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잃은 베토벤에 박수 소리 듣게 한 '그 작품'
청력 잃은 베토벤에 박수 소리 듣게 한 '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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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안의 클래식 산책> 베토벤 교향곡 No.9, 합창. 4악장 '환희에 부쳐'
Beethoven Symphony No.9 D Minor Op.125 Choral mov.4 "An Die Freude"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은, 9개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 그중 제 4악장은 교향곡 최초로 합창을 도입했는데, 프리드리히 쉴러(Schiller)의 시 ‘환희에 부쳐(An die Freude)’에 곡을 붙였기에 '합창' 이란 부제가 달리게 되었고 '합창 교향곡' 이라고도 부른다. 

베토벤이 이 작품을 구상한 것은 고향인 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기 이전부터인데 1798년의 작곡 스케치북에 이 시의 일부가 멜로디와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고 한다. 1822년 10월 런던 필하아모니 소사이어티로부터 교향곡 작곡을 위탁 받은 것이 이 작품을 실현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 곡은 그가 청력을 완전히 잃은 뒤 작곡된 것으로 1823년 말경 혹은 1824년 초쯤에 완성 되었는데 무려 30년의 오랜 시간에 걸쳐 작곡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24년 5월7일 빈(Wien)의 케른트네르 극장에서 베토벤의 총 감독 하에 미하엘 움라우프의 지휘로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초연 되었다.

연주가 끝난 뒤 박수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그를, 알토 가수 웅가르가 청중 쪽으로 돌려세워주자 비로소 연주가 성공적인 것을 알게 된 베토벤이 답례를 했고 청중들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더욱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여러 악기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기악곡으로 작곡되던 고전 교향곡에, 노래와 합창을 넣는 과감한 발상으로 성악을 포함시킨 최초의 시도 뿐 만 아니라, 통상적인 전통의 틀을 벗어나 2악장과 3악장의 빠르기를 바꿔, 2악장을 빠른 스케르쪼로 3악장을 느리고 가요적인 악장으로 설정한 것 등 교향곡에 또 다른 기원을 마련한 이 작품은 베토벤의 작품들을 포함, 서양 고전 음악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1826년에 출판된 초판본 표지에는 “이 교향곡은 프로이센(Preussen)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Friedrich Wilhelm) 3세 에게 봉정된 곡, 작품 125”라고 적혀 있다.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4악장의 합창에는 인류의 화합과 형제애를 강조하는 인류 평화를 향한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인간이 가진 모든 희로애락에 대한 깊은 공감과 그의 해석, 다시 말해서 그의 철학인 동시에 인생관이 잘 나타나있다.


제4 악장 Presto-Allegro assai

‘환희에 붙임’에 의한 칸타타이다. 환희의 테마가 나타난 뒤 “오, 벗들이여! 이 선율이 아니오, 우리들은 더욱 즐거운, 더욱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자.!”라고 베토벤 자신이 쓴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어서  쉴러의 시로 노래한다.

“환희여, 아름다운 신의 광채,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 모두 정열에  취해
빛이 가득한 성소로 들어가자!”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으로 다시 결합 시키는 도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 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함께 모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비록 하나의 마음(혼) 이라도
땅 위에 그를 가진 사람은 모두 다!
그러나 그 조차 가지지 못한 자는
눈물 흘리며 조용히 떠나 가거라.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모든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그녀의 장미 핀 오솔길을 환희 속에 걷는다.

환희는 우리들의 입맞춤과 포도주,
죽음조차 빼앗아 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땅을 기는 벌레마저 기쁨을 선물 받고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선다!

환희여!
수많은 태양들이 천국의 영광스런 계획을 따라
빛나는 창공을 가로지르듯,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영웅이 환희에 찬 채로 승리의 길을 달리듯.

백만인 이여! 서로 포옹하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형제여! 별의 저 편에는
사랑하는 아버지 주님께서 계신다.

억만의 사람들이여! 엎드려 빌겠는가?
세계의 만민이여! 창조주가 계심을 알겠는가?
별들이 수놓아져 있는 천공의 저편에서
사랑하는 주님을 찾으라!
별들이 지는 곳에 주님은 계신다.

환희여! 신들의 광채여...! /이승안

▲ 이승안 교수. ⓒ제주의소리

<성악가 Bass-Bariton 이승안 씨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Italia Parma Orfeo Academy, France '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를 졸업했으며 France Nice National Conservatoire를 수료했다. 현재 제주교대와 숭실대, 백석 콘서바토리에 출강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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