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칼럼> 힘없는 시민조차 트윗으로 '저항'하는데...

슬프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무능하고 무책임한 도지사와 정치인을 둔 제주의 운명이 슬프고, 강정의 외침을 묵살하는 국방부의 뻔뻔스러움에 분노가 솟아오른다.

생색만 내는 우근민 도정과 정치적 손익계산에만 바쁜 정치인들의 행태를 참을 수 없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강정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외면한 채 화려한 정치적 수사의 장막에 숨었던 현역 국회의원들. 강정주민들이 국회를 방문해도 선뜻 만나주려하지 않았던 그들이었다. 이제는 성명서 몇 장으로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한쪽 발을 담그려는 뻔뻔함이 역겹다.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적 야심 때문에 현직 도의원 신분을 벗어던진 도의원들의 무책임함에도 환멸이 난다.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도지사는 이 와중에서 7대 자연경관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정치인들은 합종연횡에만 관심이 있다. 탈당을 고민하고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한다. 정치적 야심에 눈이 멀어 제주의 현안에 눈을 감는다.

한쪽에서는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데도 방관자처럼 군다. 상황이 악화되면 몇 줄짜리 성명서나 보도자료 한 장으로 마치 정치적 책임을 다한 듯 뒷짐을 진다. 무책임하고 무능하고 무개념의 정치행태다. 행동이 없는 정치적 수사다.

힘없는 시민들은 트윗으로, 페이스북으로, 1인 시위로 저항하는데 조금이라도 정치적 권력을 쥔 자들은 오늘도 총선 표밭에만 관심이 가 있다. 행여나 전현직 도지사들의 든든한 선거 조직을 염두에 두고 갈등 해결을 등한시 하고, 전현직 도지사의 눈치만 살피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은 함량미달이고 퇴출대상이다.

현직 국회의원들은 재선 쯤 해서 투쟁성도 사라지고 권력의 단맛에 몸이 비대해졌다고 하더라도 제주의 486 정치인들이 이래선 안된다. 페이스북에 길거리 아침 인사 사진을 올리고 공천 재심 결정에 대한 소회를 올리며 고군분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진정성 대신 화려한 정치적 언변과 제스처만 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야 한다.

부딪히고 싸우고 깨져야 한다. 도민들과 함께, 평화를 바라고 제주를 사랑하는 그들을 껴안아야 한다. 주민들이 경찰의 폭압적 진압에 매 맞고 잡혀갈 때 당신들도 같이 잡혀가야 한다. 말로 안되면 행동으로, 필요하면 단식하고, 삭발하고, 몸으로, 온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20대의 진정성과 치열함으로 다시금 현장에 서야 한다. 행여나 시대가 달라졌다고 핑계를 대고, 무모한 투쟁보다는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더 큰 대안이고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들은 자격이 없다.

▲ 김동현 ⓒ 제주의소리
소통을 거부하는 정권과 싸우는 방법을 당신들은 진정 잊었는가. 강정의 차가운 바람 앞에 서서 온 몸으로 부딪혀라. 지금 당장 싸움에 나서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당신들의 인생 전부를 잃을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당신들을 만든 수많은 무명의 동시대인들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그것이 정치에 나선 당신들이 사는 길이다.  <제주의소리>

<김동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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