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이 만난사람> 장하나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경선 후보

  이번 4.11총선은 제주에선 지역구선거 못지않게 각 정당에서 내 놓을 비례대표 선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개 지역구 선거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이 ‘제주지역 경쟁’이라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 나서는 오옥만,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에 나서는 장하나, 그리고 아직 확정된 것 아니지만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물망에 오르는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전국구 경쟁’이다.

  이 중 장하나(35)씨는 이른바 정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해 순전히 자력으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389명의 청년들이 이른바 청년비례대표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해 1,2차 심사와 3차 청년정치캠프를 거쳐 16명이 최종 경쟁하는 파이널라운드에 진출한 아주 당찬 신세대 여성 정치인이다.

  제주정치판에서 보면 한참 어리지만 그래도 정당생활 벌써 8년차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제주도의원 10선거구(연동갑)에 출마해 한나라당 고충홍 후보와 선전을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많은 경우 여성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얼굴을 내미는 것과는 달리 그는 낙선 이후 ‘아픔만큼 성숙해 지 듯’ 오히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비례대표 선발에 참여하기 위해 근 한 달 가까이 서울에만 있었던 장하나씨를 3일 어렵게 만났다. 스스로를 생활정치인이라고 하는 장씨는 “꿈 꿀 기회조차 없는 청년들에게 꿈을 꿀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IMF이후 위축돼 있고 무한경쟁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 청년들에게 과감히 무한경쟁을 거부하고 새로운 해법과 패러다임을 찾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청년들이 공동의 정치적 행동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청년비례대표이지만 제주 딸임을 잊지 않겠다고 말하는 장하나씨는 “중앙과 변방의 경계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제주의 이슈가 전국의 이슈고, 전국의 이슈도 제주에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주도민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4.11총선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을 벌이고 있는 장하나씨. 장씨는 청년들이 꿈을 꾸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 제주의소리
  389명 경쟁 거쳐 16명 최종라운드...30대 여성 4명 중 1위하면 당선권 배정    

-  먼저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가 뭐고, 어떤 과정을 거쳤나. 지금에 왔는지 설명해 달라.
 
“민주통합당에서 청년비례대표를 뽑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는데. 청년세대가 20대 남녀 각 한명, 30대 남녀 각 한명, 4명을 비례대표 안정권에 넣겠다고 제도를 마련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2030의 투지라던가 무시할 수 없었던 측면도 있고, 요즘 세대 청년들이 97년 이후 긴 암흑기를 맞고 있는데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대표성을 띠고 나오라고 해서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  389명이 참여해 1,2차 심사와 3차 정치청년캠프를 거쳐 지금 16명 후보로 압축됐다. 그럼 몇 명이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권에 진입하는지, 그리고 남은 일정은 뭔지.

 “16명이 남아있지만 사실 경쟁은 16명이서 하는 것이 아니고 4분위 4명씩 한다. 나는 30대 여성 대표 후보 4명 중 한명이다. 선출은 앞으로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진출하게 된다. 16명으로 추릴 때 까지는 공정한 심사를 거쳐서 과제를 주고 압축했던 것이고, 이후로는 선거인단을 모집해 토론회라던가 오마이뉴스 생중계 토론 등을 통해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다. 이제는 3월 9일에서 11일까지 모바일 투표만 남겨뒀다.”

-  그럼 장하나씨를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로 뽑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뭔가.

 “청년 비례대표 자격은 만25~35세였다. 이들을 선택할 국민참여경선 대상은 만 19~35세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3월 7일 수요일까지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참가할 수 있다. 9~11일까지 선거에 참여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 35세에 만일 비례대표에 나서 당선 된다면, 양정규 전 의원에 이어 제주정치사에서 두 번째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다. 현재 느낌은.

  “제주 도민의 자긍심, 자존심의 문제기도 하고 책임감 갖고 끝까지 가겠다. 고향에 와서 도와달라 인사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예상은 했지만 상당히 훌륭한 경쟁자들이 많았고 배울점도 많다. 그러나 내가 단 하나 믿었던 건, 현장에서 얻은 힘이 얼마나 강한지 값졌다. 대한민국은 큰 나라도 아니고 중앙과 변방의 경계는 없어져야할 때가 아닌가. 흔히 글로컬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제는 제주의 이슈가 전국의 이슈고 전국의 이슈도 제주에서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깨달은 것이 가장 값지다.” 
 
