한 것과 관련, 버나드 웨버는 "한국에서 전화투표를 많이 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세금을 이용해 전화투표를 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재단은 투표 플래폼을 제공해 투표하라고 독려할 뿐 그것(세금을 이용해 투표하는 것)은 제주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전화투표를 위해 사용한 국제전화는 1억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0억 원 이상의 세금이 국제전화비용으로 지출되어야 할 상황이다. 이는 제주도에 상당한 재정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몰디브와 NOWC가 맺은 계약서를 보면 세계 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이후에도 ▲다큐·영화제작 ▲영구보존용 디지털 가상모형 제작 ▲3D 영상 이미지 촬영 협조 ▲공식 박물관 건립 ▲N7W재단 이름의 광장·공원 조성 등의 후속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이것들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선정이 취소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재정부담 때문에 이러한 후속사업까지 지원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버나드 웨버는 "(제주도가 후속사업을 지원할 수 없을 경우) 선정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설립자인 버나드 웨버와 나눈 일문일답 중 일부.

- 두 번째 캠페인인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의 주체는 재단인가 NOWC인가?
"NOWC가 주최자다. 그래서 웹사이트의 저작권이 NOWC로 돼 있다. 모든 계약서는 NOWC랑 맺게 돼 있다."

- 캠페인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곳이 NOWC라면 결국 상업적 회사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 회사 이름으로 계약하고 수익이나 매출관리도 한다."

- 그런데 사람들은 전부 비영리재단인 N7W재단에서 캠페인을 주관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모든 계약의 주체, 당사자는 NOWC이기 때문에 만약 재단이 주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다."

- 그렇다면 한국 언론은 전부 오보를 한 셈인데.
"우리는 '뉴세븐원더스 캠페인'이라고 말하지만 재단이 초대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 캠페인은 NOWC가 오퍼레이팅(operating)한다."

- 버나드 웨버가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은 재단 설립자 자격인가 NOWC 대표 자격인가?
"재단 이사 자격이다. 장폴은 NOWC와 관련 없다."

- 재단과 NOWC의 관계는?
"NOWC 전체 수익의 50%가 재단으로 간다."

- 재단이 NOWC를 설립한 것인가?
"아니다. 분리돼 있다."

- 재단이 NOWC에 투자한 것은 아닌가?
"아니다. 재단 자체는 그런 걸 설립할 수 없다. 영업활동을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재단이 상업활동을 못하니까 NOWC를 만든 것은 맞다. 하지만 재단이 출자한 것은 아니다."

- 재단이 만들었다?
"재단이 거기에다 출자할 수 없으니까 내가 개인적으로 만들었다."

- 당신이 100% 출자한 회사인가?
"프라이빗 컴퍼니(private company, 사기업)다. 하지만 혼자 지분을 100% 가지고 있지는 않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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