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분명한건 지금 나를 보면 전생과 다음생을 알 수 있다

죽는다는 것은 두렵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지나온 생애의 후회이다.

지난 2월1일자 영국 유명한 일간지인 “가디언”지에 소개되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죽을 때 가장 후회되는 다섯 가지'(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란 책이다.

당신은 훗날 내 생(生)의 마지막 순간.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며 가쁜 숨을 내뱉으면서 무슨 후회를 할 것인가? 이 질문에 구체적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임종의 순간을 미리 맞았던 말기 암 환자들의 깨달음을 참고하란 뜻에서 책을 펴냈다고 한다.

가디언지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말했던 후회들을 꼼꼼히 기록하여 아직 인생이 많이 남은 사람들에게 ‘통찰’을 주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호주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편집한 것으로서 수십년간 호스피스(치유 불가능한 말기환자 도우미)로 일했던 브로니 웨어가 실제로 자신이 돌봤던 수천명 환자들의 임종 직전 한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해뒀다가 편집한 책이다.

그중에서 첫 번째는 가짜가 아니고 진짜 삶을 내 뜻대로 살 걸한 것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일 좀 덜 할걸, 터놓고 말할걸, 친구를 챙길걸, 도전하며 살 걸' 등 다섯 가지다. 좀 더 부언하면 임종을 앞둔 환자들은 평생 내 뜻대로 살아보지 못한 것에 대해 가장 후회를 많이 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기대에 맞추는 ‘가짜 삶’을 사느라, 정작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누리며 사는 ‘진짜 삶’에 대한 용기를 내지 못했으며 남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인생 나 자신에게 솔직한 인생을 살지 못했다면서 ◆가짜가 아니고 진짜 삶을 내 뜻대로 한 번 살아 봤으면 했다는 것이다. 무엇이 ‘가짜 삶’이고 ‘진짜 삶’인지 한번  뒤 돌아보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다는 후회이다.

말이 바른 말이지 누구나마 주변에 가까운 사람을 보내면서 큰 슬픔을 느낄 때면 곧장 진짜 삶을 살아야 겠다고 결심하다가도 다시 삶에 시달리다보면 그저 그런 삶이 되고 만다.

그 외 네 가지 후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구나’ 싶다가 곰곰 짚어보니 '내 뜻대로' 사는 것도 주변에 여간 피해를 주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하니 아이를 돌 볼 시간이 없고, 사람 노릇 제대로 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터놓고 말하라고? 그게 어디 쉬운가. 말이 말을 낳는 세상이니 신뢰가 매우 높은 관계가 아니고는 누구에게도 속을 내놓기 어렵다.

얼마나 일만 하였길래 덜 일하고 즐겁게 살 걸 할까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도 말이 그렇지 "먹고 살려고 아둥바등 살다보면 그리 쉽지는 않다.

브로니 웨어는 자신의 블로그에서도 말기 환자들의 교훈을 소개하며 “인생은 선택. 그리고 이 인생은 당신의 것. 솔직하게 당신의 인생을 선택하십시오. 행복을 선택하십시오” 라고 썼다.

흔히들 이렇게도 말한다. “좀 더 베풀며 살걸, 나 자신을 위하여 즐기며 살걸, 배우자에게 화내지 말고 살 걸”등 세가지 할 걸을 말하기도 한다.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그러나 다섯 가지 후회든 세 가지 후회든  모든 후회가 삶에 대한 변명이지 어느 것 하나 다시 산다해도 녹녹한 것은 하나도 없다. ‘고장난 벽시계’ 노래가사 처럼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흰 구름 쫓아가다 돌아봤더니 어느새 청춘은 흘러가버렸다 .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법화경의 한 구절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전생을 알 수 있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다음 생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누가 지어준 운명에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고 지은 대로 받고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다. 진리이다. 이것이 진짜 삶이고 아름답게 사는 길이 아닐 까 생각해본다.  /김호성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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