-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제주도의원선거 제10선거구 연동갑에 민주당후보로 나서 당시 한나라당 고충홍 의원과 선전 끝에 아깝게 패배했는데, 장하나씨에 대해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을 홍보해 달라.

 “내가 내 자신을 규정하기엔 생활정치인이라고 한다. 17대 총선 20대중후반에 생활정치란 말이 처음 나와 유행 했었다.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 정치를 논하자 이런 이야기였고, 내 위치나 입장은 거기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보여 졌듯 시민세력이나 시민단체가 현실정치에 힘을 내는 시대가 왔다. 내게는 현장의 이웃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것이 나의 능력이자 소질이다. 우리 세대 이전의 민주, 진보 선배들이 남겨준 것은 후배로서 아쉬움은 ‘다름과 차이’에 너무 집착한다 할까? 그게 우리의 생각이다. 정당개혁을 이끌 수 있는 세대가 우리가 아닌가 한다.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저희 세대에 첫 물꼬가 트였고 후배들을 이끌어갈 생각이다.”

-  청년의 정치세력화를 주창했는데, 대한민국의 청년이 지금처럼 비참한 때가 언제 또 있었는지… 장하나씨가 직접 경험한 청년, 그리고 주위에 있는 우리의 청년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내 경험도 협소하기 때문에 덜 힘들다 더 힘들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국민소득 2만 달러인 시대에 결핍의 문제는 아니다. 내가 96학번인데 97년 IMF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에 가속이 붙어 구렁텅이로 들어갔다. 꿈이 있었는데 현실에 부딪혀서 좌절하고, 나 같은 경우는 영화연출이 꿈이었는데 현실이 녹록치 않고 그랬다. 직장 생활하는 20대 후배와 이야길 많이 하는데 꿈 꿀 기회를 가져본 기억이 없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공부 학원, 요즘은 영어 어린이집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또 대학 와서 지식의 전당에서 교양도 쌓고 이러길 바라지만 전공공부에 스펙 쌓기를 반복하고 있다. 꿈을 못 꾼다는 것이 요즘 삶의 질을 가장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정당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 현실화 등의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라 무의미한 무한 경쟁, 이런 건 시장의 논리가 공공을 잠식해버린 것이다.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사회, 공동체 정신의 회복도 같이 고민해야 현재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4.11총선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을 벌이고 있는 장하나씨. 장씨 389명 중 1,2, 3차 경쟁을 통해 16명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30대 여성 4명 중 1위를 득표하면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정받는다. ⓒ 제주의소리
  “청년들이 꿈 꿀 수 있는 사회...2030 세대가 정치적 행동에 나서야” 

 -  사실 청년, 2030세대가 우리사회의 주력층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이들의 아픔, 슬픔에 대한 관심이 없다. 왜 그렇다고 보나, 혹 그간 2030세대의 정치적 무관심, 즉 너희들은 어차피 투표를 안 하는 세대 이렇게 보기 때문은 아닌가.

  “사실은 제일 고통을 겪는 세대로 정치적인 공동 행동을 진작에 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IMF 이후 희생을 당해왔지 않은가. 거기에 대한 피해를 받은 게 내 이후 청년시대인데, 무한경쟁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 외에 목소리를 내기엔 굉장히 위축되어있다. 나는 이제 다른 모습의 청년의 목소리가 나올 때라고 생각한다. 무모한 이야기지만 진실 되게 말하는 것은, 무한경쟁의 쳇바퀴 돌이에서 자발적으로 나와야한다. 무한경쟁을 거부하고, 새로운 해법과 패러다임을 찾아야한다. 경쟁의 끝까지 가서 살아남는 것조차도 바늘구멍인 현실에서 이런 불만이 서울시장선거로 분출되기도 했지만...청년세대들은 실제적인 조직에 가담을 하는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유형이 아니라 무형의 조직을 갖고 있다. 트위터로 대변되는 개인별로 사안별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들 욕구는 제각각이지만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소리를 가지고 현실정치 안에서 대변할 수 있는 것이 내 몫이지 않을까 한다.”
 
- 대학생들 87체제를 만든 주요한 축이었다.  2030세대 위력은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 때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2030세대들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나.

