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6월1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의 당시 모습. <제주의소리DB>
71일간 옥중단식에 4차례 연행-두 차례 구속...평화 행적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구속됐다.

제주지방법원 송인권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2일 오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양윤모(57)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의 영장을 발부했다.

송 부장판사는 "양윤모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사안을 참작해 영장을 발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1월30일 오후 4시께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공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양씨는 문규헌 신부와 평화 활동가 송모씨 등과 함께 레미콘 공사차량 밑으로 들어가 차량의 진출입을 방해한 혐의다.

경찰은 이날 함께 연행됐던 문 신부와 송씨 등 2명에 대해 이튿날인 31일 오후 석방했으나 양씨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씨는 2010년 강정마을 현지에서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펼치면서 모두 4차례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지난해 4월6일 업무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57일만인 6월1일 제주지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교도소를 나와 병원으로 향해서도 단식은 이어졌다. 총 71일간의 단식은 강우일 주교이 간곡한 요청으로 중단됐다.

수감 중에서 양씨는 옥중편지를 통해 제주의 평화를 외쳤다. 양씨의 구속 소식에 분노한 독립영화감독들이 강정마을과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 2011년 6월1일 수감 중 집행유예로 풀려난 양윤모씨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함께 제주평화를 위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주의소리DB>
독립영화 감독들이 제작한 작품은 DMZ(디엠제트)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소개돼 다시 한번 강정을 전국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양씨의 구속은 평화활동가들의 아픔이자 사그라들던 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기폭였다. 해군기지반대 운동의 동력이 떨어질 시기에 전국 문화인들을 강정으로 끌어 오는 계기가 바로 그때 일이다.

구속 소식을 접한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등 9명의 영화인들은 5월11일 양씨의 석방을 요구하며 제주교도소 찾아 면회에 나서기도 했다.

양씨의 평화활동은 외침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줬다. 2010년 주민등록주소를 고향인 제주로 옮기고 강정주민들과 투쟁을 함께했다.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제주도지회는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맞서 싸우도 구속되는 등 예술인으로서 사회적 소명을 다한 점을 높이 평가해 '2011 제주민예총 예술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2011년 7월 개막된 인디포럼 영화제에서는 '올해의 얼굴상'에 양씨를 선정했다.

제주출신인 양씨는 오현고와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영화평온가협회 회장과 스크리쿼터영화인대책위원회 집행위언 등을 역임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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