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해변을 무대삼아 인디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공연이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GET' 참가자들의 바이바이배드맨의 노래를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5인조 혼성밴드 '바이바이배드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제주시 동쪽 대표 해안, 함덕 해변을 배경으로 인디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바이바이배드맨의 한 멤버.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바이바이배드맨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GET'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서우봉 끝자락 일본군 진지동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성일 생태해설사.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강성일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GET'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① '오르멍 들으멍' 함덕 서우봉서 바이바이배드맨 공연 

청춘의 삶이 마냥 낭만적인 것은 아니다. 도시에선 더욱 그렇다. 일상에 지친 청춘들이 제주의 바람을 타고 도시를 떠나는 탈출을 결심했다.

이름하여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투어(Great Escape Tour, 이하 GET)>다.

‘GET’은 2박3일간 제주도로 떠나는 신개념 문화투어다. 음악공연, 생태여행, 강연이 하나의 패키지로 이뤄졌다. 제주도가 고향인,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이번 달 처음 열리는 ‘GET'은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메인 공연을 중심으로 2박 3일 동안 다섯 개의 선물 꾸러미를 제주 섬 군데군데서 풀어놓는다.

18일 오후 3시. 제주로 훌쩍 떠나온 그들과 함께 걸었다. 제주생태관광의 강성일 해설사가 길잡이에 나서 이들의 탈출에 의미를 더했다.

▲ 함덕 해변을 무대삼아 인디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공연이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GET' 참가자들의 바이바이배드맨의 노래를 듣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첫 번째 선물은 제주의 오름을 오르며 버스킹(busking. 야외 공연)을 즐기는 ‘겟 오르멍 들으멍’. 넓은 백사장과 푸른 바다, 그리고 제주의 오름이 마주하고 있는 함덕 서우봉으로 향했다.

서우봉에 도착하자 강성일 해설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함덕 해수욕장은 제주시 동부 지역에서는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이다. 111m 높이 서우봉은 함덕리와 북촌리 경계에 솟아오른 오름이다. 서우봉은 역사적인 의미도 품고 있다. 서우봉의 정상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봉수대가 있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일본군의 진지동굴이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오름의 능선을 따라 걸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난데없는 고행길(?)이었다. 그러나 높이 오를수록 제주의 동북지역 전역은 물론이고 한라산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들이 무대로 점찍은 곳은 시야가 탁 트일 정도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곳이었다.

▲ 5인조 혼성밴드 '바이바이배드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제주시 동쪽 대표 해안, 함덕 해변을 배경으로 인디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바이바이배드맨의 한 멤버.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바이바이배드맨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GET'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5인조 혼성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이 무대를 꾸렸다. 지난해 ep와 1집 정규앨범을 내며 데뷔한 뒤 홍대 각종 클럽을 누비며 인기몰이 중이다. 올해 열린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으로 음악성까지 인정받았다.

고등학생 시절 동네 친구로 이뤄졌다는 이들. 평균연령 22.8세답게 풋풋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야트막하다 하더라도 산은 산. 모든 장비를 챙겨올 수 없기에 드럼을 탬버린으로, 키보드를 멜로디언으로 대체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정봉길(기타·보컬, 22)씨가 “배경이 참 멋있죠? 저희 오늘 일하러 온 게 아니라 놀러 왔어요. 여러분도 그렇죠? 편하게 즐겨주세요”라고 운을 뗐다.
 
40분가량 진행된 공연에선 바이바이배드맨의 곡들과 즉석에서 바다와 어울리는 노래를 들려줬다. 재치 넘치는 만담(?)까지 곁들여내며 누나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마치고선 뮤지션과 참가자들이 한데 어울리며 오름을 걸었다.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곳곳에서 감탄이 쏟아졌다. 이따금 벌레들이 나타나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이래서 제주지”라며 마음을 쓸어내렸다.

▲ 서우봉 끝자락 일본군 진지동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성일 생태해설사.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강성일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GET'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때때로 해설이 더해져 그저 감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오름에서 내려와 북촌리에 닿자 우거진 수풀 사이에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자살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만든 진지동굴도 들렀다.

서울에서 온 한 여성 참가자는 “1년에 서너 번은 혼자서 제주에 여행 오는데 꽃, 나무 이름이나 그냥 지나쳤던 알고 보니 더 새롭다. 혼자 다녔다면 몰랐을 것들을 배우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해안가로 이어진 길 따라 제주의 아픈 과거사를 품은 북촌리 너븐숭이를 들른 후 마무리됐다. 제주도로 삶을 낚으러 온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강연 프로그램 ‘겟 제주의 바람’을 듣기 위해 다음(Daum) 본사로 이동했다.

‘GET’은 제주바람이 주최하고 포탈 다음, 넥슨의 지주회사 NXC, 대안공간 닐모리동동에서 후원한다. 제주바람은 제주 출신 음악업계 종사자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인 박은석을 중심으로 장기하와 얼굴들 소속사로 잘 알려진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고건혁), 제주도 토종 인디레이블 부스뮤직컴퍼니의 부세현 대표가 자리를 맡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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