  “낙관하지는 않는다. 내가 참가하고 있는 국민참여경선에서 젊은이들이 얼마나 참여할지 부정적으로 본다. 박원순 후보는 기득권정치인이 아니었고, 정당소속이 아니었다. 그것에서 다름과 차이를 봤다고 생각한다. 나만해도 우습지만 벌써 정당생활을 한지 7~8년이 됐다. 아무리 청년대표 국회의원이라도 정당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만큼 위력을 보이긴 어렵다고 본다. 큰 어젠다인 FTA나 전국적 이슈, 현안 뒤집는 것이나 나꼼수로 대변되는 표현의 자유 회복에 따라 지역의 특정 후보나 정당을 보기보다는 현 정권, MB와 새누리당에 대한 단죄로 나타나긴 할 것 같다.”
 
-  장하나씨가 꿈꾸는 정치는 뭔가.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추상적인데, 정치가 돈벌이가 되서는 안 된다. 기성 정당의 정치가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 지금 모습이 좋아서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제가 힘을 길러서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혐오스럽게 보기 때문에 발전하기 어려운 것 같은데. 이것부터 없애면 많은 분들이 희망을 보지 않을까. 또 하나는 나 같은 서민이지만 더 유능한 사람들이 정치에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외국에서는 지역에서부터 차근차근 정치를 시작하는데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이 아니면 후원금도 받지 못한다. 하루빨리 개혁이 되서 나 같은 서민들도, 또 나보다 더 유능한 분들이 정치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  비례대표는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그래서 지역구가 아닌, 전국구 국회의원인데, 그래도 제주이기 때문에 제주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제주 현안과 그 해법을 제시해 달라.

  “첫번째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다. 누구나 자기가 속한 지역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관심 가지려고 노력한다. 뉴스 보면 알겠지만 강정은 거의 비상사태다. 이 자리에서 말하자면 JDC에서 근무하다 해고당한 나온 분의 이야긴데, 중국에서 투자 유치한 많은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취소된 안건이 한 두개가 아니라고 한다. 그 분이 책임지고 해군기지 반대를 표명했는데 그런 이유로 회사에서 잘렸다. 그런 현실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 아깝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웃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제주해군기지가 도민을 위한 것인지, 도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인지, 제주에 필요한 것인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근본 원인은 새만금도 마찬가지고, 4대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서도 피눈물이 나고 있다. 국가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해군기지가 새로운 쟁점이 되길 바란다.

  둘째는 제주특별자치도 문제가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가 25년 되어가고 있는데 정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의회정치가 있지만 중앙에서 하달이 돼서 처리만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수도권 중심인데, 지방분권 해야 한다. 그 모델로서 제주특별자치도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나만 더 붙이자면 제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3관왕이다. 여기에 람사르습지 등재 등도 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야기해야한다고 본다.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이 반자본의 싸움이고, 오늘 이후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는 그곳이 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앞으로 한국이 26개 핵발전소를 짓는다고 하는데 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제주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으면서 예전부터 개발이나 관광산업 등으로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는데 혹시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고쳐가야 한다.”

▲ 4.11총선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경선을 벌이고 있는 장하나씨. 장씨는 스스로 무엇이 되겠다고 하지 않는다. 자신과 같은 서민, 그리고 자기 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 제주의소리

 “나 같은 서민, 나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정치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30대 나머지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25% 가능성을 갖고 있는데 장하나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나는 꼭 내가 아니어도 된다.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그 분이 해야 한다” 이런 이야길 했더니 막 웃었다. 겸손하지만 말고 제대로 말해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많은 정치인들이 대의를 위해 입문하지만 어느 순간 ‘나여야만 된다’는 생각이 정치인에게는 제일 큰 함정이나 덫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도 언젠간 변할 수 있지만, 내가 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분들이 정치를 했으면 하는 것, 내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가장 큰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내 장점은 현장에서 소통하고, 융화하는 것이다.“

- 5~6일 2차 토론회가 있고, 9~11일 인터넷 , 모바일투표로 결정된다. 당선이 목표이지만 그 과정을 즐기는 장하나씨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끝까지 최선을 하다는 모습을 기원하며 마지막 인사말을 부탁한다.

  “지역의 젊은 청년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즐기고 있고, 결과와 상관없이 짧은 기간에 많이 성장했고 개인적으로 얻은 것이 너무 많은 경험이었다. 마지막 관문은 국민 여러분의 동참과 관심으로 결정되는 것이기에 민주통합당 청년대표 선출하는 홈페이지에 참여하셔서 제주지역 청년이 여러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웃들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 만 19~35세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선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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