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칼럼> 우근민 도정의 2년 경제정책을 평가하면서

2010년 7월에 출범한 민선 5기 2주년,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 슬로건과  ‘도민이 행복한 국제자유도시’ 비전 아래 우근민 지사 제주특별자치도의 인수위의 공약실천이 2년이 지나가고 있다. 2년간 추진실적을 전부 확인하기엔 이르지만 몇몇 경제관련 공약을 중심으로 평가해 보고자 한다.

우근민 도정은 10대 전략, 50개 과제, 200개 중, 반 이상이 경제관련 공약이나, 세부과제의 추진실적을 찬찬히 드려다 보면 당초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규모가 축소․폐지되어 공약이 완결되고 있거나 추진 중에 있다. 어떤 핵심공약들은 공약 수립 시 면밀한 타당성․실효성 검토가 부족했으며 추진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해 당초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 보인다.

예를 들어 10대 전략의 하나인 ‘일자리 2만개 창출’ 공약은 왜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지, 2만개 일자리 창출이 완결이 되면 실업률, 고용률의 지표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면밀한 고민 없이 만들어진 조금은 허술한 공약이라는 느낌이다.

제주도 인구 57만중 경제활동인구는 남녀 모두 합쳐도 30만 명을 넘지 못한다. 이러한 30만 명 인구 중에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면 엄청난 투자와 다양한 고용정책들이 시행되어야한다. 그리고 2만개의 일자리 창출 실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최근 2년 동안 실업률, 고용률은 훨씬 좋아져야 되는데, 실지 실업률 지표는 2010년 3/4분기의 1.6%에서 2012년 1/4분기는 2.2%로 오히려 증가하여, ‘일자리 2만개 창출’ 공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2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의 추진실적이 실업률, 고용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일자리에 숫자에 대한 의욕만 앞선, 지속적이지 못한 일자리 창출의 한 단면이고 숫자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인 셈이다.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발전의 정도를 측정하는 잣대를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로만 보지 말고 고용지표로 보자는 주장이 있듯이 일자리 창출은 투자유치, 관광객 유치 등 모든 경제관련 정책의 귀결이고 최고의 복지정책일 것이다. 어쩌면 경제관련 모든 정책이나 공약 중에 제일 우선시 되는 공약이 되어야 한다. 때문에 일자리 창출 공약을 중심으로 기존 경제관련 공약들을 재정립하고 구조화 시킬 필요가 있다.

‘해외수출 1조원시대 개막’ 공약도 자의적인 수출통계기준으로 논란이 대상이 되고 있고, 본사만 제주에 적을 두고, 제주도민의 고용창출과 직접 관계없는 해외공장의 수출액을 포함시킴으로서 통계상 성과에 비해 제주도민이 느끼는 실적 숫자에 대한 체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구도심권의 활성화와 관광자원화 측면에서 추진되었던 ‘트램도입’ 공약은 거의 임기 내에는 불가능을 선언하였다. 필자가 우려했던 공약사항 중에 하나였는데 현재 제주도의 재정능력과 수요를 고려하면 늦은 결정이었지만 다행이다 싶다. 현 교통시스템을 현황을 보면 트램이 구도심권 활성화의 직접적인 동인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사례를 봐도 기본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램이 도입되었고, 이 트램이 거리의 역사성이 묻어나오면서 관광자원이 되는 과정을 보면 제주 트램의 관광자원화라는 이유의 정당성은 좀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희망도 보였다. ‘영어교육도시’의 순조로운 안착은 제주도의 또 다른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절반의 승리가 돼버렸지만 캐피탈회사의 자동차 등록을 제주로 유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격적인 세입확충 노력, 부채감소를 위한 선제적 채무관리, 효율적이고 민간보조금관리 노력 등의 재정안정화를 위한 도의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 이벤트에 많은 논란은 있지만 추진에 대한 진정성은 믿고 싶다. 빨리 시일 내에 도민의 의혹을 검증 받고 제주관광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관광정책이 정치화 되는 것을 우려한다. 최근 중국관광객을 포함한 내외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는 제주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 숙박시설, 쇼핑시설 등의 기본 인프라 구축의 밑그림이 시급하다.  

선거 때 제시하는 공약은 단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다소 귀를 즐겁게 하고, 상상만 하여도 몸에 엔돌핀이 분비되거나 혹은 충분히 비전이 있는 것처럼 포장된 선심성 공약이 남발된다. 그러나 정치는 희망이기도 하지만 현실인 것이다.

 

▲ 김동욱 제주대 교수

앞으로 남은 2년, 우근민 도정은 남은 임기동안, 현재의 공약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 재정 상태를 고려하고, 폐기한 공약을 대체할 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공약을 좀 더 구조화시키고,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다소 부풀려진 수치의 공약을 좀 더 현실성 있고, 그에 따른 면밀한 예산계획과 추진방안을 보완하여 도민이 동감할 수 있는 공약이 정책으로 다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김동욱 제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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