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리 할머니는 작지왓 검질 매는 우리 어머니에게 (우)우리 어머니는 그림책을 그리는 나에게.
(좌)나는 딸에게…  (우)이어 달리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자, 이제 누구에게 주지?, 이제 네 차례야.
출처=제주그림책연구회.

<김정숙의 제주신화> 16 신화-제주, 제주여성의 원형 

▲ (좌)우리 할머니는 작지왓 검질 매는 우리 어머니에게 (우)우리 어머니는 그림책을 그리는 나에게.

 

▲ (좌)나는 딸에게…  (우)이어 달리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 자, 이제 누구에게 주지?, 이제 네 차례야.

팽나무, 현무암, 뜬땅, 작지왓, 오름,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곶자왈, 맑은 공기, 험한 바람,
올레, 안팤거리 가옥, 똥돼지, 통시,
할망바당, 학교바당, 애기구덕, 갈중이, 겹부조, 수눌음, 빙떡…
조냥, 억척, 독립심, 나눔, 배려,
따로 또 같이, 의도하지 않게 주어진 지속가능 개발, 미개발의 긍정,
척박한 땅에의 적응, 미개발, 저개발, 각성된 프로그램들…

무뚝뚝함, 애교 없음, 작은 섬의 배타성, 표현의 인색함, 대화와 수다의 부족, 웃지 않음, 여유 없음, 지나친 현실 감각, 예술에 대한 무신경, 외모에 대한 무관심…

현대는 과거처럼 이름이 정확한 신화를 만드는데 적합한 구조는 아닌 것 같다. 이제 원초적인 의미에서의 신화를 형성하기에 우리는 너무나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세상은 가벼워지고 가까워졌다.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날마다 쏟아지는 이 상황에서 누구도 옛날의 가믄장아기 신화를, 제주신화를 내세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늘 신화는 강력하고, 무의식적인 어떤 것들과 함께 우리들의 일상 속에 늘 함께 하고 있다는 점 또한 거부할 수 없다.

자신에게 숨어 있는 지배적인 원형이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표준여성상의 모습을 알고, 의도적으로 제어하거나 고양시킨 각각은 자신의 내면과 세상에 대하여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초록 주멩기 속의 선택에 신중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대대손손 물려져 왔던 것을 그대로 물려받으며 답습하거나, 단순하고, 본능적이며 비사회적인 면면들이 자신을 정복해버릴 것이다.

신화 속의 원형은 나와 우리, 시대와 공간에 어떻게 의미가 있는지 알아내려고 애쓸 때 비로소 생명력 있는 존재로 살아온다. 신화든, 역사든 그 의미는 말할 것도 없이 현재에 대한 의미심장한 접목에 있다.

뭘 집어넣고 뭘 빼내어 저 주멩기를 건네 줄 것인가.

▲ 출처=제주그림책연구회.

다음 글부터는 각 여신 이야기 - 그 여신들의 원형 - 그 여신들을 닮은 제주여성들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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